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뉴스결산⑥의료계, 수술실 CCTV 등 의사 옥죄는 입법풍토 '우려'

2021년 뉴스결산⑥의료계, 수술실 CCTV 등 의사 옥죄는 입법풍토 '우려'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1.1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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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안전사고 보고 의무화·중대재해처벌·세탁물 관리 강화 '줄줄이 시행'
'금고 이상' 선고시 의사면허 취소 등 처벌 강화법도 법사위서 계류 중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등 임원들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의료법 개정안 국회 심사에 맞서 국회 앞에서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펼쳤다. ⓒ의협신문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등 임원들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의료법 개정안 국회 심사에 맞서 국회 앞에서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펼쳤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2021년 한 해 동안에서 의사를 포함한 의료계를 옥죄는 법률안들이 적지 않게 국회를 통과하면서 의료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올해 국회를 통과한 일명 '의사 옥죄기' 주요법안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의료법 개정안을 필두로 환자안전사고 보고 의무화·중대재해처벌·세탁물 관리 강화 등 관련 법안들이다.

지난 8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의료법 개정안은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 수술실 내부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시행일은 공포 후 2년으로, 2023년 하반기 그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CCTV 설치 대상 의료기관은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 전체이다. 애초 '모든 의료기관 수술실'에 CCTV를 설치토록 했지만, 의료계의 문제 제기 등으로 전신마취가 필요 없이 부분 마취나 국소 마취 등을 하는 소규모 수술실을 운영 중인 상당수 의료기관은 CCTV 설치 및 촬영 대상에서 제외됐다.

더불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CCTV 설치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또 녹음 의무화 조항도 삭제됐으며, 녹화영상 보존기간 역시 의료기관의 여건을 고려해 '촬영 후 30일'로 정했다.

특히 ▲의료기관 장이나 의료인이 수술이 지체될 경우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 질 것이라 판단되거나, 심신상의 중대한 장애를 가져오는 응급수술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 조치가 필요한 위험도 높은 수술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따른 수련병원 등의 전공의 수련 등 그 목적 달성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은 환자의 요구가 있더라도 촬영 의무에서 제외됐다.

영상 열람 또한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 법원의 재판 업무 수행을 위해 관계기관이 요청한 경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의료분쟁 조정 또는 중재 절차 개시 이후 환자의 동의를 받아 해당 업무 수행을 위해 요청한 경우, 수술에 참여한 환자와 의료인 모두가 동의한 경우로 제한했다. 열람을 허용한 사례 외에 영상을 탐지하거나 누출·변조 또는 훼손한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처벌토록 했다.

열람 비용도 열람을 요청한 환자가 부담토록 했다.

또한 개정안 시행이 유예되는 2년 동안 수술실 CCTV 설치 및 촬영 기준 등 세부적인 내용을 정비해 보건복지부령에서 정하도록 했는데, 사실상 의료계와의 협의가 전제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포괄적으로 CCTV의 설치 기준, 촬영의 범위 및 촬영 요청의 절차, 영상정보의 보관기간, 열람·제공의 절차 등에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은 법 시행 유예기간 동안 의료계와 협의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협 등 의료계는 보건복지부령 협의를 통해 독소조항을 최대한 제거할 방침이다.

그러나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파는 벌써부터 의료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징후가 인턴들의 전공분야 선택경향이다.

실제로 2022년도 레지던트 모집 현황에 따르면 인턴들의 지원이 소위 인기과에 쏠렸고, 환자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 등 필수진료과 지원율은 바닥을 쳤다.

외과는 191명 정원에 132명이 지원해 지원율 69%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77% 보다 낮아졌다. 흉부외과는 64명의 정원 중 22명만이 원서를 냈는데 지난해 35명이 지원한 것 보다 크게 줄었다. 산부인과 역시 155명 모집에 97명이 원서를 내면서 62%의 지원율을 보였는데, 지난해 72% 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의료기관 내 중대재해 발생 시 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의사에게 1년 이상의 징역,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중대재해처벌법(2022년 1월 시행 예정) ▲의료기관 근로자 임금명세서 교부·임신 근로자 출퇴근 조정 허용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700만원 이하 관태료를 부과하는 근로기준법(지난 11월 19일 시행) ▲의료기관 세탁물 관리 강화 관리규칙) 수집 용기, 소독 등 관리 강화 의료기관 평가인증 기준(지난 8월 11일 시행) ▲중대한 환자안전사고에 대해 보고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하는 환자안전관리법 개정안(지난 7월 1일 시행) 등도 의료계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재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계류 중인 의사면허 취소 등 처벌 강화 의료법 개정안 역시 향후 열리는 임시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의료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개정안의 골자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고, 형 집행 후 5년간 면허 재교부를 금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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