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책임지는 질 높고 신뢰받는 거점병원 만들 것
진료·연구·인재양성 지원...환자와 따뜻한 소통·지역과 함께 발전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부끄러움이 없는 '좋은 병원'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교직원이 행복한 병원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장 가운데 첫 여성 교원 출신 병원장에 임명된 최승혜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장은 지난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1개월의 소회와 포부, 병원 운영 방향과 목표를 제시했다.
최 병원장은 "개원 3년 차를 맞아 병원의 양적·질적 성장이라는 당면 과제와 함께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인재 양성, 연구역량 강화, 조직문화 분야의 발전전략을 제시하겠다"며 "젊고 역동적인 교직원들이 잠재적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으로 도약하고,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발돋움 하기 위해 암·장기이식·심뇌혈관 등 중증질환 진료를 활성화하고, 핵심 인재 양성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스마트병원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긍정적인 조직문화에 역점을 둔 미래지향적인 발전 전략을 통해 환자 중심의 좋은 병원을 실현해 나갈 방침이다.
최 병원장은 "젊은 교원들이 70% 이상이라는 것이 장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젊은 교원들이 진료·연구 경험을 충분히 쌓으면 5∼10년 후 우리나라 어느 대형병원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1988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1998년 가톨릭대 대학원에서 외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성바오로병원 외과 근무를 시작으로 미국 UCLA Medical Plaza Breast Center(1999~2000년)에서 유방암 분야를 연수했다. 국내 여성 외과의사가 10여 명에 불과하던 시절, 외과의사의 길을 걸어간 1세대다.
성바오로병원 임상센터소장·진료부원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 은평성모병원 개원과 함께 진료부원장을 맡아 초석을 다지는 데 앞장섰다.
학계에서는 대한외과학회·한국유방암학회·대한갑상선내분비학회·대한종양학회 활동을 통해 학술 발전에 기여했다.
[이하는 최 원장과의 질의응답]
Q. 가톨릭중앙의료원 최초의 여성 교원 출신 병원장에 임명됐다. 소감과 각오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 무엇보다 지금 은평성모병원은 발전과 도약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교직원들과 함께 차근차근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다. 하느님이 지켜주시고, 함께 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병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Q. 은평성모병원 개원 멤버로 참여했다. 개원 이후 지난 2년 6개월간 코로나19를 비롯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개원 시 목표로 한 지역 거점 상급종합병원과 가톨릭의료원의 핵심병원으로 발전하는 장기 발전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단기·중기 목표를 단계적으로 이루어 나가야 한다. 환자 중심의 진료 문화와 시스템을 정착하고, 개선해 나가면서 진료를 양적·질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Q. 은평성모병원이 지향하는 목표와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중증질환을 책임지는 신뢰받는 지역 거점 상급종합병원,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CMC를 이끌어갈 대표 핵심병원, 무엇보다도 가톨릭 영성을 실현할 수 있는 병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진료는 물론 연구와 교육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의료진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Q. 은평성모병원의 향후 중점 육성 분야는?
=장기이식병원, 심장혈관병원, 뇌신경센터, 암센터, 혈액병원 5개 핵심 분야를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은평성모병원만의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성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개 중점 분야와 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각 임상과와 협력해 진료시스템을 구축하고, 다른 병원에서 전원한 중증응급환자를 최대한 책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런 진료시스템은 지역의료를 책임지고 신뢰받는 병원이 되는 첫 걸음이다.
진료권역 확장에도 노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환자 진료권을 서울 서북권(서대문구·은평구)을 넘어 경기 북부와 서북부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을 위해 'PI(Performance Improvement)' 시스템을 확대 개편할 것이다. 지표관리를 통한 효율적인 진료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환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수준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자안전시스템을 더욱 확고하게 정착시켜 나가겠다.
상급종합병원 도약은 은평성모병원이 꼭 이뤄야 할 목표다. 중증질환 진료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또한 연구 분야의 발전도 중요하다. 상급종합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연구 분야의 발전은 필수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국내 최대의 의료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고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교직원들이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연구 사업에 적극 참여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임상시험센터와 임상의학연구소를 기반으로 임상시험 활성화와 빅데이터와 AI 연구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
Q. 스마트병원 현황과 활성화 계획이 궁금하다.
개원과 동시에 음성인식 전자의무기록 연구소(Voice Lab for EHR)를 개소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음성으로 간호기록을 입력하는 Voice ENR을 도입해 현재 시범병동을 운영하면서 인공지능 음성인식 분야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Voice ENR은 지난 2년간 운영 과정에서 찾아낸 단점을 보완하고, 현장 간호사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휴대가 편리한 PDA 방식 적용, 전용 어플리케이션 개발, 소음 제거 기술 탑재 등 업무의 편의성, 효율성,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11월 중에 Voice ENR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으로 확대 적용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순차적으로 전 병동에 확대 운영함으로써 간호사의 근무 환경 개선을 통한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더불어 외래, 수술실, 처치실, 검사실 의료진이 음성으로 의무기록을 입력할 수 있는 Voice EMR도 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의료분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스마트병원으로 도약할 것이다.
개원 초기부터 가톨릭대학교-의생명산업연구원-은평성모병원이 협업하는 가톨릭스마트이미징연구센터(CSI-RD)를 구축했다. AI 연구와 개발은 물론 원격판독체계를 통해 지역사회 의료기관에 영상 판독을 지원함으로써 의료자원의 효율적 운영과 영상 판독의 수준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과 함께 모바일 앱을 이용해 해외 파견 근로자, 재외국민 등이 비대면 진료 후 처방약을 수령할 수 있는 '국제 스마트 진료 서비스' 구축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활성화 하면 해외 어느 곳이라도 양질의 대한민국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의료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