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숙 의원, 안전·유효·경제성 부실 맹비판..."건보공단·심평원 반대 당연"
건보공단 "건정심 결정사항" 난색...심평원 "점검사안 마련" 원론 답변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이 안전성과 유효성, 경제성을 검증하지 않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임상시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애초 10월 시행 예정이던 시범사업 일정이 한방 첩약 표준화 등 준비 부족으로 11월로 연기됐지만, 보건복지부는 11월 강행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해 사업 추진 정당성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2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강행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밝혔다.
서 의원은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임상시험에 불과하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한방 첩약이 급여화 된다면 (급여화 대상 모든 첩약이)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지, 건강보험 급여 조건에 부합하는 점검사항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허가한 일부 원외탕전실 외에 수많은 원외탕전실에 대한 약효 동등성에 대한 자료가 전무한 상태다. 이런 미비점이 많은데, 한방 첩약에 대한 안전성, 경제성에 대한 검증을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한다"면서 "이는 국민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건보공단도 한방 첩약 급여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급여 대상 한방 첩약에 대한) 약효 동일성 검증을 빠트렸다. 검증을 해봤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용익 이사장은 "(시범사업 과정에서) 처방 표준화를 통해 어떤 첩약을 처방하면, 적어도 같은 성분으로 그렇게(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서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인정한 원외탕전실은 전국 100여 개 중 5개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일반의약품에 비해 너무 쉽게 이렇게(급여화)해서는 안 된다. 범 의약계에서도 우려가 크다. 정부가 눈과 귀를 닫고 달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지적을 참고해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지 않고, 건보재정에 심각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절차를 무시하고 무책임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 달라"면서 "이에 대해 반대하지 않으면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전문성에 반하는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이사장은 "충분히 가능한 지적이다. 그러나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이다. 건보공단은 건정심의 한 참여자인 상황이다. 이 문제를 다시 얘기하려면 건정심의 재결정이 필요한 난점이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김선민 심평원장은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진행 상황에서 원외탕전실 등에 대한 운영기준 충족 여부를 점검방안을 마련해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