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에 꾸준한 약물치료·지역사회 돌봄체계로 안전망 구축
국내 치매 환자는 12분마다 1명씩 발생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전체 치매 환자 수는 약 79만 명으로 제주도민의 수보다 많다. 치매 환자 수의 증가는 돌봄 부담의 증가로 이어져 개인과 사회까지 병들게 한다.
환자 가족들이 환자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등 사회활동에 제한을 받고, 치료와 의료서비스 이용을 위한 지출로 경제적 부담을 크게 떠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치매 환자 한 명당 연간 돌봄 비용은 약 2072만원으로 추산되며, 국가에서 치매 환자 돌봄 비용으로 지출되는 금액은 연간 16.3조 원에 달할 정도로 치매의 사회적 손실은 크다. 그러나 아직 치매 관리를 위한 국가적 인프라 구축은 초기 단계이므로, 인프라 확장을 위한 정책적 기반 및 여러 기관과의 프로그램 연계가 필요하다.
정부는 치매 관리를 위한 공적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제1차 치매관리종합대책 시행 이후 2020년 9월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 발표에 이르기까지 13년간 치매 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왔다.
대표적으로 전국 곳곳에 설치된 256개소의 치매안심센터 설립과 더불어 전문화된 치매 장기요양을 위한 치매전담형 장기요양기관, 치매 환자의 치료를 돕는 치매안심병원을 지정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급증하는 환자 수와 비용 대비 치매 관리를 위한 공적 인프라는 초기 단계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양적으로 부족한 치매 관리 인프라와 환자 특성 별로 세분화 되지 않은 서비스 등으로 인해 치매 환자가 제대로 관리받지 못하고 있다.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치매안심센터 서비스 이용을 희망하는 이는 증가하고 있으나, 센터가 없는 산간지역이나 교통이 불편한 지역의 거주민들은 접근성이 떨어져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또한 지정 요양기관이나 병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 수는 약 75만 명이지만, 치매전담기관의 수용률은 그의 4%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2021년에서 2025년까지 5년간 추진할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통해 치매 전담형 장기요양기관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치매안심센터 접근성 제고와 여러 민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치매 포용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소외되는 환자가 없도록 지역 자원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의 선제적 치매 예방 및 관리 과제에 따라 치매안심센터와 지역 병의원과의 협력을 통해 치매 검진 안내를 활성화하고, 치매 관련 검사 결과를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치매 조기 발견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한 환자의 경우, 지역 병의원에서의 전문적인 진단 및 치료를 통해 치매가 더 이상 악화하지 않고 건강한 상태를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 치료는 주로 약물 치료를 중심으로 생활 습관 관리 및 인지기능 훈련 등을 같이 진행하게 된다.
조기부터 꾸준히 치매 약물을 복용하면 질환의 진행을 6개월에서 2년가량 늦출 수 있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 유지, 이상행동 증상 및 인지기능 측면에서의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치매 노인도 지역 사회 내에서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역 노인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자치구 단위 계획 수립에 치매 관리를 포함 시키는 등 환자를 지지하고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함께 시행된다면 사각지대 없는 치매 포용 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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