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5억원 '킴리아'부터 25억원 '졸겐스마'까지...초고가 신약 줄줄이
의약품 접근성 향상 당위 불구 재정 영향 무시 못해...갑론을박 이어질 듯
올해 제약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감자는 고가약 급여 적용 논란이다.
기술로 무장한 신약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환자의 의료접근권 향상을 위한 급여 적용 요구들이 높아졌는데, 비용이 워낙 고가라 건강보험 재정에 미칠 영향이 큰 탓에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선봉에 선 것은 한국노바티스의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T 치료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다.
킴리아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면역세포(T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전정보를 도입한 후 환자의 몸에 재주입하는 새로운 방식의 함암제다.
다른 약제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재발성·불응성 혈액암 환자에 치료대안으로 꼽히며 주목을 받아오던 차에,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국내 도입이 확정됐다.
문제는 비용이다. 현재 비급여인 킴리아 치료비용은 약값만 환자 1인당 4억 6000만원, 기타 비용을 합했을 땐 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백혈병환우회 등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킴리아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는 올해 국정감사 현장에서 주요 이슈로 다뤄지기도 했다.
정부의 고민은 깊다. 건보 급여를 통해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명제가 존재하나, 비용이 워낙 고가라 타 질환 환자들과의 보장 형평성 문제나 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민치 않을 수 없는 탓이다.
킴리아가 향후 이어질 이른바 초고가 첨단신약 급여 작업의 선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결정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당장 노바티스가 약값이 25억원에 달하는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의 급여 등재를 준비하고 있고, 바이엘코리아의 '비트락비(라로트렉티닙)' 등 연간 약값이 수억원에 달하는 암종불문 항암제들도 잇달아 국내 허가를 획득하고 급여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고가 약제들에 대해 일단 급여 목록에 올려 환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고, 향후 평가를 통해 약효가 없으면 비용을 환수하는 방식(선등재 후평가·신속등재제도)으로 급여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정부 입장에서는 협상력 저하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감 쟁점화 이후 킴리아는 급여 등재의 첫 관문인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 현재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킴리아를 필두로 한 고가약 급여 등재 논란은 현재 진행 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