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전파율 높아지면 토착화 빨라진다

코로나의 역설?…전파율 높아지면 토착화 빨라진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2.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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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 역설적인 연구결과 수리모델로 입증
백신접종률 80%이상 전제…과학적 접근 통해 미래 예측 정책 반영 필요
고위험군엔 연구결과 적용 주의…위중증 병상 확보 등 의료체계 정비해야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 위중증화 비율이 낮아지고 전체 중증 환자 수도 감소하는 등 경증 호흡기 질환으로 토착화되는 과정이 오히려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KAIST·기초과학연구원 소속 수학자·의학자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수학 모델 연구를 통해 백신접종률이 접종 대상자의 80%가 넘게 충분히 이뤄진 경우 '높은 바이러스 전파율은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화 비율을 낮춘다'는 역설적 연구결과를 2월 14일 발표했다.

이태 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주가 우세 종이 되면서 한국을 비롯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미크론 유행이 오히려 코로나19가 경증 호흡기 질환으로 토착화되는 것을 앞당기면서 팬데믹 종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일부 유럽 국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 대책을 완화하고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정책에 돌입한 상황이다. 

김재경 KAIST 교수(수리과학과·기초과학연구원 의생명수학 그룹 연구책임자), 홍혁표 KAIST 석박사통합과정, 노지윤 고려의대 교수(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기초과학연구원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장)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바이러스 전파율이 변화하면 코로나19 토착화의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수학 모델을 만들어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 면역반응을 짧게 유지되는 중화항체 면역반응과 오래 유지되는 T세포 면역반응으로 나누어 수학 모델에 적용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택했다. 이와 함께 돌파감염이 빈번히 일어날 수 있지만, 돌파감염 후 회복하고 나면 면역반응이 다시 증강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백신 접종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 일시적으로는 코로나19 환자 수는 증가하지만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화 비율이 낮아지면서 위중증 코로나19 환자 수는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코로나19가 경증 호흡기 질환으로 토착화되는 과정이 오히려 빨라질 수 있다는 역설적인 연구 결과를 얻었다.

KAIST·<span class='searchWord'>기초과학연구원</span> 공동연구팀은 바이러스 전파율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토착화 과정을 수리 모델을 통해 비교했다. 바이러스 전파율이 낮은 경우에 비해 전파율이 높은 경우에 오히려 코로나19의 중증화 비율이 감소되고, 토착화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 전파율이 높은 경우 중증 비율 뿐 아니라 전체 중증 환자 수도 감소되는 결과를 얻었다. 다만,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는 경우 환자 수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인구의 80% 이상 충분히 이뤄지고 중환자 관리 의료체계가 갖춰진 후에 방역 정책 완화를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AIST·기초과학연구원 공동연구팀은 바이러스 전파율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토착화 과정을 수리 모델을 통해 비교했다. 바이러스 전파율이 낮은 경우에 비해 전파율이 높은 경우에 오히려 코로나19의 중증화 비율이 감소되고, 토착화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 전파율이 높은 경우 중증 비율 뿐 아니라 전체 중증 환자 수도 감소되는 결과를 얻었다. 다만,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는 경우 환자 수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인구의 80% 이상 충분히 이뤄지고 중환자 관리 의료체계가 갖춰진 후에 방역 정책 완화를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이 가정한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는 상황은 실제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나 오미크론 등 전파가 잘 되는 변이주의 출현으로 일어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미크론 자체의 낮은 위중증 성질은 배제하고, 높은 전파율이 일으키는 결과를 예측한 것으로서 코로나19 토착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령이나 기저질환 유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위중증률은 수학 모델에서 고려치 않았다. 

연구팀은 "특히 고위험군 집단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적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코로나19 환자 수가 너무 많아지면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도 있으므로, 이런 점을 고려해 연구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적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향후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으로 다시 전환할 때는 무엇보다 위중증 환자를 수용할 병상 확보 등 의료체계의 정비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재경 교수·홍혁표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이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수학 모델을 잘 활용함으로써 인간의 직관으로는 유추하기 어려운 역설적인 연구결과를 얻었다"라며 "앞으로도 의학 연구에서 수학 모델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노지윤·신의철 교수는 "오미크론이 우세 종이 되고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무조건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 접근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2월 11일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Increasing viral transmission paradoxically reduces progression rates to severe COVID-19 during endemic transition' 제목으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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