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국회가 감염병관리위원 과반수 추천'에 강력 반발

의협, '국회가 감염병관리위원 과반수 추천'에 강력 반발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1.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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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희 의원 '위원 절반 국회 추천' 내용 감염병예방법 개정안 발의
의협 "감염병 전문가 위원은 의협이 추천한 위원으로 구성해야" 건의

ⓒ의협신문
ⓒ의협신문

백신 계약 등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주요 시책을 심의하는 '감염병관리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위원 과반수를 국회가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의협이 추천해야 하고, 감염병관리위원회의 역할을 정보공개·관리감독 강화보다 전문성 제고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설치된 감염병관리위원회는 국가의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주요 시책을 심의하기 위해 마련된 위원회로서 국가방역체계 근간이 될 수 있는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기본계획의 수립 ▲감염병 관련 의료 제공 ▲신종감염병 유입에 따른 감염병 위기관리대책의 수립 및 시행 ▲감염병 대응, 예방접종을 위한 백신 및 의약품의 구매 등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 감염병관리위원회 위원은 감염병 관련 업무 담당 공무원, 감염병 또는 감염관리를 전공한 의료인, 감염병 전문지식 보유자, 시·도지사협의체 추천자, 비영리민간단체가 추천자, 그밖의 감염병 지식 및 경험이 풍부한 자(단, 민간위원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된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현재 감염병관리위원회 위원 중 상당수가 공무원과 지자체, 민간단체 추천위원으로 구성된 것에 대한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위원 절반의 추천 권한을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협에 이관할 것을 제안했다.

의협이 이런 입장을 정리한 계기는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지난 10월 21일 '감염병관리위원회의 위원의 2분의 1 이상을 국회가 추천한 사람으로 구성'하는 내용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 의원과 함께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야당 의원들은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등 국정감사와 보건복지위원회 현안질의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구입 및 접종 지연과 관련 방역당국과 감염병관리위의 책임을 물으며, 관련 정보공개를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야당의 강한 정보공개 요구에도 방역 당국은 백신제조사와의 계약 내용 비공개 원칙을 고수했다.

그러자, 야당 일각에서는 감염병관리위원회 위원 추천권을 국회에 귀속시키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 의원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 발의 배경에 이런 정치적 상황이 상당히 작용했다는 것이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야당의 감염병관리위원회에 대한 감시 및 관리감독 강화를 위해 자신들이 추천한 다수의 위원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려는 의도가 내포됐다는 것.

그러나 의협의 관점은 전혀 달랐다. 의협은 감염병관리위원회 전문성 제고를 위해 위원 절반의 추천권을 오히려 의협에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고, 국회에 의견을 전달키로 했다.

의협은 "감염병관리위원회의 위원은 해당 개정안(국회가 추천한 자 2분의 1이상)과 현행 법률에서 정하는 구성이 아닌, '감염병과 관련된 전문가(의사)'가 과반수 이상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를 통해 감염병 환자를 진료하는 현장과 감염의학의 전문지식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 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감염병관리위원회의 구성 비율은 의료법에 의거한 중앙단체인 의협의 추천자가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법안 개정 건의를 예고했다.

인천광역시의사회도 "감염병관리위원회는 정치적 합의나 논의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주 목적이 아닌 감염병으로부터 국민 건강과 삶을 지켜내기 위해 '전문적 감염관련 지식과 판단'을 하는 기구로, 국회가 개입해 구성원을 선정하는 것은 목적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을 국회 추천으로 채우는 것이 아닌 관련 사안에 대한 정보공개 및 과정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거나 입법화하는 방법 등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등도 "감염병관리위원회 위원 선정 및 임명은 질병관리청의 권한으로 국회가 위원 선정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반대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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