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손보업계 "도수치료 의학적 근거 충분지 않은 의료행위" 안내
의협 "임상적으로 효과 있다는 논문 많고 보건복지부도 의료행위로 해석"
"일부 손보사 잘못된 임의적 해석 문자 받은 국민 개의치 말아달라" 당부
대한의사협회가 실손보험 손실의 원인이 마치 의료기관의 과잉진료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금융감독원 및 손해보험업계의 행태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도수치료를 치료방법이나 치료횟수 등에 대한 의학적인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의료행위로 매도하고, 이러한 도수치료를 행하는 의료계까지 비도덕적 집단으로 몰고 있는 일부 손보사의 행태도 비판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업계는 지난해부터 '비급여누수방지 TF'를 구성, 실손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판단한 도수치료 등 9개 비급여항목에 대해 지급기준 강화 작업을 진행중이며, 오는 4월부터 과잉진료 실손보험을 손질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A손보사는 가입자 등에게 '도수치료 청구시 유의사항 안내'라는 문자를 보내 "도수치료는 치료방법이나 치료횟수 등에 대한 의학적인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의료행위"라고 안내했다.
또 "증상의 개선, 병변호전 등이 객관적인 검사결과 등을 토대로 확인된 경우에 한해 보상이 가능하므로 향후 지속적인 도수치료 계획이 있는 경우 치료의 적응증 해당여부와 증상개선, 병변호전에 대해 병원에서 객관적인 평가 및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지 등을 충분히 확인하라"고도 안내해 모든 책임소재가 의료기관에게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의협은 "현재 실손보험에는 비급여항목에 대한 세부인정기준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등 많은 허점이 존재한다"고 밝히면서 "그런데도 일부 손보사는 국민들에게 실손보험 가입을 유도할 때는 마치 의료기관에서 행하는 모든 비급여행위가 보장되는 것처럼 설명해 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작 보험 가입자가 이에 대해 청구하면 각종 서류 제출을 요구하면서 보험금 지급을 기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의협은 "이는 분명 보험상품 설계를 잘못한 손보사의 책임이며, 이를 무조건 국민이나 의료기관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수치료 관련 일부 손보사들의 잘못된 해석을 바로잡기 위해 관련 전문학회의 의견을 토대로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의협은 "도수치료가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논문은 많다"면서 "보건복지부 또한 도수치료에 대해 의학적·해부학적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근골격계통의 통증 및 기능 저하를 치료하는 의료행위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금융감독원과 손보업계는 도수치료 등을 과잉진료라고 호도하고 있지만, 과잉진료에 대해 의료법상 정의는 따로 없으며, 의료행위와 진단은 의료인의 전문적인 의학적 지식과 경험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기에 특정 검사를 수행했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이를 의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과잉진료는 건강보험 급여행위상의 개념이지 도수치료와 같은 비급여 영역에서 적용될 수는 없는 개념이라는 것도 짚었다.
의협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또한 건강보험 요양급여 심사업무 체계에서는 과잉진료 여부 심사라는 것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요양기관의 진료행위, 즉 요양급여가 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해 해당 기준에서 규정한 요양급여의 방법이나 절차, 상한 등을 초과했을 경우 이를 통상 과잉진료라고 지칭한다고 해석하고 있다"며 효과성 여부와는 별개의 개념임을 강조했다.
의료기관과 환자 간의 갈등 구조를 통해 반사이익을 취하려는 손보사의 행태도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의학적으로 입증됐을 뿐만 아니라, 의사가 의학적 전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결정해 시행한 의료행위를 폄훼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가입시킨 선의의 국민들을 기망하고 의료기관과 환자 간에 갈등 구조를 만들어 경제적 반사이익을 취하려는 일부 손보사의 행태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수치료 관련 일부 손보사의 잘못된 임의적 해석 문자를 받은 국민들은 개의치 말고, 진료기관 의사와 상의해 향후 진료방향을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의협은 "손보업계 또한 아무리 손해율 감소를 위한 지급기준 강화 목적이라도, 국민과 의료기관에 대한 호도를 통해 그 목적을 달성하려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상품설계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근거로 가입자를 설득하는 방향으로 진행해나갈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