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환자 지키며 이웃 속으로...(사)이웃사랑의사회 '인술'

탐방환자 지키며 이웃 속으로...(사)이웃사랑의사회 '인술'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2.0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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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당시 국민 인식 개선 위해 결성..."의술을 인술로 승화"
꾸준한 봉사·기부활동 '참의사상' 구현...의료계·지역사회 '귀감'

코로나19 장기화가 전 세계적으로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 특히 감염병 팬데믹 반복이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에서 의료계가 의료전문가로서 제시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보건의료체계 개편 방안들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직접 뛰어들어 인술을 펼치거나, 십시일반 모은 기금과 성금으로 긴급구호·봉사활동을 펼쳐 의사단체들도 사회적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런 단체 중 하나가 전라북도 전주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단법인 이웃사랑의사회(이사장 최영태·전주시 덕진재활의학과의원장/회장 이재은·전주시 은소아청소년과의원장·전주시의사회장)'이다. [의협신문]은 이웃사랑의사회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대한민국 의사상, 의술을 뛰어 넘은 인술을 조명했다.

ⓒ의협신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이웃사랑의사회는 지속해서 나눔 활동은 펼치고 있다. ⓒ의협신문

'의약분업' 계기로 깨어난 의사들..."국민·사회·지역 속으로"
(사)이웃사랑의사회의 태동은 의약분업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의료계는 정부의 의약분업 강행에 반대하며 휴업과 폐업 투쟁을 벌이면서 의약분업이 국민 불편과 의료비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알렸지만, 돌아온 것은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하는 국민의 냉소와 외면이었다. 그러자 의사 사회 내부에서 의료계의 정당한 요구를 국민이 공감하고 지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먼저 사회와 지역 속으로 뛰어들어 국민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는 자각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전주시의사회 회원들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과 봉사부터 시작하자고 의기투합했다. 2003년 처음으로 '사랑의 구좌 갖기 운동'을 통해 종잣돈 300만원을 모았고, 이웃사랑의사회의 전신인 '사랑나눔회'를 발족했다. 사랑나눔회는 이후 8년 넘게 지역사회에서 의료봉사와 기부활동을 펼쳤다. 사랑나눔회 활동은 의료계 내에서 인지도를 높였고, 2011년 '제28회 보령의사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역량이 성장한 사랑나눔회는 2013년 소아암 환자 후원 음악회 수익금 6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이 알려지면서, 더 많은 회원들이 사랑나눔회에 동참하게 됐다. 특히 '제34회 보령의사봉사상' 대상 수상자인 김임 원장(전북 전주시·김임신경정신과의원)을 필두로 지역사회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던 최은영·류영근·이석재·이재은·이상권·임성일·나승용 원장 등 회원들의 동참은 사랑나눔회 활동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국민 위한 '참의사'상 구현...'의술'을 '인술'로 사회에 환원
의료계의 인정과 지역사회의 인식 확산으로 고무된 사랑나눔회는 보다 체계적인 봉사·기부활동을 펼치기 위해 2016년 3월 사단법인화해 '이웃사랑의사회'를 설립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기획재정부로부터 기부금 인가단체로 인정받아 법정기부금 영수증도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지역의사회 봉사·기부활동 단체로서 처음으로 법인화를 한 이웃사랑의사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 갔다.

이에 힘 입어 '지역 의사회와 함께 봉사하는 의사상'을 만들고, 보건의료 전문인으로서의 사회적 정체성과 역할을 확립하기 위한 활동을 확대했다. 전북 익산시에 지부를 결성하고, 전북 시·군의사회로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현재 개인 회원 100여 명과 전북변호사회, 지역 의학회·의사단체, 다른 봉사법인 등 10여 개 단체가 정기·수시 후원자로 참여하는 탄탄한 단체로 자리잡았다.

이웃사랑의사회는 주요 사업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수술지원 사업(슬전치환술/TKR 수술비 지원) ▲1대1 자매결연(주치의)사업 ▲청소년 생활장학금 지원사업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복지 사업 ▲사회복지단체 후원 사업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저소득층 수술지원 사업은 걷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무릎 수술을 지원하는 사업. 수술비용을 이웃사랑의사회와 수술병원이 협조해 지원한다. 지금까지 20케이스의 TKR 수술비를 지원했다.

1대1 자매결연 주치의 사업은 의사 회원들의 사회봉사 활동 참여를 유도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참 의사상 구현을 위해 어려운 이웃과 의사회원을 매칭시켜 경제적, 심리적 도움을 주는 사업이다. 2021년 현재 1대1 결연 사업 수혜자·수혜단체(개인, 장애인, 청소년단체, 아동지역센터 등)는 24개이다.

청소년 생활장학금 지원 사업은 저소득 가정 결식 학생이나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에게 일시적 지원금이 아닌 매월 생활비형 장학금을 지급해 학업 기간 중 경제적 도움을 주는 사업이다. 2021년 현재 생활고로 학업 중단 위기에 있던 학생 19명이 지원을 받아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복지 사업은 독거노인,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장애인 등 사회적 소외계층을 지원 및 후원하는 사업이다.

사회복지단체 후원 사업은 아시아이주여성센터, 척수장애인협회, 청의, 전주영아원, 중증장애인협회 등에 정기적으로 경제적·의료적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이와 별도로 2001년 사랑나눔회 시절 처음 인연을 맺은 러시아 '스카스크'시와 스리랑카에 정기적으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 사업활동을 살펴보면, 지난 1월 21일 설명절을 맞아 전주시 완산동에 130만원 상당의 명절맞이 상차림 물품을 전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에게 따뜻한 명절을 맞도록 작은 정성을 보탠 것으로, 매년 추석과 설에 지역사회 곳곳을 방문해 상차림 물품을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1일에는 겨울철을 맞아, 에너지빈곤층을 위해 전주시의사회와 전주연탄은행에 380만원을 후원하고 연탄 3500장 나르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9월 28일에는 익산시의사회와 함께 원광대학교병원 원누리후원회에 저소득층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 지원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지난해 5월 10일에는 전주시 덕진동 주민센터를 찾아 덕진동에 거주하는 저소득 가정 고등학교 1학년생 2명에게 장학금 640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월 10만원씩 1인당 320만원을 지원 받게 된다.

회원 후원금·유관단체 후원·다양한 사회활동으로 기금 조성
이웃사랑의사회는 현재 100여명에 달하는 전주시의사회 회원들이 자발적 후원으로 활동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1년 1구좌 10만원인 자발적 후원금을 매월 10구좌, 50구좌씩 후원하는 회원도 있다.

여기에 유관단체의 후원과 바자회·자선 음악회 등 다양한 사회활동 모금도 기금 조성에 큰 보탬이 된다.

2021년 현재 조성된 기금은 1억 5000만원을 넘어섰다.

활동 영역, 지역 넘어 전국·해외로...새터민·북한동포 지원도 꿈꿔
이웃사랑의사회는 지금도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정례회의에서 활동 보고·향후 활동 계획 및 집행 등을 결정하고 있으며, 활동 시야와 효과를 넓히기 위해 지역 보건소장과 방문보건팀을 초청해 공동추진사업도 논의하고 있다.

최영태 이웃사랑의사회 이사장(사진 왼쪽)과 이재은 회장(오른쪽). ⓒ의협신문
최영태 이웃사랑의사회 이사장(사진 왼쪽)과 이재은 회장(오른쪽). ⓒ의협신문

최영태 이웃사랑의사회 이사장은 "이웃사랑의사회가 지원한 어려운 이웃들이 자립해 사회에 복귀하고, 청소년이 잘 성장해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하는 등 독립적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지원 대상의 결과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어서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그런 부분도 감내하고 각오를 다지면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랑나눔회 시절부터 20여 년을 활동해오면서 지역주민과 직접 접촉하고 체온을 나누다보니 의사, 의료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일부 존재하던 부정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 앞으로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회원들을 이웃사랑의사회에 동참시켜 의료계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활동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지원 대상자를 잘 선정하는 것이다. 의외로 고려할 점들이 많아서 쉽지 않은 작업이다. 활동 예산은 수익금 규모 내에서 편성하기 때문에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활동에 지장이 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에 관해서는 "지역사회의 인정과 후원 회원들의 증가를 토대로 최근에는 활동범위 확대 꿈도 꾸고 있다. 전북 지역 시·군에 지부 설립을 확대하고, 다른 광역시도와 연계를 통해 활동영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해외이주여성, 외국인노동자, 다문화가정 아동 등에 대한 지원을 검토 중이다. 현재 러시아와 스리랑카 등에서 펼치고 있는 해외지원사업 역시 중·장기적으로 지원 폭과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정치·사회적 여건을 고려하면서 탈북 새터민들의 자립 후원, 북한의 아프고 굶주린 아이들을 돕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포부를 밝혔다.
 
이재은 이웃사랑의사회장은 "회장으로 활동한지 3년 밖에 안 됐다"라면서 "직접 지역사회에 나가보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개인과 단체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많다. 다행히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사 동료들이 많아 함께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예산과 활동 범위를 많이 늘리고 넓히고 싶지만 아직은 한계를 느낀다. 뜻을 같이할 동료들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지자체의 행정력 협조를 얻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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