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14% 국고지원' 21대 국회선 이뤄질까?

'건보재정 14% 국고지원' 21대 국회선 이뤄질까?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0.07.2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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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기동민 의원, 건보법 개정안 재발의...국회 통과 여부 '주목'
정치권·의료계·시민사회계, 모두 '공감'...복지부·기재부만 '신중' 고수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의협신문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의협신문

새로운 국회가 출범할 때마다 매번 발의되는 국민건강보험 14% 국고지원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이 21대 국회에선 가능할까?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기획재정위원회)이 '건보재정 14% 국고지원'을 명시한 건보법 개정안을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 재발의 하면서, 해당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에 의료계, 정치권, 정부는 물론 시민사회계 등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동민 의원은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법안심사소위원장)을 지냈고, 21대 국회에서는 국고지원 결정의 핵심인 기획재정부를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 중이어서 해당 개정안 국회 통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19일 기 의원을 비롯한 15명의 의원들이 국가의 건보재정 지원을 정상화하는 내용(국고지원 14% 정확히 명시)의 건보법 개정안을 또 발의했다.

이후 7월 15일 개회된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해당 법안이 상정됐고, 이에 따라 홍형선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건보재정에 대한 정부 책임성 강화·재정 안전 취지에 타당하다"는 검토보고 의견을 냈다.

아직 명확한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매 회기마다 발의되는 해당 건보법 개정안 심사 및 통과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기 의원이 밝힌 취지는 기획재정부의 건보 국고지원 미지급금이 지난 14년간 28조원에 육박하고 있어, 정부가 국고지원 약속을 지켜 건보재정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크다는 것.

ⓒ의협신문
ⓒ의협신문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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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기재부는 현행법상 국고지원 비율이 '14%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14% 미만이어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해석해, 국고지원 약속 이행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그 결과, 최근 4년간 건보재정에 대한 국고지원(일반회계) 수준은 법정지원율인 '해당연도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에 연례적으로 미달하고 있으며, 2019년도 실제지원액(5조 9,589억원)은 보험료 예상 수입액(57조 8154억원)의 10.3%에 불과했다.

이에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국고지원 법제화 노력이 계속 추진됐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2017년 9월), 윤일규 의원(2018년 8월), 정의당 윤소하 의원(2018년 12월)이 각각 건보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지만, 보건복지위 계류 끝에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기 의원에 따르면 건보재정에서 국민이 내는 보험료의 비중은 2010년 83.8%에서 2018년 86.4%로 지속 확대된 바와 같이 매년 국민은 건보료 인상이라는 책임과 부담을 성실히 이행하는 반면, 지난 12년간(2007∼2018년) 미지급된 법정지원 규모(보험료 수입의 20%)는 20조 8000억원에 이르며, 문재인 정부(2019-2020년)에서 미지급된 규모는 약 7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국적으로 국가 책임 달성을 촉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도 거센 상황이다. 2019년 10월 국고지원 20%(국고지원 14%+건강증진기금 6%) 정상화를 목표로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시민사회단체가 진행한 서명운동이 시작 40일만에 32만 5000명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기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건강보험액의 14%에 해당하는'으로 명확한 명시 및 '사후정산제' 도입을 골자로 한 건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 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개정안은 현행법의 해석상 맹점을 개정해 건강보험료 수입의 14% 지원 규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법에서는 국고지원 비율로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명시돼 있은 조항을 재발의 개정안에서는 '14%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명확히 명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과 실제 수입액의 차이로 인해 정부지원금이 과소 추계된 측면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연도 보험료 수입액을 기초로 해 산정하되 국고 지원금 차액은 사후 정산하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홍형선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개정안은 건강보험재정의 법정지원율을 '해당 연도 보험료 수입액의 14%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명확히 하고 국가 지원금에 대한 사후정산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으로, 건보재정에 대한 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재정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건보재정에 대한 연례적인 국고 과소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결산 심사를 통해 지속적인 시정요구를 하고 있으나 시정요구의 철저한 이행을 위해선 법·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는 기 의원 개정안에 적극 공간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기재부 등 정부 부처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건전성 및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국고지원 확대 취지에 공감하나, 국고 지원 사후정산제 도입은 재정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기획재정부는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규모는 건강보험의 재정상황 및 국가재정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으며, 일반회계 적자 국채 및 건강보험의 누적 적립금을 감안할 때 사후정산제 도입 시 재원배분상 비효율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건보공단은 "'보험료 예상 수입액', '상당하는' 등 현행 정부지원 규정의 불명확성으로 건보재정에 대한 정부지원금이 과소 추계된 측면이 있으므로, 정부 지원 규정을 명확하게 해 건보재정의 안정화를 도모하려는 개정안의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한의사협회는 "개정안이 건보재정 안정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료되기 때문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며,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 확보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국고지원 규모 확대방안(14%→16% 상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국고에서 20%를 지급해야 하는 법적 기준을 어기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보다 적은 13.4%를 지급하고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면서 시민들이 내야 하는 보험료율만 매년 대폭 올리고 있다"며, "건강보험을 무너뜨리지 않으려면 최소한 국고지원을 정상화하기 위한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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