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진료' 슬쩍 재개했던 보건소…'속속' 꼬리 내리기?

'일반진료' 슬쩍 재개했던 보건소…'속속' 꼬리 내리기?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6.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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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보건소 5월 29일·서대문구 보건소 6월 1일부터 '다시 업무 중단'
반짝 일반진료 재개 후, 의료계 비판 성명·집단감염 등 사태 심각 등 영향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span class='searchWord'>용산구보건소</span>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을 문진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을 문진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코로나 사태 장기화 속에서 일반진료를 '반짝' 재개했던 보건소들이, 다시 슬그머니 일반 진료를 멈추고 있는 모양새다.

집단감염 등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와 더불어 "아직 방역업무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의료계의 경고 메시지를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의협은 앞서 보건소의 일반진료 재개 흐름을 비판하며 5월 28일 기준, 서울시 중구와 서대문구·전라북도 익산시·강원도 영월군·충청북도 진천군·경상북도 청도군 등의 보건소가 일반 진료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 중, 서대문구 보건소는 5월 6일부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내과와 퇴행성관절염 환자에 대한 물리치료 관련 진료를 재개했다.

중구보건소의 경우, 5월 25일부터 내과 진료와 예방접종을 비롯해 대사증후군검진·한방진료·그룹재활운동·전기치료·구강 진료 등의 운영을 재개했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이후 중구보건소는 5월 29일부터 일반진료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서대문구 보건소 역시,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6월 1일부터 일반진료를 정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구보건소는 5월 28일 공식 홈페이지에 "코로나19 집단 발생 집중 대응을 위해, 보건소 업무를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서대문구 보건소 관계자는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5월 6일부터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진료가 한시적으로 재개됐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6월 1일부터 다시 일반진료를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현재 보건소 의료인들이 선별진료소에 투입됐다. 이에,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와 서울시의사회는 보건소 일반진료 재개에 대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도 전에, 병역 업무를 소홀히 해 국민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배임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보건소의 일반진료 재개 이후, 의료계의 비판 성명과 함께 '집단감염' 소식이 잇따르자 다시 부랴부랴 보건소가 일반진료 문을 걸어 잠근 것으로 보인다.

중구보건소 홈페이지 캡쳐. ⓒ의협신문
중구보건소 홈페이지 캡쳐. ⓒ의협신문

하지만, 의료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아닌 일반 상황에서도 '보건소 일반진료 편중' 현상을 지속 비판해 왔다.

코로나 사태와 같은 국가적 감염형 대유행 상황 속에서는 물론이고, 평상시에도 일반진료 편중은 잘못된 현상이라는 의견이다.

실제 2017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수행한 '공중보건의사 업무의 적절성과 발전적 방향의 검토 연구'에 따르면, 공보의들의 주요 업무로 일차진료(96.8%)와 예방접종(85.8%)이 꼽혔다.

당시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공보의 업무를 일차진료 중심에서 감염관리, 예방, 건강증진 등을 위한 보건사업으로 다양화해 보건의료의 질과 효율을 높이는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의료계는 보건소의 일반진료 편중이 지방자치제도의 실시와 함께 심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지역 보건소들이 지자체장의 영향력 아래에 각종 건강사업을 경쟁적으로 늘렸다는 것. 이러한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해, 결국 본연의 업무(방역·감염예방 등)에까지 지장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보건소의 일반 진료 중단을 두고, 의료계는 보건소의 '본래 기능'화, '정상'화로 진단하기도 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몇몇 보건소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늦게라도 일반진료를 그만둔 것은 옳은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앞서 일반진료 재개를 결정할 당시, 좀 더 신중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건소가 민간 병·의원에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빼앗아 감으로써, 동네의원 경영악화 및 의료접근성 감소라는 악순환을 일으킨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보건소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공공의료의 바른 방향을 잡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박종혁 대변인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역시 각 지자체가 현 상황에 경각심을 갖고 보건소의 올바른 기능수행을 통하여 총력대응 하도록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며 "국회 역시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서 보건소가 지역의 감염병 대응의 중심적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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