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시적 허용 원격의료...상시허용 방안 모색 움직임
백신 접종 이상반응 등 집중...의료전달체계 개편 필요성 '부각'
코로나19 장기화와 내년 3·9 대선이라는 큰 소용돌이 속에 2021년 국정감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애초 대선을 겨냥해 여야는 여당 유력 대선예비후보인 이재명, 야당 유력 대선예선후보인 윤석열 후보 등 유력 정치인들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신경전을 벌였지만, 효율적인 국감을 위해 정쟁 위험이 있는 증인신청을 거둬들이기로 합의했다.
보건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는 원격의료·의료전달체계 개편·코로나19 대응 및 단계적 일상회복, 백신접종 이상반응·의료인력 확충 등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위 국감은 오는 6~7일은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13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건강증진개발원, 적십자사, 국립중앙의료원, 보건의료연구원, 의료분쟁조정중재원, 한의약진흥원, 의료기관평가인증원 등,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0일은 종합감사가 이뤄진다.
코로나19가 부상시킨 '사회적 거리두기'→'비대면 진료' 촉매 되나?
여야 보건복지위원들은 올해 국감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진료, 즉 원격의료(진료) 또는 모니터링 확대의 계기로 삼겠다는 간접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근거는 보건복지위 참고인 출석 요청 명단에서 찾을 수 있다.
여야는 원격의료 플랫폼 사업자로 원격의료 논란을 불러일으킨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와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 '(주)메주'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렀다.
정부는 의료계의 우려에도 코로나19 확산 및 장기화를 이유로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전화상담과 원격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의료계는 그간 강하게 반대했던 비대면 진료를 국가적 재난사태 극복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판단, 정부의 정책에 동의했다. 다만 코로나19 안정화 시기까지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등 정부는 코로나19 특수상황에서 시행된 원격의료를 적극 활용했다. 여러 차례 원격의료 시행 상황에 대한 자료를 배포하며, 특수상황을 일반화하기 위한 의도를 내비쳤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부터 올해 8월말까지 비대면 진료 건수는 총 264만 7967건으로 총 131만 8585명이 진료를 받았으며, 총 진료비는 409억원에 달했다.
특히 의료기관 종별로는 동네의원이 190만 2230건으로 전체 비대면 진료 건수의 약 7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종합병원은 26만 7359건, 상급종합병원 21만 2691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춰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 1일 원격모니터링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여당의 원격의료 확대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개정안 골자는 원격 모니터링 주체를 의원급·재진환자로 제한하고, 대상 환자는 고혈압·당뇨·부정맥환자+보건복지부 장관 허용 질환으로 한정하며, 의사지시 미이행·원격장비 결함 시 의사의 의료사고 책임을 면책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지금까지 수없이 제기했던 비대면 진료 허용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계 역시 비대면 진료와 함께 언급되고 있는 '화상투약기'·'의약품 택배 배송' 등 허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접종 속도...접종자 이상반응 피해자 '보상' 미흡
3일 현재 코로나19 1차 접종자는 총 3971만 4000명(총 인구대비 77.3%), 2차 접종자는 2701만 6188명(총 인구대비 52.6%)를 기록했다. 그러나 백신접종 후 중증·사망환자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보상 건수는 단 7건(3일 현재)에 불과하다.
정부는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해 적극적인 보상을 약속하며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보상 미흡 여론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인과성 입증이 쉽지 않다는 해명이지만, 국민은 여전히 정부의 접종 후 보상 대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국감에는 코로나19 접종 후 이상반응 피해자 및 관련자 참고인 8명이 채택·출석할 예정이다. 참고인 신청 위원은 국민의힘 서정숙·이종성·강기윤·백종헌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등이다.
참고인은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피해자 모임 회장 김두경 씨와 김근하 씨·이남훈 씨·안현주 씨·이현희 씨·한정애 씨 등이다. 이들은 백신접종 후 사망·사지마비·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피해를 입은 당사자이거나 가족이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측은 이들 사례를 들어 정부의 백신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관리 및 보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질타할 것으로 예상되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불가피성을 적극적으로 변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2020년 3월 10일 동네약국에서 줄을 서 공적 마스크를 산 후, 고열 증상을 보이다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8세 고 정유엽 군 아버지도 국감에 참석할 예정이다.
의료전달체계 개편 목소리도 재현...코로나19로 상급종병 쏠림 가속화
여당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 가속화에 대한 문제도 짚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코로나19 발생 초기) 대비 올해 상반기 '의료기관 평균 진료비 증가율'은 7.1%로 '상급종합병원'만 유독 평균보다 높았고(15.5%), 요양병원은 유일하게 감소(3.4%)했다.
2010년 대비 2021년 상반기' 의료기관 종별 총진료비 점유율'은 '상급종합병원'은 1.6%p(22.1%→23.7%)로 증가한 반면, '의원' 5.0%p(29.7%→24.7%), '병원' 0.7%p(12.5%→11.2%) 각각 감소했다.
외래·입원일수 등 의료 이용량도 상급종합병원의 증가율이 높았다. 지난 10년간 외래·입원 전체 일수 비중은 '상급종합병원'은 5.3%에서 6.5% 상승하는 동안, '의원'은 56.9%에서 49.1%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의원급 의료기관 비중이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증 입원환자 진료가 중심이어야 하는 상급종합병원 외래비중이 4.1%에서 5.6%로 증가한 반면, 외래환자 진료가 중심이어야 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62.7%에서 56.8%로 축소됐다.
신현영 의원은 "코로나 시기에 의료이용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그동안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노력은 사실상 방치상태로 일차의료의 역할은 더욱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며 "증상의 중증도에 따른 의료이용의 체계 기준을 확립하고 국민과 환자들에게 올바른 이용안내가 가능한 시스템 수립, 개인의원과 대형병원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성주 의원(보건복지위원회 간사)도 비스한 지적을 하며 국감에서 의료전달체계 개편 문제제기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