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대·울산의대·서울성모병원교수회 및 전공의·전임의 대국민 성명 발표
의사 의견 배제한 정부 일방적 정책 추진 비판…"의사들 얘기 왜곡말라" 부탁
의과대학 교수 및 전공의·전임의들이 4대악 의료정책 철폐를 주장하는 의사들의 목소리에 국민들이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회, 서울성모병원 교수협의회 및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 협의회, 서울아산병원·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및 서울아산병원 전공의협의회는 26일 대국민 성명을 내고 "정부는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의사들의 이야기를 왜곡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고려의대 교수의회는 "전공의 파업 및 의대생 동맹휴학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고 "의료계의 반대에도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 한방 첩약 급여화,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진료 도입 등의 4대 의료정책의 독단적 추진으로 전국의사파업, 전공의 무기한 파업과 의대생 동맹휴학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의료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불합리한 정책 저지와 올바른 의료정책 확립을 위한 전공의와 의대생의 뜻과 행동에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고려의대 교수의회는 2000년도 의약분업 사태, 의학전문대학원제도,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의 주장으로 부실하게 급조·설립된 서남의대 폐교 사태를 언급하면서 "모든 실패의 원인은 의료를 실천하는 주체인 의사들의 얘기를 듣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인들을 동반자로 고려하지 않고, 깊이 있는 상의 없이 탁상공론적 의료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의사들을 일개 공공재로 기만하는 정부의 정책 추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의대 교수의회는 "정부는 진실한 대화를 통해 의사 수 부족과 공공의료 인력 부족 등의 의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정책 유보라는 말속임과 전공의 면허정지·취소와 대통령의 단호한 대처 언급 등 강압적인 분위기로 의료파업 사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노했다.
"전공의 면허정지 및 의대생 대량 유급 사태가 생기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고려의대 교수의회는 "정부는 잘못된 4대악 의료정책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공공의료를 포함한 국민건강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의료계와 함께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아산병원·울산의대 교수협의회와 서울아산병원 전공의협의회,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 일동도 성명을 내고 "특정 의료 분야 및 특정 지역 복무를 조건으로 한 의대정원 증가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부실의대 양산의 우려가 있는 공공의대 설립도 반대한다"며 "제대로 된 수련환경을 마련하지도 않고 만들어진 부실 의대에 입학하게 될 20살 남짓 된 학생들과 그 학부모들에게 책임지지 못할 희망을 주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에 고군분투하는 의료인을 공공재라고 기만하고, 편향된 정보로 국민을 호도하는 것에 분노한다"며 "정부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의사들의 얘기를 왜곡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성모병원 교수협의회,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협의회(8개 부속병원 전공의)와 전임의들도 뜻을 같이했다.
이들도 의사들의 목소리에 한 번만 귀를 기울여 달라는 성명을 내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4대악 의료정책 철폐를 주장했다.
이들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적폐로 규정하며 편향된 정보로 국민을 호도해 의사와 국민을 서로 싸우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비의사인 의대생들이 국가고시 거부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막무가내로 추진하는 의료정책의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고, 환자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정책 결정 과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관심을 두길 바란다"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건국대병원 교수협의회도 "코로나19 사태에 고군분투하는 의료인을 기만하여 편향된 통계로 국민을 호도하고, 의사의 질적 수준을 추락시키는 장기적으로 국민 건강에 백해무익한 정책을 추진하는 현 정부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업하는 전공의와 전임의들에 대해 정부 당국에서 면허정지, 형사처벌, 강제적인 업무복귀 명령 등 납득할 수 없는 불이익을 가하는 경우 좌시하지 않고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세의대 교수평의회도 "전공의와 의대생의 뜻과 행동을 지지하며, 학장단과 비상체제를 유지해 제자와 후배 의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주대의대교수들도 성명을 내고 "젊은 의사들의 파업과 의대생의 동맹 휴업의 근본적인 원인은 의료정책에 대한 정부의 독선과 아집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통에 절망하며 뛰쳐나갈 수밖에 없었던 젊은 의사들이 외치는 '원점에서의 재논의' 요구는 결코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작 49명 정원의 공공의학대학원과 한시적인 4000명의 인원으로 지역불균형 문제를 달성하겠다는 함량미달의 정책이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젊은 의사와 의대생의 관심과 의지를 끌어내고 참여와 보람으로 선순환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주의대교수들은 "이런 부조리를 알면서도 애써 모른척했던 기성세대 의사들의 부끄러움을 끌어낸 제자들의 외침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며 "교수 일동은 제자들의 옳은 주장을 지지하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정부는 결자해지의 원칙으로 이 상황을 해결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의대교수협의회도 성명을 내고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국가의 총역량을 집중해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의료계와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의 설익은 공공의료 강화 정책을 일방적으로 들이밀었다"며 "코로나19 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뒷통수를 치며, 사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을 반대하면서 파업과 휴업, 국시 거부, 사직서 제출 등을 하고 있는 전공의, 의대생, 전임의들에게 한없는 부끄러움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들이 조금이라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만약 피해를 본다면 우리의 뼈아픈 반성과 양심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도 "제자들의 동맹 휴학과 국시 거부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하는 정부 정책은 실효성이 없고, 새로운 문제만 양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확산과 교수들의 과도한 업무 증가로 의사 국시 실시시험을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기시험을 연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