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의약품 '위험성' 인식 낮다 

중독성 의약품 '위험성' 인식 낮다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0.06.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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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 약물오남용 대국민 인식조사 
마약성 진통제·식욕억제제 등 중독 위험성·대처법 잘 몰라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가 실시한 '약물 오남용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5.1%만이 아편계(마약성) 진통제의 중독성(의존성)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중독성 약물에 대한 대처 방법을 아는 경우는 11.3%로 낮았다. ⓒ의협신문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가 실시한 '약물 오남용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5.1%만이 아편계(마약성) 진통제의 중독성(의존성)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중독성 약물에 대한 대처 방법을 아는 경우는 11.3%로 낮았다. ⓒ의협신문

국민의 상당수가 '중독성 처방의약품'이나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 등의 중독(의존) 위험성과 증상은 물론 대처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는 22일 '약물 오남용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5.1%만이 아편계(마약성) 진통제의 중독성(의존성)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중독성 약물에 대한 대처 방법을 아는 경우는 11.3%로 낮았다.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의 중독성(의존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전체 응답자 중 22.5%에 불과했으며, 대처 방법을 아는 경우는 8.8%에 그쳤다.

약물 복용자 중 일부는 중독성 약물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에 대해 간과한 채 임의로 양을 늘려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설문조사 결과, 아편계(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한 전체 응답자(99명)의 54.6%,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를 복용한 전체 응답자(60명)의 50.0%만이 의료진으로부터 약물 복용 시 중독(의존) 발생 가능성과 증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답했다. 

의사가 처방한 것보다 임의로 양을 늘려 복용한 경험도 아편계(마약성) 진통제 복용자는 13.1%,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 복용자는 15.0%에 달했다.

중독성 처방의약품(의료용 마약류) 사용자 중 이미 의존성이 발생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최근 3개월 이내 중독성 약물 사용자(아편계 진통제 16명, 식욕억제제 18명) 중 약물 사용을 조절하거나 줄이려는 시도에 실패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아편계(마약성) 진통제 사용자는 56.3%,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 사용자는 66.7%에 달했다.

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는 "현재 이런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의존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주의하고, 전문가로부터 의존성 발생 여부를 정확히 평가받을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9%는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의 안전한 복용 기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음에도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른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들은 약물(물질) 오남용으로 초래되는 신체 및 정신 건강상의 위험 정도에 대해 ▲아편계(마약성) 진통제(81.3%) ▲흡연(76.9%) ▲의료용대마(71.1%) ▲음주(68.7%)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물)(66.8%) ▲진정제·수면제(65.6%) 순으로 답했다.

약물 중독(의존) 대책에 대해서는 법적 단속과 처벌보다는 전문 치료프로그램을 확충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았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대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책을 1∼3순위까지 물어본 결과 △약물 전문 치료 프로그램 확충(78.3%) △사전 예방 교육(70.6%) △법적인 처벌 및 단속 강화(66.5%) △단속 및 검사를 위한 첨단 기술 개발(28.1%) △유해환경 정비(24.2%) △정부의 홍보(21.5%) 순으로 답했다.

응답자의 70.7%는 약물 중독(의존) 치료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을 위해 정부의 지원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국민 대다수는 성인의 대마(마리화나) 사용에 대해 허가된 의약품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반 성인(18세 이상)의 대마 사용 합법화에 대해 84.6%(허가된 대마성분의약품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68.5%, 어떤 형태로든 절대 합법화해서는 안 된다 16.1%)가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모든 종류의 의료용 대마를 허용해야 한다'(9.8%), '개인적 공간에 한해 기호품으로 허용해야 한다'(5.4%), '공공장소에서도 사용 가능한 기호품으로 허용해야 한다'(0.2%) 등에 불과했다.

의학계는 "의사 처방 의약품은 다른 불법 약물과 달리 사전에 법적 단속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 교육과 의존 발생 시 바로 대처할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 개발과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 2020년 5월 20일부터 6월 1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패널을 이용한 웹 조사 형태로 진행했다.

대한민국 의학한림원은 의학 및 의학 관련 학문 분야 우리나라 최고의 석학단체다. 한국 의학의 진흥과 선진화를 선도함으로써 국민건강을 향상시키고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국가 보건의료정책 자문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2004년 창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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