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어떻게 확보하고 누가 먼저 맞을까

'코로나19 백신' 어떻게 확보하고 누가 먼저 맞을까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0.09.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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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승인 목표 백신 속속 등장…COVAX 통해 20% 조달 가능
사회안전망 유지·취약 계층 등 우선 접종 순위 사회적 합의 필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이르면 다음달 백신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개발 상황과 국내 공급 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선 접종 대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백신 개발에서는 메신저 RNA(mRNA) 백신인 모더나(미국)의 'mRNA-1273'와 화이자(미국)-바이오엔테크(독일)의 'BNT162b2',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가(영국)의 'AZD1222', DNA 백신인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미국)의 'INO-4800', 단백질 기반의 노바백스(미국)의 'NVX-CoV2373' 등이 가장 앞서 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합성단백질 백신에 대한 임상 착수를 앞두고 있으며, 제넥신은 국산 핵산 백신인 DNA 백신 임상을 지난 6월 시작했다.

지난 9일 아스트라제네카가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 심각한 질환 발견을 이유로 임상 일시 중단을 밝힌 가운데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공동 개발 중인 'BNT162b2'의 10월 중순∼11월 초 승인 목표를 밝히고 나섰다.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모더나는 최근 흑인 등 소수 인종 참여를 확대시키며 다양성 확대를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보통 백신 개발은 ▲바이러스를 직접 이용하는 백신 ▲단백질을 이용하는 백신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는 백신 ▲핵산을 이용하는 백신 등의 플랫폼으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핵산 백신은 DNA나 mRNA를 몸 속에 투입해 항원을 만들고 이 항원으로부터 자연스럽게 항체가 만들어지게 한다. 인체내에서 근본적으로 항원과 항체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바이러스 껍질은 그대로 두고 그 안에 있는 물질을 빼낸 후 원하는 물질을 집어 넣어서 만드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허가받은 백신은 존슨앤존슨의 에볼라 백신이 유일하다.

바이러스 백신은 노하우가 가장 많이 쌓인 방식이다. 바이러스 자체의 독성을 약화시키거나 또는 죽도록 만들어서 우리 몸에 주사해 항체를 만들어내는 형태다. 

단백질 기반 백신에는 B형간염·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등이 포함된다.  

글로벌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공급 방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하고 평등한 공급'을 도모하는 국제기구인 COVAX(COVID-19 Vaccine Global Access)가 만들어졌다. 세계백신연합(GAVI)·감염병대비혁신연합(CEPI)·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관여하며 최소한의 가격으로 최대한의 공급을 목표로 한다. 7월말 현재 75개국이 가입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이와 함께 저개발국가 90개국까지 포함해 165개국이 관여되는 구성이다.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의협신문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의협신문

COVAX는 임상단계에서 선수금을 지급해서 백신이 COVAX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향후 선수금을 제외한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이다. 

백신 배분은 COVAX 가입국 당 전국민의 20%가 목표다. 일시에 전량이 보급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3%, 5% 등 가능한 물량만큼 먼저 공급하는 방식이다. 또 우리나라와 같이 국가가 자체적으로 글로벌 백신개발 회사와 공급 계약을 맺는 경우에는 별도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몇가지 문제점도 지적된다. 먼저 백신 선택의 문제다. 효능과 가격에 대량생산 여부 등을 감안해 어떻게 조화롭게 결정할지를 놓고 고민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개발되는 백신 가격은 2회 접종 기준으로 아스트라제네카 8달러, 화이자-바이오엔테크 40달러, 모더나 50∼60달러 등으로 예측되고 있다.  

안전성이나 부작용 이슈도 불거질 수 있다. 백신 접종 후 오히려 감염이 더 잘 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는 ADE(antibody-dependent enhancement·항체의존면역증강) 위험성이 상존하고, 국가조달 백신과 COVAX 공급 백신 가운데 부작용이 드러나면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정부는 국내 백신 수급을 위해 COVAX 가입해 공동구매를 통한 확보와 가능성이 높은 글로벌 백신 기업과의 조기 생산·공급계약 등 투트랙을 가동중이다. 임상 일시 중단을 차질을 빚게 됐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경북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에서 생산할 계획이며, 지난 달 13일에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노바백스 'NVX-CoV2373'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경우와 같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백신 수급과 함께 접종 순위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느 경우에도 전국민에게 돌아갈 백신이 확보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백신 접종 우선 순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선제적으로 마련돼야 혼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때에는 백신 효과, 안전성, 연령별 면역원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차적으로 접종을 시행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도 의료진 등 사회안전망 유지 계층, 취약계층 등의 우선 접종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이뤄질 수 있지만 그밖의 순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한다. 

미국은 지난 4월 역학·소아학·노인학·산부인과학 분야 전문가들과 면역저하 연구자, 형평성과 평등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자 등 40여명이 참여하는 코로나19 백신 워킹그룹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우리나라 역시 이같은 워킹그룹 활동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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