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사회, CCTV 안전관리 미흡 2년 이하 징역→면허박탈 이어져
"CCTV 부작용에 대한 책임까지 의사에게 전가...법 개정 작업 철회" 주장
9부 능선을 넘어선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법에, 현재 추가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의료면허박탈법이 더해질 경우, CCTV 운영 상의 문제로 의료인이 면허를 박탈당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광주광역시의사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면서, 앞선 내용을 담은 2개의 의료법 개정안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광역시의사회는 CCTV 안전성 확보조치 의무화 규정을 들어, 이들 개정안이 모두 통과됐을 때의 파장을 걱정했다.
광주시의사회는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수술실 CCTV법'은 법 규정을 위반해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폐쇄회로 텔레비전으로 촬영한 정보를 분실 또는 훼손당한 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하도록 되어있다"며 "(현재 국회가 추진 중인) 의사면허박탈법이 적용된다면 결격사유로 인정, 의사면허가 박탈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법사위를 통과한 의료법은 의료기관 장으로 하여금 폐쇄회로 텔레비전으로 촬영한 영상정보가 분실·도난·유출·변조 또는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내부 관리계획의 수립, 저장장치와 네트워크의 분리, 접속기록 보관 및 관련 시설의 출입자 관리 방안 마련 등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관리적 및 물리적 조치를 하도록 의무화(안 제38조의2제4항)하고 있다.
또 벌칙규정으로서 해당 의무규정을 위반해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폐쇄회로 텔레비전으로 촬영한 정보를 분실·도난·유출·변조 또는 훼손당한 자에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안 제88조의2제2항).
광주시의사회는 "의사단체가 줄곧 주장해온 수술실 CCTV의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오히려 의사에게 전가하면서, 심지어 의사 면허까지 박탈하려는 것"이라며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불신만 조장하는 CCTV 설치법을 즉각 폐기하고, 무분별한 면허취소를 야기할 의사면허박탈법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즉각 폐기를 촉구한다.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는 전 세계 최초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을 의결하였고, 지난 25일 이 법안은 여당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 본회의만 남겨두게 되었다. 이 법안은 의료현실을 전혀 모르는 관료와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실효성 없는 반인권적 법안이며, 의료 왜곡과 질 저하 현상을 악화시킬 악법으로 극소수 일탈 의료진의 비윤리적 의료행위를 색출하고자, 법안을 강행하는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수술실 내 CCTV 설치법이 대두되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소수 의사들의 공장식 수술, 무자격자에 의한 대리 수술, 수술실 성추행 등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하지만 CCTV는 그런 목적 달성에 부적합하다. 또한, 이러한 비윤리적인 의료행위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큰 문제로 인식하고 일탈 의료진에 대해 자정역할을 하는 전문가평가제, 자율정화 특별위원회를 통해 일벌백계를 하고 있고, 비윤리적 의료행위를 한 의사의 면허 정지와 취소 등 다른 법 제정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수술실 CCTV의 효용성에는 강한 의문이 드는 반면 부작용만은 확실하다. 보통 수술은 응급 상황에 대비해 대개 완전 탈의 상태로 진행되며, 수술 전 준비과정에서 요도관 삽입, 소독 등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나신을 노출할 수밖에 없다. 즉, 수술 환자는 자신의 나신과 수술 과정 등을 담은 전자 기록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외부 네트워크 연결을 막는다 해도 국가 기밀 자료도 해커에 의해 털리는 실정에서 수술실 CCTV 영상이 무사할 거라고 믿는 건 허황된 꿈이다.
살을 째고 피를 쏟으며 목숨이 오가는 곳인 수술실 내부에도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정부여당의 여론 몰이를 보면, 인권도 프라이버시도 윤리적 감수성도 모두 잃어버린 게 아닌가 싶다.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이런 입법 시도에 국제사회도 할 말을 잃었다. 세계의사회 데이비드 바브 회장은 지난 6월 ‘이 법안은 조지 오웰 적인 성격이 짙어 전체주의적 국가의 사고에 가깝다’ 며 법안을 속히 폐기할 것을 요청했다.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힌 의사와 의료진들이 과연 얼마나 환자의 수술에 집중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실제 한 설문조사에서는 과반이상의 의사들이 의료행위의 위축을 걱정하였다. 이는 결국 의료분쟁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도 수술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나타나 의료의 왜곡과 질 저하 현상으로 이어져 외과계열 전공의 지원자 감소, 기존 외과의사들의 이탈이 가속화되어 필수의료 체계 붕괴까지 발생할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사회 회원일동은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정부여당은 살인적인 저수가와 코로나19 상황에도 대한민국 의료인이라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을 더 이상 허탈하게 만들지 말고,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불신만을 조장하는 이런 악법을 당장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8월 26일
광주광역시의사회
의사 면허 결격사유 확대 개정안, 전면 재검토하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월 전체회의를 열고 의료인이 강력범죄나 성폭력 범죄 등 의료법 이외 법률을 위반하고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도 의사 면허를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9월 본회의 통과를 예고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은 허위 진단서 작성죄나 허위 진료비 청구죄, ‘보건범죄단속 특별조치법’ 위반죄 등 의료 관계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만 의료인이 될 수 없도록 하는데, 개정안은 모든 범죄로 결격사유를 확대한 것이다.
이 법의 문제점은 살인과 같은 중대범죄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등 과실 범죄까지도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을 잘 지키면서 사는 대다수의 선량한 의사들이 살인범이나 성폭행범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살인이나 성폭행을 하고 싶어서 이 법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주변에 있는 평범하고 선량한 보통의사가 직무와 무관한 사고나 법에 대한 무지 때문에 졸지에 면허를 잃고 나락에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지난 25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수술실 CCTV 설치법’에서도 제38조의2 제4항을 위반하여 안정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폐쇄회로 텔레비전으로 촬영한 정보를 분실, 도난, 유출, 변조 또는 훼손당한 자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하도록 되어있는데 의사 면허 박탈법이 적용된다면 결격사유로 인정 의사면허가 박탈되는 것이다. 의사단체가 줄곧 주장해온 수술실 CCTV의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오히려 의사에게 전가하면서 심지어 의사 면허까지 박탈하려는 것이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의료인의 윤리와 관련한 전문적인 판단의 영역을 인정하고 전문가 집단이 자율적인 면허관리기구를 통하여 스스로 면허를 관리하고 그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를 통한 자율징계와 보건복지부와 함께 시범사업 중인 전문가평가제, 그리고 대한의사협회 면허관리원 설립 추진 등 의료인의 자율적인 면허관리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중이다.
의료인의 면허 결격사유를 범죄의 종류나 유형을 한정하지 않은 채, 사실상 모든 범죄로 하여 강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오히려 의료인이 자율적으로 윤리의식을 제고하고 스스로 엄격하게 면허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며, 무분별한 면허취소와 관리는 의료인의 윤리의식을 제고하는데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현재 국회는 결격사유 확대를 담은 개정안 추진의 합당한 이유라며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시 그 면허를 취소하는 변호사, 회계사 등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2019년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의 헌법 소원에 대해 변호사와 의사는 형에 따른 면허 취소에 차이를 둘 수 있는 다른 직종으로 판결문에 명시함으로 그 형평성의 차이를 인정한 바 있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를 정치, 경제의 일부로 바라보고 권력이 직접 의료를 통치하겠다는 그릇된 인식에 기인한 오판이다. 국가는 의사가 환자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어 국민의 건강권이 향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그 환경마저 조이고 빼앗아 압박하는 행위로써 광주광역시의사회 회원일동은 의사 면허 결격사유를 확대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2021년 8월 26일
광주광역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