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고충 즉각 대응팀' 구성...사무장병원 불법·무면허 의료 근절 추진
개원의·봉직의·교수 아우르는 포용 회무…코로나19 백신접종 서울시 소통
대한의사협회 제41대 집행부와 함께 올해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도 3년 간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다.
의료계는 의사면허 취소법(의료법 개정안),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실손보험 청구 대행 의무화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의협 출입기자단은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들이 어떤 회무 철학으로 의사회를 이끌어 갈 것인지, 그리고 의협과 어떻게 협력하면서 회무를 추진할 것인지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 기획을 마련했다.
지난 3월 선거 당시 준비된 회장임을 강조하면서 당선된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이 취임한 지 약 2개월이 지났다.
출마 당시 주요 공약인 '회원 고충 즉각 대응팀'을 구성하면서 공식 임기를 시작한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후보 시절 제시한 공약을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준 사무장병원 불법 행위 근절,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서울시장과 서울소방재난본부와 면담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119 구급차 우선 출동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는 박명하 회장은 "일선 의사회의 의견 수렴없이 행정명령을 내리는 문제를 직접 소통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의협과 질병관리청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명하 회장은 "가장 많은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시의사회의 발전을 위해 개원의·봉직의·교수 등 다양한 직역과 소통하고 포용하는 회무를 추진하겠다"면서 "25개 구의사회장협의회와도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의사회가 전 직역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Q.서울시의사회장으로 취임한지 2개월이 지났다. 선거 당시 준비된 회장이라 자신했는데, 그동안 회무를 추진하면서 소감은?
우선 지지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취임 첫날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회원 고층 즉각 대응팀'을 구성해 안내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2개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외람되지만 감히 준비된 회장이라는 말씀을 드린 것이 선거용이 아니었다고 자부한다.
Q.후보 시절 공약으로 회비 인하, 사무장병원 불법 행위 근절, 회원 고충 즉각 대응팀 신설 추진을 제시했다. 진행 상황은?
후보 시절 공약으로 제시한 회비 인하는 회장으로 취임하고서도 여력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회비 인하를 실행에 옮기는데는 회비 인하도 인상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것이다. 감사단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겠다.
회비 납부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최우수 회원 스티커를 보내드리고 있다. 회원들을 찾아 뵈니, 정말 활용을 잘하고 계시더라.
이번에 20년과 30년 이상 연속해서 회비를 납부한 600여명의 회원들에게 아크릴로 만든 '최우수 모범 회원' 인증패를 보내드렸다.
합리적인 예산 절감을 위해 소소하게 빠져 나가는 지출을 과감히 줄이고 있다. 보여주기식 행사는 지양하고, 실속있는 회무를 추진하고 있다.
사무장병원을 '준 사무장병원의 불법행위'라고 정정한다. 지난 제34대 집행부에서 전문가평가단장으로 활동했고, 사회복지법인 소속 의원의 본인부담금 면제를 통한 환자 유인행위와 무면허 진료행위에 대해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혀 아쉬움이 컸다. 사회복지법인의 소속 의원이 전국적으로 42곳이며, 서울에만 12곳이다. 치과와 한의원을 제외하면 10곳의 준 사무장병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일단 불법행위가 의심되면 현지 방문을 통해 실태를 파악할 것이다.
다음 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 및 강원지역 본부장과 면담 시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다. 이후에는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보공단 그리고 언론 등에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점을 알리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회원 고충 즉각 대응팀'은 회장으로 취임한 첫 날 사무처장을 포함해 직원 3명으로 구성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서울시의사회원 모두에게 안내 문자를 보냈다. 당일에만 10여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현재까지 총 59건 민원 대부분 처리했다.
즉각적인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빠른 시간 내에 민원을 처리하다보니 많은 회원이 칭찬하고 있다. 집행부와 사무처는 의욕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달 1회 홍보 문자를 보내 회원에게 다가가고, 실익을 주는 회무의 표본으로 성장시키겠다.
Q. 개원의, 봉직의, 교수 등 다양한 직역을 어떻게 아우르고 포용할 것인가?
어려운 문제이고, 피상적이라 할 수도 있지만 직접 찾아가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각 직역의 어려운 현실을 많이 듣고, 다른 직역의 고충도 공유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접점을 찾는 노력을 하겠다. 각종 위원회를 구성할 때도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게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최근 진료보조인력(PA) 논란이 벌어지면서 각 직역간 견해차가 확인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회원 총의를 어떻게 모으고 있나?
진료보조인력 문제가 서울대병원에 대한 기사로 인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러 직역에서 반대와 우려를 성명서를 통해 표출했고, 직역간 갈등으로 전개되는 상황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성급히 반대 성명을 내는 것보다 의도와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난주에 서울대병원장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 다양한 직역으로 구성돼 있는 서울시의사회 상임이사회에서도 토론과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의협에서 법제 부회장으로서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어제(6월 3일)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특별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무면허 특위 위원 구성은 관련 모든 직역을 망라했다. 방향을 정해 놓기보다 다양한 토론을 통해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려운 문제라 마음이 무겁다.
Q. 지난 5월 27일부터 의원급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에서 회원과 시민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5월초부터 시민에게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내용의 교통방송 건강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
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부작용은 있지만 접종을 권한다는 내용이 의료 전문지 뿐만 아니라 주요 일간지와 언론에 기사화됐다.
서울시장과 소방재난본부장과 면담을 통해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등 응급상황시 119 구급차 우선 출동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그리고 총 3편의 백신 접종 관련 유튜브 영상을 제작했는데, 누적 조회수가 2만회 가까이 나왔다. 서울시의사회원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많은 회원과 시민의 안전한 백신 접종을 위해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구의사회장들을 통한 회원들의 백신 관련 민원을 의협과 시청에 바로 전달해 해결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서울시의사회가 1000만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주치의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서울시와 추진하고 있는 제도나 정책이 있다면?
감염병 대비 전문 의료인력 확보 및 지원 실행 용역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건강 마일리지 사업도 회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이어지고 있으나 올해 예산이 일부 삭감됐다. 시청과 협의해 올해 추경을 편성해 증액했다.
공공 야간 일차의료기관 운영사업과 서울형 재택의료 서비스 사업도 있다. 시민 건강 캠페인과 시장의 공약인 서울케어 건강돌봄 서비스 사업에 의사회가 함께 하는 것을 시장에게 제안했고, 시청과 실무선에서 논의하고 있다.
Q. 서울시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의료 현장이나 의사회 의견 수렴없이 행정명령 등 여러 조치들을 내려 논란이 됐다. 현재 서울시와 코로나19 대응 관련 논의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서울시청은 서울시의사회와 미리 협의하고 있다.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시청과 두 차례의 화상 회의를 통해 협의했다.
의사회원의 민원이나 문제점에 대해서 회장과 사무처에서 즉각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 시장과의 정례적인 회의를 요청했고, 시민건강국장 이하 실무선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상황은 엄중하고 급박한 상황으로 질병관리청의 대응과 지침이 수시로 변하고 있다. 이해는 하지만 난감한 점이 있다. 의협과 질병관리청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원격의료에 관심과 도입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이는데, 정부가 아닌 의료계가 원격의료를 주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의료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지고, 앞당겨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시의사회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들도 불안과 우려로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공감하고 있다.
당연히 의료계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얼마 전 일부 상임이사들도 원격의료에 관한 연구회 구성을 제안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는 8월 29일 열리는 서울시의사회 학술대회에서도 원격 모니터링의 실제와 임상 적용 사례, 그리고 디지털 헬스케어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준비하고 있다.
원격의료연구회에서 준비가 되면 하반기에는 많은 회원들과 원격의료(원격진료, 원격모니터링 등)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리고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회원과 소통하는, 그리고 회원과 함께하는 의사회장이 되겠다. 구의사회장협의회에 참석해 얘기한 것이 있다. 공약대로 한 달에 한 번 직접 찾아뵙지 않는 회장이 된다면 질책해 달라고 했다.
개원의뿐만 아니라 특별분회 교수, 전공의·봉직의 등 각 직역과 소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서울시의사회에 더 큰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