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협의 앞두고, 경사노위 "의료인력 확대 권고" 뜬금포

의정협의 앞두고, 경사노위 "의료인력 확대 권고" 뜬금포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10.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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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경영계 보건의료위원 "의정 합의 우선...논의 참여 불가" 통보
일부 공익위원 명의 권고문 발표 강행...경사노위 '협의' 목적 배제

(사진제공=경사노위)
[사진 제공=경제사회노동위원회]

9·4 합의문 이행을 위한 의정협상을 앞두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의대정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권고문을 내놨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정협의 이행을 위한 사전모임을 예고하고 나선 상황에서,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한 의견이 갑작스레 '공익위원 권고문' 형태로 발표된 것이어서 그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경사노위 산하 보건의료위원회는 27일 '의과대학·간호대학 입학정원 확충' 등을 골자로 하는 권고문을 발표했다. 

"부족한 의사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2022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늘려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는 부처 간 업무 협의를 거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등의 입학 정원 확대를 위한 연도별 증원 계획을 수립·이행하고, 노동계와 경영계는 인력의 양성 및 배치에 협조해야 한다"는 게 주된 권고다.

그러나 이날 권고문 발표에는 노동계와 경영계·정부·공익대표 등으로 구성된 17명의 위원 중, 위원장을 포함 공익위원 6명만이 참여했다.

노사정이 모두 동의한 최종 합의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하여 발표문의 이름 또한 '보건의료위원회 권고문'이 아닌 '보건의료위원회 공익위원 권고문'이 됐다. 

사회적 합의기구인 경사노위가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공익위원 권고문 형태로 입장을 발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권고문을 발표한 이날은,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9·4 합의 이행을 위한 사전모임을 약속한 날이기도 하다. 

앞서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정원 확대 문제를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를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사노위는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 정부는 의사인력 확충 문제를 의정협의체에서 다루기로 하였기 때문에 경사노위에서 논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경영계도 의정 협의체 논의가 우선이라 경사노위의 논의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며 "이에 지난 1년 동안 보건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려던 경사노위 보건의료위원회의 노력은 무산됐다"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 무산에도 불구, 공익위원 명의로 권고문 발표를 강행한데 대해서는 "보건의료인력 부족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에 그동안의 논의 결과를 공익위원 권고문이라는 이름으로 국민께 알려드리고, 이를 기초로 노사정이 보건의료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에 다시 나서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사노위 보건의료위원회의 권고문 발표에 대해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경사노위는 '신뢰와 협조를 바탕으로 고용노동 정책 및 이와 관련된 경제·사회 정책 등을 협의'하는 기구로 사회통합을 도모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협의와 사회통합을 목표로 내건 경사노위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사노위 참여 주체들은 독립적·자율적으로 협의에 임한다고 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경사노위에 의료계를 대표할만한 참여 주체들이 참여해 결정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공의대 신설·의대정원 확대 등 의사인력 수급과 관련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큰 갈등이 유발됐고, 의료계와 정부가 정책을 중단키로 합의한 상황"이라고 설명한 김 대변인은 "경사노위 보건의료위원회의 일방 권고는 최소한의 신뢰를 가지고 인내하고 있는 의료계의 입장에서는 매우 유감"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날 권고문 발표에는 김윤 서울의대 교수(보건의료위원회 위원장)를 비롯해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신현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이사,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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