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대비 1.1%p ↑...상급종합 70.0%, 종합병원 68.6%, 병원 49.8%, 의원 59.6%
중증질환 중심 보장성 확대 여파...건보공단, 2020년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 발표
문재인 정권이 야심차게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일명 문재인 케어)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책 추진 4년차인 2020년도 건보 보장률이 65.3%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매년 1%대 보장률 상승세를 고려하면, 2021년도 보장률은 70%에 못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문케어 추진에 따른 2020년 건강보험 보장률은 65.3%로 전년(64.2%) 대비 1.1%p 증가했다. 비급여 부담률은 15.2%로 전년 16.1% 대비 0.9%p 감소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환자 비급여를 포함한 총 진료비는 약 102조 8천억원. 건보공단은 총 진료비 중 보험자부담금은 67조 1천억원, 법정 본인부담금은 20조 1천억원, 비급여 진료비는 15조 6천억원으로 추정했다.
의료비 부담이 큰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MRI 및 초음파 급여 확대 등)로 종합병원급 이상 보장률은 전년 대비 0.5%p 증가한 68.6%로 높아졌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보장률은 70.0%를 기록했다. 의원급 보장률은 59.6%로 저조했다.
반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보장률은 2019년 51.4%에서 2020년에는 49.8%로 0.6%p 줄었다. 건보공단은 병원급 보장률 감소 이유로 재활 및 물리치료료(도수치료 등), 처치 및 수술료, 치료재료대(백내장 환자에 대한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 관련 등) 등 비급여 비중 증가가 검사료 및 주사료 비급여 항목 감소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했다.
종합병원급 이상 공공의료기관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72.6%로 민간의료기관(65.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고액진료비 질환 보장률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1인당 중증·고액진료비 상위 30위 내 질환(백혈병, 림프암, 췌장암 등) 보장률은 82.1%(+0.8%p), 상위 50위 내 질환(30위 내 질환, 치매, 패혈증, 호흡기 결핵 등) 보장률은 80.1%(+1.2%p)로 나타났다.
중증·고액진료비 질환을 제외한 보장률을 산출한 결과 2018년 56.7%, 2019년 57.7%, 2020년 58.2%로 소폭 상승세다.
건보공단은 주요 인구·사회학적 특성별로 보장률도 분석했다.
아동·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비 부담경감 정책의 효과로 5세 이하(70.8%), 65세 이상(71.2%)의 보장률은 다른 연령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생식기 초음파 급여 확대 및 난임시술 기준 확대로 여성층 보장률은 62.6%(+1.6%p)로 높아졌다.
소득계층별 건강보험 보장률 및 본인부담상한제 효과를 보면 직장 및 지역가입자의 소득분위별(건강보험료 분위로 구분) 보장률은 하위소득분위가 상위소득분위보다 높았다. 본인부담상한제 정책 효과도 하위소득분위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한편 지난 28일 퇴임한 김용익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도 최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퇴임사에서 건보 보장률 목표 미달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전 이사장은 문케어에 관해 "부분적으로 성과가 있었지만, 애초 뜻한 만큼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