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빌미 한시적 허용..."의원급 참여 대다수, 부작용도 없더라"
복지부, '고령·만성질환·재진환자' 시행 "긍정 검토"...의료법 개정 협조 요청
김대업 약사회장,'약 택배배송 부작용' 강력 경고..."의료체계 근간 흔들 것"
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를 빌미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의료(비대면 진료)와 약 택배배송(비대면 제조)이 상시화될 것이라는 의료계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어, 의료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신현영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원격의료 제도화·활성화 필요성을 제기하며, 보건복지부에 구체적 방안 모색을 주문했다.
이들 의원들은 별도로 약 택배배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감염병 위험 방지와 국민 편익 제공이라는 원격의료 제도화 취지상 약 택배배송 역시 수반되는 것이어서 함께 제도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해, 약 택배배송의 부작용을 열거하며 제도화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김 회장은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강병원 의원은 우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한시적으로 시행 중인 원격의료의 국민편익성, 부작용, 국민 반응 등에 대해 물었다.
권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진료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코로나 위기상황이 아닌 경우 일반적으로 의료계에서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 사고발생 시 문제점에 대한 우려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시행해본 결과 큰 문제가 드러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민편익에 관해서도 "예비타당성 조사 중인데, 국민편익이 컸다고 생각한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환자 방문에 따른 감염위험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예고하고 있는데, 감염위기경보가 심각단계에서 밑으로 내려오면 한시적 비대면진료은 원칙적으로 중단된다"면서 "제도화를 위해서는 법적 뒷받침(의료법 개정)이 돼야 한다"고 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5월 청와대가 비대면 진료 구축계획이 있다고 발표했고, 지난 6월 김부겸 국무총리가 '규제챌린지'를 통해 원격의료 시행을 약속했다는 점을 상키시켰다.
이에 권 장관은 "이번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비대면 진료가 보충적 역할을 크게 했다고 생각한다. 의료계 우려하는 의료영리화 문제가 아니라 환자 편익증진, 의료 안전성 확보를 담보로 의원급 중심(한시적 허용 시 76% 의원급 활용) 고령 만성질환자 대상으로 재진에 한해 시행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강 의원도 동의했다. "몇 가지 원칙을 지킨다고 하면 의료계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의료계에도 도움이 될 듯 하다. 환자 거주지가 가까운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재진,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대상으로 하고, 대면진료와 병행하게 한다면 미래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디지털헬스케어업체인 (주)메쥬 박정환 대표이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원격의료 상시 제도화 가능성도 타진했다. 박 대표이사는 심장 관련 원격의료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강원도 디지털헬스케어 특구에서 원격모니터링을 시행 중이다.
박 이사는 "등산객 2000명 규모로 원격모니터링을 시행 중인데, 318명의 심장질환자가 발생했다. 자기가 알지 못한 심장질병을 알게 됐다. 이에 30명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았고, 이중 7명이 시술 처지를 받았다"면서 "심장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으면 충분히 건강한 삶 살 수 있지만, 심장질환 의료접근성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와 국회가 원격모니터링 정도라도 합법적으로 충분히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권 장관도 "원격모니터링은 굉장히 효과가 있다. 초진환자가 진료 진단을 받고 거기에 대한 치료를 모니터링 통해서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이상 있을 시 바로 의원을 방문 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생각한다"면서 "기기 안전성·유효성 확보를 토대로 건강보험과 의료법상의 제한된 범위 내에서 제도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신현영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비대면 진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닥더나우' 장지호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플랫폼 활성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먼저 의료계의 우려에 대한 대안이 있는가를 물었다. "원격의료 오남용, 단순진료에 이은 약 택배배송으로 악용되는 판을 깔아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와 특정 의료기관으로의 환자쏠림 가속화로 의료생태계 붕괴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이사는 "인지하고 있고, 자체로 관리시스템을 관리하고, 암호화해 정보유출에 대해 조심하고 있다. 최근 열 곳 이상의 플랫폼 업체가 모여 자국책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면 바로 적용하겠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플랫폼 업체의 갑질 우려도 제기했다. 처음에는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이용자가 늘어 독점적 지위를 획득하면, 유료화하는 등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전하며 상생모델 구축 가능성을 물었다.
장 이사는 "다음 달(위드 코로나로 원격의료 한시적 허용이 중단되면) 서비스 중단으로 망할까를 걱정하고 있다. 한시적 허용 믿고 싶지 않다. 국민에게 도움되는 방식으로 고려해주면 고맙겠다.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은 이유는 배달앱과 달리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관련 디바이스산업이 굉장히 크다(수익모델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신 의원은 "자가격리자, 워킹맘 등 '니드가 있다.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재택치료 활용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사각지대를 닥터나우가 메꾸고 있는 현상도 벌어진다. 공공기관의 서비스가 빠르지 못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민간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벤처·유니콘기업 육성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정부가 과감하게 이끌어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권 장관은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원격의료에 비급여가 포함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약계의 의견을 들어 제한조치를 취하고, 재택치료 활용 방안은 의학계와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약계는 위드 코로나 시행 시 약 태배배송 허용 연장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해, 약 택배배송의 부장용을 나열하며 국민건강 위협 요소라고 경고했다.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들 위험이라고도 주장했다.
김 회장은 "한시적 허용된 비대면 조제가 보건의료체계 근간을 흔들고 있다. 힘들게 막은 의약품 오남용을 극대화하는 행태로 나타나고 있다. '내 남편 비아그라 배달해주세요'식으로 홍보하고, 식욕억제제, 마약류, 졸피뎀을 미끼상품으로 내세우는 것이 무슨 규제개혁이고 혁신이냐"고 반문하면서 "환자 건강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 된다"고 밝혔다.
또 "개인업체가 국민의 민감정보 취급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면서 "다른 분야 플랫폼의 피해는 바로잡을 수 있지만, 국민 생명과 건강에 대한 피해는 바로잡을 수 없다. 정부가 좀더 예민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전 세계가 벤치마킹하려는 대상이라는 자부심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성숙한 플랫폼 때문에 망가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