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안철수 대표와 여야 의원 14명 참석..."이필수 당선인에 큰 기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협조 당부...의사출신 이용빈·신현영 의원, 쓴소리
대한의사협회 정기 대의원 총회에 제1야당 대표 권한대행과 국민의당 대표, 여야 의원이 대거 참석해 의료계에 대한 존중을 표하고, 상호 소통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25일 열린 제73차 의협 정기 대의원 총회에는 이례적으로 여야 의원 16명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관계 인사들은 입을 모아 의료계와 정치권, 의료계와 정부 간 소통을 강화해 오랜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건강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의협 총회에 참석한 정관계 주요 인사는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 ▲김성주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보건복지위원회)·김두관 의원(기획재정위원회)·허종식 의원(보건복지위원회)·서영석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용빈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박성준 의원(법제사법위원회)·신현영 의원(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보건복지위원회)·서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양금희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등이다.
이날 의협 대의원 총회에는 이례적으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법제사법위원회/(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은 동영상 축사를 통해 이필수 당선인에 대한 축하와 의료계에 대한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가장 먼저 축사에 나선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1년 이상 코로나19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코로나19 방역, 백신, 시스템 유지, 보상은 정부와 여당이 책임지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최적의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데, 그간 정부의 무능이 많이 드러났다"면서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문가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방역과 백신대응에 성공한 나라로 다시 일어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케어, 공공의대 신설, 의사국시 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집 의협 집행부와 많이 협의했다. 앞으로는 이필수 의협 회장 당선인과 긴밀히 협력해서 전문가 의견이 반영된 지속 가능한 의료시스템과 법, 제도를 만들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사 출신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고, 백신 확보 실패의 원인을 전문가 의견 무시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1월말에서 2월초, 나와 의협,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 외국인 입국자 입국금지를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과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경제·인적 교류를 하던 대만은 입국금지를 했고, 그 결과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망자 수보다 적은 확진자 1100명 정도로 유지하며 방역에 성공했다"면서 "(우리나라의 방역실패는) 전문가가 주장했음에도 의견을 무시해서 벌어진 일들"이라고 꼬집었다.
백신 수급 지연 문제도 지적하며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더 많아질 것 같아 두렵다"고 했다.
의협과 의료계에는 국민 신뢰 회복과 선제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내가 동산병원에서 의료봉사할 당시 땀에 젖은 수술복 사진이 의료인이 현장에서 얼마나 힘든지 전 국민을 깨닫게 했다"면서 "이같이 의협도 국민의 편에서 민심을 얻는 것에 집중하면 많은 일이 잘 풀릴 것이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의사들을 지켜주는 것은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는 "의협에서 공공의료 강화 방안, 필수진료 과목 의사 부족 문제 개선안 등 정부 정책이 나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이필수 신임 지도부가 (이런 부분에서) 많은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야당 대표들의 코로나19 대응 비판에 반박하면서도 의료계의 대응에 대해서는 사의를 표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방역을 세계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세계가 평가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며 "세계적 방역 성공의 기저에는 의료계의 수고와 헌신이 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으로 방역, 백신접종에 있어 의료계의 협조가 필수다. 더욱 협조를 부탁한다"고 밝힌 권덕철 장관은 "의료계와 협력해 과업을 완수하겠다"면서 "코로나19 극복과 산적한 보건의료정책 목적은 의협과 정부가 같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진정성을 갖고 소통을 확대해 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없도록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 열린 마음으로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여당, 국민 존중 관점 '소통 확대' 당부..."의료계 의견 적극 수렴" 강조
여당 의원들은 의료계와 여당 간 소통 확대를 당부했다. 국민을 중심에 둔 정책협의를 전제로 의료계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은 "가장 안 좋은 정치는 자기정치다. 국회는 국민을 첫째로 보면서 의료계와 모든 문제를 의논할 수 있다. 때로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부족한 것은 고치면서 의사들이 존중받고 위상을 높이면서도 국민이 편안한 시대를 만들자"면서 "새로운 의협 지도부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은 "19대 국회의원 시절 많은 의사들에게 '친 의사 의원'으로 불리며 의료계 행사, 특강에 많이 참석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의사들의 공공의 적 1호'가 됐다고 하더라"면서 "지난 4년간 바뀐 것은 여당이 야당이 되고 야당이 여당이 된 것 뿐이고, 야당 시절에는 의협과 대화를 많이 했는데, 최근 대화가 끊겼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오늘 여당 의원이 9명이나 참석했다. 이유는 딱 하나다. 서로 더 많은 대화를 하자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누구하고도 만나고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남인순·김두관·서영석·박성준 의원 등도 소통 확대를 위한 상호노력을 강조하며, 의료계가 의료전문가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해 코로나19 조기종식에 기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의사 출신 의원들 "연대·협력 아쉬워...국민 고려, 여당과 접촉 확대" 고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의협 신임 집행부의 대국회 소통 행보에 기대가 크다"면서 "상호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특정사항에 대해 비판하면 부정적 관념이 생겨 대립적 관계가 설정될 수 있다. 국회와 '스킨십'을 늘리고, 잘하는 일에는 칭찬릴레이라도 해 달라. 감사 전화와 문자도 보내라"라고 조언했다.
특히 "민감한 입법 현안에 대해서는 미리 와서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해 달라. 의사들이 밥그릇 챙기는 이익집단이 아니라 전문가집단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며 "회원도 중요하지만 국민을 더 두려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 의료계 투쟁 이해심 보이며 '소통·홍보' 조언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서정숙·양금희 의원,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축사 순서가 뒤로 밀리며, 발언기회가 짧은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야당 의원들은 의료계가 투쟁에 나선 상황과 이유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을 표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소통과 홍보를 강화할 것을 조언했다.
조명희 의원은 "가족 중 11명이 의료인이어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대체조제 활성화 시도, 간호사법 등에 대해 의료계가 왜 반대하는지 잘 안다. 코로나19로 많은 개인병원이 문을 닫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들었다"면서 "코로나 시대 영웅인 의료계 현장의 목소리를 내 전문분야인 스마트방역 부분에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정숙 의원은 "약사 출신이라 의료계의 어려움을 잘 안다. 지난해 의료대란 시 오죽하면 의사들이 파업을 하고 의대생이 국시를 거부했겠나"라면서 "잘 됐다고 할 순 없지만, 우리가 소통을 늘리고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바라보면, 상생할 해결책을 못 만들 일이 없다"고 했다.
양금희 의원은 "(남편이 의사라) 의료인 가족으로 초대됐다"면서 산업통상위 의원답게 "미래사회는 반도체산업의 10배가 넘는 의료산업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것이다. 의료산업 규제 완화, R&D 지원 등 의료산업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간호사 출신인 최연숙 의원은 코로나19 1차 유행 시 대구동산병원 근무시절을 회고하며 의료계의 희생과 봉사, 노고에 공감을 표했다. 아울러 국민과 정치권과의 소통 강화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