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참사 소식 듣고 아이티행...최빈지역 라 고나브섬에 새소망클리닉 개원
청소년 교육·전염병 예방·보건의료 인프라 구축 등 앞장...교육 통한 변화 꿈꿔
사단법인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내년 1월 12일 부산시청서 시상식
사단법인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는 제11회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로 김성은(54세) 글로벌케어 아이티 지부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내년 1월 12일 부산광역시청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1991년 경상국립의대를 졸업한 김성은 수상자는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거쳐 1999년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참사 소식을 접하자 그들을 돕기 위해 한국에서의 진료 활동을 정리한 후 이듬해 아이티로 향했다. 아이티 최빈지역인 라 고나브섬에서 활동하면서 긴급 구호와 기초생계 지원 활동을 비롯해 저소득층 청소년 교육과 보건·의료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이장호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김성은 수상자는 열악한 지역에서 전염병 예방 활동과 보건요원을 활용한 의료 네트워크 구축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어 냈다"라면서 "재해민 구호와 학교 및 위생시설 설립, 저소득층 생계 지원 등 복지사업도 활발히 펼쳤다"고 밝혔다.
김성은 지부장은 "수년 동안 의료·교육·지역 개발 등을 해 왔지만 돌이켜보면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남는다"라면서 "이태석 신부께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한 일들이 얼마나 어렵고 고귀한 일이었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이 상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남미 카리브 해에서 가장 큰 라 고나브섬은 오래전부터 죄수와 전염병 환자를 수용하면서 방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는 물론 상하수도 시설이 전무해 주민들은 비위생적인 물과 화장실로 인한 콜레라·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김성은 지부장은 "유아 사망 중 50% 이상이 설사로 생명을 잃는 일들이 일상으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전염병 치료와 예방을 우선으로 생각했다"면서 "뜻밖의 후원으로 꿈꾸던 의료시설 구축 계획을 구체화 하고, 두 딸의 대학 교육비를 병원 부지 구입비로 목적을 달리하면서 2017년 새소망 클리닉을 완공했다"고 설명했다.
빈민가에 위치한 새소망 클리닉은 경제 능력이 없는 환자를 진료하면서 무의촌도 찾아다니고 있다.
"약품이 너무 비싸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고충을 털어놓은 김 지부장은 "교통이 불편한 60여 개 마을 사람들을 진료하기 위해 보트를 이용한 이동 진료가 필요하지만 운영 비용이 많이 들어 걱정"이라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해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100여 명 정도의 학생이 다닐 수 있는 3개의 학교를 지었다. 80여 명의 빈민가 청소년들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후원 활동도 하고 있다. 직업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학교를 건립하고 교육 수준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가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김 지부장은 아이티 현지의 어지러운 사회 문제로 쫓기다시피 귀국한 상태.
"10만 명 정도의 주민이 극심한 가난과 질병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매일 1달러도 안 되는 수입으로 겨우 하루를 연명하고 있어요. 여러분의 관심과 조그마한 정성이 그 곳 사람들에게는 큰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김 지부장은 "현지 직원들과 도움이 필요한 마을 주민의 얼굴이 눈에 선해 마음마저 어지럽다"고 했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는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고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2012년 '이태석 봉사상'을 제정했다. 봉사상 시상식 외에도 청소년 교육·예술인 재능기부 음악회·의료봉사 등 국내외에서 나눔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1회 박무열 원장(방글라데시)을 시작으로 장진호 전명숙 부부(코트디부와르)·유의배 신부(산청 성심병원)·양승봉 원장(네팔·베트남)·차초로병원 의료진(파키스탄)·이호열 신부(몽골 돈보스코센터)·장철호 원장(미얀마 베데스다클리닉)이 이태석 봉사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