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알츠하이머 시계 빨라진다

코로나19, 알츠하이머 시계 빨라진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8.0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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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일수록 감염 회복 후 후각기능 감퇴·인지장애 겪어
AAIC "대부분 브레인 포그 시달려…뇌에 미치는 영향 연구 필요"

고령자일수록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후에도 지속적인 후각 기능 감퇴 및 인지장애를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뇌손상·신경염증·알츠하이머의 생물학적 지표는 코로나19 감염자의 신경학적 증상 유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코로나19 감염 이후 인지기능 저하를 겪는 경우 신체 활동량이 적을뿐만 아니라 건강상태도 나빠서 혈중 산소 농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 2021)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많은 사람이 '브레인 포그(brain fog)'라고 알려진 후각·미각·인지기능 상실 및 주의력 결핍을 포함하는 단기 또는 장기 신경정신병학적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더 M. 스나이더 AAIC 의학·과학 부문 부회장은 "이러한 새로운 데이터는 코로나19 감염이 지속해서 인지기능을 손상하고 알츠하이머 증상마저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불안한 추세를 암시한다"며 "세계적으로 1억 9000만명 이상의 감염자와 400만명에 이르는 사망자를 발생케 한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황폐하게 했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우리의 신체와 뇌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연구를 계속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가브리엘 드 이라우스킨 박사는 아르헨티나에서 코로나19에 감염 후 3∼6개월 된 아메리카 원주민 300여명을 코호트 격리해 인지능력 및 후각 기능을 살폈다.

연구결과 절반 이상이 지속적인 건망증 증세를 보였으며, 약 25%는 언어·실행 장애를 비롯한 인지능력에 추가적인 문제를 보였다. 이러한 어려움은 후각 기능에 나타나는 지속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었으나, 원래의 코로나19 질병의 중증도와는 관련이 없었다.

이라우스킨 박사는 "우리는 감염 후 몇 달이 지난 뒤 코로나19와 인지능력 장애 사이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알아내기 시작했다"며 "코로나19의 장기적인 신경학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이번 사례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다른 감염자들에 대한 연구를 보다 장기간에 걸쳐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감염자의 혈액 내 알츠하이머 생물지표 증가와 관련된 연구결과도 공개했다.

혈액 내 특정 생물학적 지표는 뇌손상·신경염증·알츠하이머 등의 질환상태를 나타내며, 총 타우(t-tau)·미세신경섬유 경쇄(NfL)·신경교섬유질산성단백질(GFAP)·유비퀴틴 카복실 말단 하이드롤레이스 L1(UCH-L1)·아밀로이드 베타(Aβ40, Aβ42)·인산화된 타우(pTau-181) 등이 있다.

토마스 위스니브스키 뉴욕대 그로스먼의대 교수는 뉴욕대 랭곤병원에 코로나19로 입원한 노령층 환자 310명의 혈장 샘플을 확보해 혈액 생물지표, 신경퇴행, 신경염증 존재 여부를 분석했다.

환자 중 158명은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152명은 신경학적 증상 없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가장 일반적인 신경학적 증상은 독성 대사성 뇌병증(TME)으로 인한 혼란 증세였다.

연구진은 초기 인지능력이 정상이었던 환자 중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TME 유무를 살펴보고, TME가 없는 환자보다 TME가 있는 환자의 t-tau·NfL·GFAP·pTau 181·UCH-L1 수치가 높은 것을 발견했다.

Aβ1-40은 뚜렷한 차이가 없었지만, pTau/Aβ42 비율은 TME가 있는 환자에게 큰 차이가 나타났다. 또 tau·NfL·UCHL1·GFAP는 C-반응성 펩타이드처럼 염증 표지와 큰 상관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는 신경/신경교 손상에 수반되는 염증 관련 혈액뇌장벽 손상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위스니브스키 교수는 "이 연구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알츠하이머 관련 증상 및 병리 증세가 가속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코로나19를 앓은 환자가 지닌 생물지표가 인지능력에 영향을 주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더 많은 종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지능력 감퇴를 겪은 코로나19 완치 환자는 신체 건강 상태가 나쁘고, 산소 포화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진행한 조지 바부기오스 박사는 경증에서 중증 코로나19 완치 퇴원 후 두 달이 지난 32명을 대상으로 인지 장애 및 관련 건강 조치를 알아봤다. 

분석 결과, 연구 대상 중 56.2%는 인지능력 저하를 나타냈다. 인지 테스트 점수는 높은 연령, 허리둘레, 허리-엉덩이 비율 등과 관련이 있었다. 연령과 성별을 보정하고 나면, 나쁜 기억력과 사고 점수는 일반적으로 심폐질환자의 심폐 기능 평가에 사용되는 6분 걷기 테스트 중 나타나는 산소 포화도 저하와 독립적인 연관이 있었다.

바부기오스 박사는 "뇌의 산소 농도 결핍은 신체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며, 지속적 결핍 증세는 인지장애를 유발한다"며 "아직까지 입증되지 않은 코로나19로 인한 인지장애 범주 및 코로나19 감염 이후 피로 증세 사이의 몇몇 일반적인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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