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안보 강화·블록버스터 창출·글로벌 진출·산업환경 혁신 중점 추진
보건산업 육성 정책 총괄 컨트롤타워 절실…정부 전향적 지원 필요한 때
"제약주권 실현을 통해 글로벌 성공시대를 열겠습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27일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건안보 강화로 국민 건강 수호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 역량 극대화 ▲글로벌 진출 가속화 ▲제약바이오 산업환경 혁신 등을 올해 4대 중점 과제로 꼽고, 보건산업 육성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조속 설치, 산업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미래지향적 정책 추진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원희목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사회 안전망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며 "국가적 위기 상황을 종식시킬 해결책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며, 제약바이오 산업의 책무인 치료제·백신 개발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며 제약주권 확립의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4대 중점과제에 대한 세부 실천 내용도 공개했다.
먼저, 보건안보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성과 도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원 회장은 "현재 국내 산업계는 현재 치료제 20건, 백신 5건의 임상 진행 등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지원범위와 규모의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와 연구개발 등 기업활동의 걸림돌인 불확실성 해소에 초점을 두고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개발비 때문에 중도 포기하지 않고 결실을 맺도록 하는 환경조성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팬데믹 종료 이후에도 개발중인 의약품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손실보장제도 등 지원방안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관련 총 12조원을 민간기업에 투자(화이자 2조 3000억원, 모더나 1조 1000억원, 노바백스 1조 9000억원 등)하고 있지만, 한국은 2021년 감염병 위기대응력 제고 예산 4400억원중 코로나19 관련 예산은 22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산 원료의약품 자급률 제고 등 안정공급 시스템 정립에도 나설 방침이다.
원 회장은 "완제의약품 자급률은 74%인 반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16%로 역대 최저인 상황에서 2000여 원료 성분중 국산화가 시급한 성분 200여개를 선정해 5년후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집중 육성 추진하겠다"며 "국산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및 사용 촉진, 생산설비 구축 지원, 세제혜택 등 다양한 정책 수립을 통해 원료의약품 생산을 독려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블록버스터 신약창출을 위한 복안도 내놓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촉진을 위한 전략적 제휴 활성화와 함께 융복합·첨단의약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원 회장은 "지난해 협회와 56개사 공동 출연으로 설립한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을 비롯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 제약기업과 바이오벤처, 학계, 의료기관 등과의 폭넓은 협력 통해 다양한 전략적 제휴 가능성 확대하고 있다"며 "연구개발의 선택과 집중,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확장, 글로벌 블록버스터 창출을 기반으로 글로벌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주도 규제개선협의체를 통해 융복합 혁신 의료제품 관련 규제를 신속히 개선하고, 국내외 개발현황 조사를 통해 첨단바이오의약품 사업화를 촉진하겠다"며 "정부의 '첨단재생의료·첨단바이오의약품 기본 계획'과 보조를 맞춰 ▲세포치료제·유전자치료제 개발 투자 ▲미래 유망 전략제품 지정 ▲생산 인프라 구축 등이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 가치를 실현할 글로벌 진출에 대한 실효적 접근 전략도 밝혔다.
한국 제약바이오 혁신기지 본격 가동을 통해 기술기반의약품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신개념 공략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다.
원 회장은 "새로운 시도와 끊임없는 도전이 미래가치 창출의 핵심"이라며 "미국 보스턴에 '한국제약바이오혁신센터'(가칭 KPBIC)를 운영하고 유럽 거점도시에도 설치할 예정이며, 미국 MIT 산학협력프로그램(ILP)·영국 생명과학연구소 연계 협업 프로그램 가입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비전을 공개했다.
제약강국으로 가는 마중물이 될 기반 산업환경 혁신 계획도 공개했다.
의약품 시장 투명성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하고 제약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거점 역할 수행, 안전한 의약품 사용 환경 마련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 회장은 "윤리경영은 산업계의 지상과제이자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필수 조건"이라며 "사업개발(BD) 전문가 및 글로벌 CRO 전문인력을 양성해 기술이전과 글로벌 시장 진출 활성화를 촉진하고, AI 기반 신약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AI신약개발지원센터를 통해 250명의 전문가 양성 교육 실시와 산업계 수요를 반영해 K-NIBRT(바이오전문 인력 양성기관) 설립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적 성장을 위한 정부의 법·제도·재정적 뒷받침에도 의미를 담았다. 보건산업 육성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설치와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미래지향적 정책에 대한 바람이다.
원희목 회장은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해 국내 보건산업의 비전·목표·중장기전략을 수립하고 기초연구부터 임상시험 완수까지 전주기적 정책 개발·추진을 통합 관장할수 있는 대통령 직속 컨트롤 타워 설치가 절실하다"며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사회안전망이자 미래 국가경제를 주도해 나갈 성장동력으로 규제정책과 육성정책의 합리적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약품 개발, 인허가 관련 심사전담인력 확충과 심사조직 강화는 더 이상 미룰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R&D 결과물에 대한 충분한 가치 보상 등을 통해 R&D 투자 확대와 전략적 제휴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규제과학의 선진화 및 과감한 정책 집행이 절실하다. 이를 뒷받침할 실무총괄 부처인 보건복지부내 산업정책 조직의 강화 및 역할 확대는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희목 회장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국민산업으로서 제약바이오산업 미래에 대해 진단했다(아래는 일문일답).
- 2023년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임기중 지향점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은 국민산업이다. 4년전 협회장을 맡으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을 어떻게 하면 미래 동력산업 견인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시작했다. 그동안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큰 과제를 놓고 많은 일을 벌였다. AI신약개발지원센터를 통해 교육프로그램과 빅데이터를 통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에서는 기업과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장을 마련했다. 정부 추경 예산을 확보해 코로나19 시설 투자,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공장 시설 자금 투자, 기술기반의약품 위한 투자 등도 논의중이다. 미국과 유럽의 혁신적 오픈 이노베이션 환경과의 접점도 만들었다. 이제는 이같은 일들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실질적인 판을 조성하는 시기다. 개인적으로 협회장은 공직이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2년을 정리하는 시기로 생각하고 최소한 우리 산업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제약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은 무엇인가?
걸림돌이라기보다 어려움은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한국은 매출 1조 넘는 회사가 예닐곱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R&D·임상시험 등에 대한 비용 감당이 안 된다. 국내 기업이 빠른시간 내에 글로벌경쟁력 갖추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 실제로 자본력과 시장성을 갖고 있는 빅파마에 대해서도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일관성 있고 핵심적이고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집중적 지원이 필요하다. 각 부처마다 산재돼 있는 지원정책들을 조율하고 적재·적소·적시에 쓸 수 있는 콘트롤타워가 절실한 이유다. 폐쇄적인 기업 경영도 전향적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M&A·협업·콜라보레이션 등에 진취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 시대는 이제 지났다. 빅파마도 바이오벤처·스타트업을 찾아다닌다. 서로의 협력으로 결과를 이뤄내고 있다. 우리는 저력이 있다. 제약산업의 전통과 정부 지원이 더해지면 세계시장에 나갈 수 있다.
- 제약주권 실현이 왜 중요한가?
팬데믹 상황에서 인도가 셧다운했을 때 인도에서 나가는 제네릭이 미국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미국에서조차 필수의약품 사재기가 일어났다. 한국 제네릭은 70%이상 자급률을 갖고 있다. 우리는 사재기가 없었다. 현재 무엇보다 백신·치료제가 중요하지만 일상적 의약품을 자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제약주권의 기본이다. 다른 나라의 약으로 국민의 생명을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국민을 지킬 수 있는 제약 인프라를 조송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우리도 동참해야 한다. 늦더라도 끝까지 가야 한다. 원료의약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급률이 20%정도다. 원료가 떨어지면 의약품 공급이 어려워진다. 적어도 50%까지 원료의약품의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결국 비용 문제인데 질을 높이고 정부의 가격 보조 정책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 원료의약품 약가 우대 정책에 대한 생각은.
원료의약품 약가우대는 63%정도로 1년간 유지되는데 실효성이 없다. 적어도 5년으로 연장해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정부와 협의하고 있고 정부도 의지를 갖고 있다.
-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협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KIMCo에 지원된 추경예산 100억원은 4개 기업에 분배해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협회는 정부와 기업의 연결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들의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고 기업과 기업간, 정부와 기업간 연결고리를 맡고자 한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코디네이터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다.
- 팬데믹 이후 개발된 백신·치료제에 대한 손실보장제도를 언급했다.
신종플루 때 국내사가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했는데 결국 손실이 났다. 이번에도 회원사들은 그런 우려를 갖고 있다.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여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들어도 후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이같은 업계의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도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그런 문제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기할 계획이다.
- MR자격 인정제도와 CSO에 대한 생각은.
MR공인자격은 전체 영업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자격을 갖춘다는 것은 전반적인 역량을 높인다는 의미다. 정부에 의견을 전달했고 공감을 얻고 잇다. CSO는 판매대행을 넘어선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는 CSO를 제대로 양성화 시키자는 의미다.
- 제약바이오 분야 전문인력 양성 계획은.
제약바이오 분야는 특히 전문인력이 중요하다. 최근 바이오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전문인력은 태부족이다. 전문인력 양성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아일랜드 NIBRT와 3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국내에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다. 이를 통해 연간 2000명 정도의 전문인력이 배출된다. 이를 통해 한국이 동북아 바이오 허브역할을 할 수 있다. 아일랜드 역시 NIBRT를 설립한 후 유럽의 바이오허브 역할을 하는 효과가 있었다. 현재 진행중인 교육프로그램을 지속하고 KIST·국립암센터 등 다양한 외부기관과의 연대도 확대할 계획이다.
- '1+3' 공동위탁생동에 대한 기업간 의견차 해결은.
제네릭 난립·과당경쟁·무차별적 시장 확대에 따른 리베이트 등 문제가 많다. 그동안 지난한 회원사간 토론의 결과가 '1+3'이다.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회원사도 있다. 방향은 정해져 있다. 제네릭도 R&D의 일환으로 직접생산으로 가야 한다. 중소회사는 선택과 집중을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중소회사와 대형 제약사의 품목이 비슷하다는 것은 문제다. 이제 화두는 선택과 집중,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모두 만족할 수 없지만 자기 기업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들어서야 한다. 미래동력산업으로 가는 이 과정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중소·중견 회사는 많은 변화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작은 회사가 불이익을 받는 쪽으로는 가지는 않을 것이다. 협회가 큰 회사만을 위한 곳은 아니다. 작은 회사는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찾아나갈 때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다.
- 코로나19 백신·치료제에 개발 관련 주가 부양 등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제약산업은 확률이 굉장히 낮은 산업이다.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많은 일들이 초도단계에서 일어나고 많은 연구가 이어질 때 최종 결과물 역시 도출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긍정적인면도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에는 터무니없는 접근은 없었다. 부정적인 여론도 접했지만 안전성을 담보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심할 수 없다.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 여론이나 투자자 관심이 쏠려서 나타난 현상이다.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