[기획]제네릭 약가 현주소②-'난립' 영세제약사, 제네릭만 팔아도 충분한 불편한 진실

[기획]제네릭 약가 현주소②-'난립' 영세제약사, 제네릭만 팔아도 충분한 불편한 진실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20.01.3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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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생산액 10억 미만 제약사, 2018년 107곳
존재 이유 가격경쟁력인 제네릭, 한국에서는…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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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들어 연간 생산액 10억원 미만의 영세 제약사가 크게 늘었다. 제약계가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제약사는 늘어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 또한 제네릭 약가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2019 식품의약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연간 완제의약품 생산액 10억원 미만 업체 수가 2010년 57개에서 2018년 107개까지 늘었다. 2018년 전체 완제의약품 생산 제약사 329개 중 32.5%. 50억 미만 제약사로 범위를 넓히면 150개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들 영세 제약사는 제네릭 판매에 주력한다. 공동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으로 허가를 획득하고 위탁 생산을 통해 제네릭을 만들어 지역 병·의원 영업을 통해 처방을 끌어낸다. 원가 대비 높은 제네릭 수익성을 이용하는 구조.

블록버스터 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 백여종이 출시되는 기현상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2018년 발사르탄 사태 당시 영국은 2개 업체·5개 제품, 미국은 3개 업체·10개 제품, 캐나다는 6개 업체·21개 제품이 연루된 반면 국내에서는 54개 업체·115개 제품이 리콜됐다.

시장규모가 훨씬 더 큰 시장에서 제네릭 의약품 종류가 더 적었다. 해외에서 제네릭은 수익성이 낮아 대형 업체가 박리다매를 통해 수익을 거두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약가제도 개편을 추진하며 공동 생동에 대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난립하는 제네릭에 대한 관리에 나선 것. 다만 제네릭 약가를 직접 건드리지 못한채 공동 생동에 대한 규제 기준에 그쳐 실효성에 물음표가 찍혀 있다.

정부는 ▲자체 생동 시험 여부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여부, 두 가지 기준을 두고 모두 만족할 경우 현재의 약가, 충족하지 못하면 조건당 15%씩 약가를 낮추는 방식을 내놓고 있다.

건강보험 등재 순서에 따라 20번째 동일성분 제품부터는 앞선 최저가 제품에서 15% 낮춘 약가가 책정된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약가개편이 시행된다 할지라도 영세 제약사는 생동을 자체적으로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계단식 약가를 감안하고서라도 제네릭을 출시해 영업으로 극복할 가능성이 크다. 제네릭은 파는 대로 남는 장사"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 수준의 정책으로는 난립을 막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다.

한국은 과거 제네릭 판매를 통해 국내 제약사의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신약 개발에 나서는 구조를 만들고자 제네릭 우대정책을 펴 왔다.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우대 정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산 신약은 30개에 불과하고 실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제품은 손에 꼽는다. 수십년간 거둔 제네릭 수익을 신약 개발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 여전히 제약계는 기반이 없다는 논리로 제네릭 판매에 열중하고 있다.

영세 제약사 난립과 별개로 대형사들은 제네릭으로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 업체 유비스트 기준으로 가장 많은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제네릭은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이다. 연간 916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전체의 연매출이 1조원가량임을 고려할 때 몫이 크다.

글리아타민 외에도 연간 원외처방액 100억 이상 블록버스터 제네릭은 즐비하다.

삼진제약의 플래리스는 지난해 636억원, 종근당 리피로우 474억원, 유한양행 아토르바 364억, 동아ST 플라비톨 251억원·리피논 213억원, 한미약품 카니틸 182억원, 일동제약 큐란 141억원, 삼진제약 뉴스타틴알 129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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