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들, 의대 증원 '찬성' 병협 정면 비판 "입장 철회하라!"

공보의들, 의대 증원 '찬성' 병협 정면 비판 "입장 철회하라!"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7.29 11:21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공협 "의사 수, 코로나19와 전혀 상관없는 일…의사로서 양심 지켜야"
간호사 인력 증원 결과는 '장롱 면허'…"의료취약지에 일어날 미래 참담"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6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span class='searchWord'>용산구보건소</span>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을 문진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6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을 문진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사로서의 전문가적 양심과 헌신 아래, 대한병원협회의 의사 증원 정책 찬성에 철회를 요구한다"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 입장을 밝힌 병협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공의들이 최근 병협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공보의들 역시 병협에 입장 철회를 촉구하고 나선 것.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28일 성명을 통해 "보건의료근로자, 국민건강, 공공성을 외면하는 대한병원협회는, 의사 증원 정책 찬성 입장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보의들은 코로나19 국가재난 사태에 맞서 전국의 의과 공중보건의사는 6개월이 넘게 방역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임시생활센터·화상 진료센터·검역소를 포함한 중증 환자 진료 등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의과 공중보건의사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헌신에도 불구 현장의 상황은 지속적으로 힘들어지고 있으며 전쟁터와 같은 현장을 지원해줄 정책이 즉시 필요한 상황 속에서 '의대 정원 증가'와 같이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만 나오고 있다는 것이 공보의들의 지적이다.

대공협은 "OECD 통계를 근거로 한 의대 정원 확대는 코로나19 사태와 관계가 없을뿐더러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의사 수가 부족했다고 이야기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저희로서는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급박했던 대구·경북 파견 속에서 의사가 타 중요 업무에서 배제된 채 검체채취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의사보다 간호사가 더 구하기 힘든 사정이어서 그렇다"는 답변을 들었던 일화도 소개하며 "심지어 ICU 환경과 같이 비교적 부족할 수 있었던 부분에서도, 여러 전문의 공중보건의사가 투입됐다. 부족하다는 감염내과 선생님보다는 응급의학과, 타 분과의 내과 선생님 등 의기 있는 선생님들께서 스스로와 중증 호흡기 환자를 지켰다. 부족한 숫자는 어디서 나온 것이며, 정확히 어디서 얼마나 부족했는가? 저희 공중보건의사가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분명히 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슷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는 간호사 사례에서 이미 실패를 경험했다고도 짚었다.

2017년 기준으로 간호사 역시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 수는 3.5명으로 OECD 평균 6.5명에 비해 최하위권 수준이었다.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서울은 4.5명에 충남은 2.3명에 달한다. 이에, 지난 10년간 간호사 정원을 증원해 2008년 1.1만 명에서 2018년 1.9만 명으로 늘렸다.

대공협은 "이때에도 대한병원협회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중환자를 살리기 위해', '환자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라는 명분으로 찬성해왔다"면서 "하지만 결론은 어떠했는가?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이 본질인 문제에 인력만 증가하자, 질 나쁜 일자리만 양산됐다. 결국 낮은 처우와 힘든 근무환경에 취업을 포기하거나 다른 일로 전환하는 등 현재는 절반에 가까운 유휴인력, 즉  장롱면허만이 늘어나며 사태가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병원협회의 의사 인력, 간호사 인력 증원, 간호조무사 활용 주장 등은 국민을 위한 방안이 아닌 병원 경영자의 이익을 위한 주장"이라며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였던 증원 논리 속에 병원의 이윤 추구 논리가, 영리화 논리가 숨어 있던 것이다. 이제는 그늘 뒤의 진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건강의 입장에서도 우려할 점이 많다면서 "보건의료 서비스는 좋은 교육제도와 일정 기간의 직장 내 훈련(OJT, On-the-Job Training)을 통하여 질이 높아지게 된다"며 "소모품같이 의료인력을 이용해 빠르게 손이 바뀌는 환경 속에서는 매번 새로운 이가 일을 맡을 수밖에 없어 최선의 서비스는 제공될 수 없다"고 전했다.

대공협은 "이제 '이윤 추구 논리'가 '위선의 공공성'과 결합해 의료취약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보건의료 정책에 언제나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공보의들은 눈앞에 보이는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료취약지의 환자를 40년간 마주하고 있는 저희로서는 앞으로 간호사 인력에게 있었던 일이 똑같이 지역의 의료취약지에서 일어날 미래에 참담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탄했다.

끝으로 "긴박했던 2월 20일 사회를 지키기 위해 불확실한 감염병의 전장으로 달려가던 마음과 똑같은 외침으로, 의사로서의 전문가적 양심과 헌신 아래에 대한병원협회의 의사 증원 정책 찬성에 철회를 요구한다"며 "대한병원협회는 보건의료 근로자, 국민건강, 공공성을 외면하는 정책 찬성 입장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