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줄기세포 약침 조성물…약리기전 입증 못해 특허 거절

한방 줄기세포 약침 조성물…약리기전 입증 못해 특허 거절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05.27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허법원, "루게릭병·파킨슨병 등 신경 손상 조직 치료 약리기전 불명확" 판단
같은 기술 분야 기술자가 쉽게 실시할 정도로 발명이 명확하고 상세하지도 않아

ⓒ의협신문
ⓒ의협신문

줄기세포에 약침 1개 이상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신경 손상 조직의 치료용 조성물이 약리기전을 입증하지 못해 특허심판원이 출원발명에 대한 특허를 거절한 것은 타당하다는 특허법원 판결이 나왔다.

'출원발명 설명은 통상의 기술자가 그 발명을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고 상세하게 적을 것'이라는 특허법(제42조 제3항 제1호)의 기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즉, 약침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신경 손상 조직의 치료용 조성물에 대해 약리효과를 나타내는 '약리기전'과 약리데이터 등이 나타난 '실험례'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은 것은 특허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

'프리모 줄기세포를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손상 신경 조직의 치료용 조성물'을 발명한 원고들은 2015년 8월 17일 출원발명에 대한 특허출원을 했다.

이 조성물은 프리모 줄기세포에 줄기세포 및 약침 중 1개 이상을 추가한 군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신경 손상 조직의 치료용 조성물을 말한다.

원고들에 따르면 '프리모 줄기세포'는 프리모 관 또는 프리모 노드로부터 분리된 것이고, '줄기세포'는 제대혈 줄기세포·지방유래 성체줄기세포·골수유래 성체줄기세포·피부유래 성체줄기세포·신경줄기세포 또는 근육줄기세포이고, '약침'은 태반약침·녹용약침·오공약침·산삼약침·봉약침·유황약침·복합한약재 약침 또는 자가혈 혈장 약침이다.

원고들은 특허출원을 하면서 "출원발명 조성물(이하 조성물)은 프리모 또는 프리모 노드에 주입돼 손상된 신경조직을 치료하는 효율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하는 조직과 연관된 프리모 기관에 치료용 조성물을 주입함으로써, 상기 조직에 치료용 조성물에 도달하게 하고 세포를 재생시켜, 기존의 줄기세포치료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성물은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파킨슨병·알츠하이머병·운동신경원질환·근디스트로피·인간광우병·뇌졸중·다발성경화증 등 퇴행성 신경계 질환 및 희귀 난치성 근육질환으로 인한 신경 손상 조직을 치료하는 효능을 보유하고 있고,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손상된 신경 조직을 치료하는 효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실험 결과를 통해 프리모 관 또는 프리모 노드에 주입된 줄기세포가 프리모 관을 따라 이동하며, 조직에 도달해 이를 재생시킴으로써, 표적하는 조직에 정확하게 도달시킬 수 있는 손상 조직의 치료용 조성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특허청 심사관은 "같은 기술 분야에서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실시할 수 있는 정도로 명확하고 상세하지 않다"며 특허를 거절하는 통지서를 보냈다.

원고들은 보정서 및 의견서를 다시 제출하고 재심사를 청구했으나, 특허청 심사관은 기존 거절이유를 해소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특허거절결정을 했다.

원고들은 이 사건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을 청구했으나, 특허심판원은 2019년 5월 17일 "출원발명은 특허법 제42조 제3항 제1호의 기재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특허를 받을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거절결정은 적법하다"고 심결했다.

원고들은 특허법원에 거절결정을 취소해달라고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지난 4월 24일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 결정했다.

법원은 "출원발명의 실험례에는 프리모 줄기세포가 아닌 제대혈 유래의 줄기세포를 사용한 경우에 관해서만 기재돼 있을 뿐이고, 정작 출원발명의 조성물에 유효성분으로 함유되는 프리모 줄기세포를 주입할 경우에 관해서는 발명의 설명에 그 기재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구체적으로 프리모 줄기세포가 신경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해서는 출원발명의 명세서 중 발명의 설명에 약리데이터 등이 나타난 실험례로 기재돼 있지도 않다"라고 봤다.

법원은 "실험례에는 프리모 줄기세포가 척수에 도달할 수 있는지, 척수에 도달했더라도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해 직접 뇌 신경조직에 도달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해 어떠한 데이터도 없어, 프리모 줄기세포가 주입됐을 때 과연 척수를 지나서 뇌 신경조직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프리모 줄기세포를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조성물이 프리모 관 또는 프리모 모드에 주입됨으로써 루게릭병·파킨슨병 등으로 인한 신경 손상 조직을 치료할 수 있다'라는 약리효과를 나타내는 약리기전이 출원발명의 출원 전에 명확히 밝혀졌다고 볼 수 없다"며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특허심판원의 심결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