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원 지음/도서출판 지누 펴냄/1만 5000원
"한강의 기적을 이룬 위대한 아버지들의 어깨가 점점 좁아져만 가는 쓸쓸한 시대. 이 땅의 아버지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바칩니다."
'전립선 전도사' 권성원 차의과학대학 석좌교수(강남차병원 비뇨의학과)가 세 번째 '책팔이'에 나선다. 아버지 시리즈의 종결판인 <위대한 아버지>가 출간됐다. 저자는 전작인 <아버지 마음>(2012) <아버지 눈물>(2015) 수익금 전액을 한국전립선관리협회에 기부해 배뇨장애로 고생하는 2000여명의 어르신들을 위해 쓰였다. 이 책 수익금 역시 전액 기부된다. '책팔이'에 의미가 더해진다.
저자는 지난 2001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전립선관리협회장을 맡아 의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산간도서벽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전립선 질환을 알리고 배뇨장애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에게 인술의 손길을 건넸다. 그동안의 역정은 진료 연인원 8만 8000명, 총 순회 연장거리 5만㎞, 자원봉사자 1만 4000명, 총 시혜 금액 200억원 등의 자취를 새겼다.
이 책에는 2003년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어르신들에게 시원스레 소핏길을 터주고, 생명의 끈을 이어줬으며, 동년배로서의 회한과 고뇌를 나누며 삶을 이야기한 시간이 옮겨진다.
펼쳐 놓은 단상들은 가난의 질곡 속에서 가장의 자리를 지킨 이 땅의 수많은 아버지에게 보내는 헌사이자 위로와 공감의 메세지다.
현학적이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글은 늘 단아하다. 어렵지 않고 꾸밈 없는 진솔한 이야기는 따뜻한 온기를 채운다. 팔순 노학자 글은 관조의 미학을 품었다. 정감있는 구어체 문투는 마음의 거리를 좁힌다. 그리고 임상 현장과 삶 가운데 갈무리 된 이야기들은 인연의 소중함을 되새긴다.
문학평론가 이어령 선생은 그를 '칼잡이 글쟁이'라고 부른다. 비뇨의학 관련 1만례 이상의 수술을 시행한 칼잡이로서, 독특한 문체로 독자들의 시선을 붙잡는 글쟁이로서의 품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어령 선생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글솜씨, 내용, 문학성만 따져서가 아님을 고백한다. 환자의 질병을 기술은 물론, 마음으로 치료하고 돌봐온 권 교수의 따뜻한 베풂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그 온기를 더많은 이들이 느끼길 바란다"며 "우리네 자식들, 이 책을 읽고 진정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 얼마나 위대한 분들인지 가슴 깊이 새기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모두 7부로 구성된 이 책은 ▲아버지는 위대하다 ▲운명적인 만남들 ▲베풂의 인연 ▲나눔의 미학 ▲따뜻한 작전 ▲인생극장 ▲우아하게 늙기 등을 중심으로 스물 다섯 편의 이야기를 펼친다(☎ 02-3272-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