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한시적 비대면진료' 예상대로 '원격의료' 견인?

코로나 여파 '한시적 비대면진료' 예상대로 '원격의료' 견인?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1.08.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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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조사처, 올 국정감사 쟁점 예상...효과성 검토자료 준비 주문
의료계, "국민편의 내세워 무분별 시행 시 환자가 피해입을 것" 경계

ⓒ의협신문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의 지적대로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진료가 원격의료 허용 및 확대 논의를 재촉발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대유행 반복에 따라 국회는 지난해 12월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을 개정해, 의사-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감염병 확산 종료 시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감염병예방법 개정 당시 의협 등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한 정부 대응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취지하에 비대면진료 한시적 허용에 동의했다.

다만 감염병 위기 상황이 종료되면 비대면진료 역시 종료해야 하며, 특수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시행된 비대면진료가 의료산업화 또는 영리화를 위한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진료 사례가 원격의료 도입 본격화 논의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의료계의 지적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도 원격의료 확대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고, 국회 역시 비대면진료 경험 검토를 통해 원격의료 허용 및 확대 제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2일 발간한  '2021 국정감사 이슈-보건복지위원회'를 통해 보건복지부 등에 원격의료 확대를 위한 검토를 주문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시행된 비대면진료 사례가 지난 15개월동안 전국 1만 695개 의료기관에서 쌓였고, 진료 건수는 208만건에 달해 원격의료 허용 및 확대 검토자료로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토대로 입법조사처는 올 국정감사 쟁점으로 원격의료가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고, 한시적 비대면진료의 예상되는 문제점 해결책과 효과성 극대화 방안을 찾을 것을 보건복지부에 주문했다.

한시적 비대면진료 허용 시점은 감염병예방법 개정 이후 2020년 2월 24일이다. 당시 코로나19 위기경보 '심각단계'가 발령되면서 정부 '적극행정지원위원회' 의결로 '전화상담·처방 한시적 허용 방안'이 시행됐다.

한시적 비대면진료는 감염병 위기대응 심각단계에서 의료기관 종별 구분이나 질환과 관계없이 안전성 확보 등 의사의 의료적 판단에 따라 시행됐으며, 비대면 진료서비스 제공 건수는 2020년 2월 24일~2021년 5월 16일까지 1만 695개 의료기관에서 208만건이 시행됐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장기간 감염병을 겪으면서 비대면진료 건수 및 참여 의료기관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아 원격의료에 대한 국민여론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해외에서는 OECD 가입 상당수 국가에서 원격의료를 이미 실시하고 있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원격의료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전제했다.

특히 "원격의료는 코로나19 시기라는 특수한 배경뿐 아니라 전체 사회와 국민 건강, 안전의 관점에서 고려돼야 할 제도인 점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원격의료 도입 논의 시 그 부작용 우려 등 쟁점을 해소하고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출현·신종 및 변이 감염병 확산 등에 대비하고 향후 원격의료의 본격 도입 가능성에 대한 발전적 논의에 유용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시적 비대면진료 시행에 대한 그간의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성 등을 면밀히 분석·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코로나19 장기화라는 특수상황으로 시행된 비대면진료 경험 사례가 원격의료 제도화의 가늠좌가 될 수 있고, 시행 사례에서 나타난 문제점만 보완하면 사회적 논의 및 근본적인 의료법 개정을 제도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의료계 "예상한 우려 현실화...제도화는 의료계 의견수렴·반영 필수"
의협 등 의료계는 원격의료·원격진료·원격모니터링 등 개념 정리도 안 된 비대면진료가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시행되는 것에 대해 지적했던 상황이 현실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A 지역의사회 임원은 "대면진료 보완적 형태의 비대면진료 또는 원격의료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은 의료접근성, 의료서비스 이용의 편의성에만 너무 주목하고 있다"면서 "의료계가 지속해서 제기해왔던 비대면진료 허용 및 확대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번 곱씹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의료계가 원격의료, 비대면진료에 반대해왔던 가장 큰 이유는 제도가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취지가 아니라, 발전하는 보건의료 관련 IT·디지털 기술 측면 산업화와 국부창출 측면에서 결정되고 추진됐다는 것"이라며 "세계 수준의 IT 기술을 토대로 국내에서 원격의료를 시험하고, 그 결과를 활용해 세계로 수출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겠다는 위정자들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의료계의 동의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B 지역의사회 임원은 "비대면진료와 원격의료는 대상 지역과 질환을 면밀히 검토해 제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면서 "국민 편의만 생각해 제도를 무분별하게 확대 시행할 경우 불필요한 의료소송이 폭증하고, 이에 위축 또는 경직된 의사들의 방어적 진료로 환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C 지역의사회 임원은 "아무리 IT 기술과 원격의료 관련 하드웨어 기술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비대면진료는 절대 대면진료를 대체할 수 없다. 의사가 직접 환자를 대면하고 진료 및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내리는 것과 진료의 질이 같을 수 없다"면서 "불가피하게 제도화가 필요하다면 치료 및 비용효과성을 잘 따져서 범위와 대상을 규정해야 한다. 특히 제도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을 선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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