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기습인상이 NIP 수혜로?" 가다실9 '패러독스'

"약값 기습인상이 NIP 수혜로?" 가다실9 '패러독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1.08.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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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가다실 가격인상 반대·국가지원 청원에 직접 답변
NIP 적용 대상, 만 12세 이하 여성 청소년서 만 17세로 확대키로

ⓒ의협신문

정부가 자궁경부암(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NIP 지원 사업을 확대 시행키로 했다.

NIP 적용 대상을 기존 만 12세 이하 여성 청소년에서 만 17세 이하로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인데, 가다실9 가격 인상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모양새라 뒷맛이 개운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청원 도입 4주년을 맞아, 19일 일부 국민청원에 대해 직접 영상 답변을 진행했다.

그 중 하나로 거론된 것이 자궁경부암 백신 NIP 확대다. 

한국MSD가 가다실과 가다실9의 가격을 4월 1일부터 15% 기습 인상키로 하면서 의료계 안팎에 논란이 일었던, 지난 3월에 제기된 '가다실9 금액인상 반대 및 보험적용 요청' 청원에 대한 답변이다. 

당시 청원인은 "가다실 주사는 몇 안되는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주사"라며 "그러나 주사 1대 가격이 15만∼20만원 선이며, 3회에 걸쳐 맞아야 해 못해도 45만원에서 60만원 정도의 큰 돈이 들어가는 주사"라고 토로했다.

특히 "가다실9의 가격이 4월부터 인상된다고 하는데 말도 안되는 일이다. 최대 15% 인상되면 못해도 50만원에서 70만원 가량을 내야 한다는 소리"라며 "가다실9 주사의 인상 반대와 보험 적용"을 요청했다.

'가다실9 금액인상 반대 및 보험적용 요청' 국민청원
'가다실9 금액인상 반대 및 보험적용 요청' 국민청원

이에 문 대통령은 "백신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유일한 암이지만, 최대 60만원이 드는 비용 때문에 예방 접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무료 접종 대상을 만 12세 이하 여성 청소년에서 만 17세 이하로 넓혀 여성 청소년 모두가 무료 접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18세부터 26세 여성에 대해서는 저소득층부터 무료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점차 대상을 넒혀 가겠다"고 덧붙였다.

가다실9 가격인상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에 대한 국가지원 확대를 약속한 셈이다. 접종 백신 확대 여부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가다실9 NIP 적용 여부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궁경부암 NIP 사업 지정 백신은 한국MSD '가다실(4가)'와 한국GSK의 '서바릭스(2가)' 두 가지다. 여기에 9가 백신인 '가다실9'까지 포함시켜 무료 접종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는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의협신문

NIP 백신으로 지정된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고가의 백신을 무료로 맞는 기회를 갖게 되는 일인 동시에, 제약사의 측면에서는 다수의 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백신 공급처를 확보한다는 의미다. 

이에 한국MSD는 가다실9 출시 초반인 지난 2016년부터 NIP 지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비용 효과성 평가 등의 문제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후 한국MSD는 자궁경부암 NIP 사업과 더불어 급성장한 민간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에 집중, 시장의 95%를 장악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가디실9 처방액은 2016년 25억원에서 2018년 208억원, 2020년 428억원으로 광폭 성장했다. 반면 경쟁제품이었던 GSK 서바릭스 처방액은 2016년 76억원에서 지난해 3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양분된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에서 각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기준 '가다실+가다실9'이 95%, 서바릭스가 5%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각각 80%와 20%였던 점유율 격차가 더욱 눈에 띄게 벌어진 셈이다. 

지난 4월 긴급 가격인상을 두고, 한국MSD가 시장 독점 지위를 이용해 백신 단가인상을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던 이유다.

현재 보건당국은 가다실9 NIP 도입 등 자궁경부암 NIP 확대계획 관련 비용 효과성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가다실9 NIP 도입에 대한 의견을 묻는 국회 등의 질의에 "9가백신은 더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지만 도입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비용효과성, 감염병 예방효과, 공중보건학적 우선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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