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백신 부작용 연구 첫 발표…인과성 인정 사례 늘까?

'한국인' 백신 부작용 연구 첫 발표…인과성 인정 사례 늘까?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3.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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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한림원, 급성심근염-mRNA 백신 인과성 '인정'...사망률 증가 '관찰 안 돼'
질병관리청 "연구 결과 적극 수용…인과성 인정기준 확대 시 소급적용할 것"

2021년 10월 7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백신 이상반응 피해자 가족이 발언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2021년 10월 7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백신 이상반응 피해자 가족이 발언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의 첫 번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의 과학적 근거 마련 첫걸음을 뗀 것으로, 백신 부작용 인정 사례 증감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인과성 인정 기준이 확대될 경우 이전 사례에 소급 적용할 방침을 밝히면서, 연구 결과의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는 지난 3월 4일 첫 번째 연구결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2일 발족했다. 국내 이상반응 신고사례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거시적·통계적 관점에서 인과성을 다시 살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첫 번째 연구결과에서 백신접종에 따른 사망률의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급성심근경색증도 인과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급성심낭염과 뇌졸중 역시 인과성을 인정할만한 근거가 부족해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반면, 급성심근염은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을 인정할만한 근거가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박병주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장은 "이번에 진행한 인과성 평가연구는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개인을 대상으로 한 이상반응에 대한 인과성 인정 행정기준은 아니라는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부탁드린다"며 "향후 원활한 연구진행에 필요한 정확하고 신속한 자료 확보를 위해 정부 등 관련 기관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백신 부작용 인정 사례 증가? 감소?…질병청 "인과성 인정기준 확대 시 소급적용하겠다"

2021년 10월 7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백신 이상반응 피해자 가족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2021년 10월 7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백신 이상반응 피해자 가족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급성심근염에 대한 인과성 근거가 명확해졌다는 점에서 인정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수 있다. 반면, 사망이나 인과성 근거가 미약하다고 집계된 이상반응의 경우 오히려 인정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예측도 가능한 상황. 이에 이후 질병청의 입장 발표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위원회 발표 이후 입장문을 통해 "적극 수용 검토 예정"임을 밝혔다.

해당 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 이후 본격 추진됐다. 여·야 의원들은 이상반응 인과성 입증에 대한 보상 범위 확대와 구체적 설명·안내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당시 국감장에서 "아직까지 백신 부작용 인과성 논의를 진행 중이다. 근거가 계속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근거들을 계속 반영하면서 보상 범위를 조정해 가겠다"면서 "인과관계 인정 근거 수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 구성 이력을 볼 때,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 연구 결과는 실제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 인과성을 결정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위원회 발족 당시 박병주 위원장은 직접 "분석 결과가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 전달돼 위원들이 해당 근거를 기반으로 개별 사례의 인과성을 평가하는 데 참고 후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질병청 역시 이번 연구 결과 이후 밝힌 입장문에서 "코로나19백신 안전성위원회에서 mRNA 백신 접종 이후 심근염이 통계적 연관성을 충족한다고 발표했다"고 정리하며 "위원회 의견을 적극 수용·검토할 예정이다. 예방접종피해보상전문위원회,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등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빠른 시일 내에 인과성 평가결과, 접종 실시기준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검토 결과, 인과성 인정기준이 확대되면 앞선 사례에 소급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함께 전했다.

질병청은 "인과성 인정기준이 확대되는 경우, 기존 사항에 대해 소급 적용할 예정"이라며 "기존 피해보상을 신청한 경우 별도의 신청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국민 브리핑은 3월 14일 진행될 예정이다.

■ 급성심근염 인과성 기준 '충족' 급성심낭염 '과다 보고 의심'…사망률 증가 '관찰 안 돼'

박병주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장(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원장)이 3월 5일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 1차 포럼에서 위원회 연구방법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의협신문
박병주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장(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원장)이 3월 5일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 1차 포럼에서 위원회 연구방법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의협신문

백신안전성위원회가 이번 연구 결과에서 백신(mRNA-화이자, 모더나 등)과 인과성이 '있다'고 결론 내린 이상증상은 급성심근염. 연구진은 해외 연구결과 인과성의 기준을 충족한다고 봤다.

2021년 3~8월 사이, 국내 전체 인구집단에서 인구 10만 명당 약 0.043건의 급성심근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관찰된 발생률은 6개월간 급성심근염 10만명 당 0.367건으로, 기대값 대비 8.5배(95% 신뢰구간 0.37∼0.23)나 높았다.

백신 1회 접종 후 급성심근염의 위험구간의 발생률은 대조구간 대비 화이자백신 3.57배(95% 신뢰구간 2.48∼5.14), 모더나백신 5.67배(95% 신뢰구간 2.38∼13.50)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발생률 증가가 관찰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얀센 백신에서는 발생률 비의 유의한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심근염은 국내 자료에서 비뚤림의 발생가능성이 있으나 유의한 발생률 증가가 확인됐다. 해외의 위험률 증가와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며 "해외 연구결과 인과성의 기준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급성심낭염의 경우, 백신 1회 접종 후 급성심낭염의 위험구간의 발생률에서 유의한 증가가 관찰됐지만 '과다 보고'가 의심된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단명을 확인하는 과정이 추가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2021년 3~8월 사이, 국내 전체 인구집단에서 인구 10만 명당 약 0.170건의 급성심낭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관찰된 발생률은 6개월간 급성심낭염 0.228건(10만명당)으로 1.3배 증가했다. 

백신 1회 접종 후 급성심낭염의 위험구간의 발생률은 대조구간 대비 화이자 백신 9.60배 (95% 신뢰구간 5.01∼18.41), 모더나 백신 7.00배(95% 신뢰구간 2.74∼17.41)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발생률 증가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심근염이 동반되지 않은 심낭염은 국내 자료에서의 발생률 증가가 관찰됐지만 급성심낭염은 추가적인 조사와 관찰기간이 필요하다"면서 "현재까지 인과성을 인정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해외 연구결과에서도 인과성의 기준을 완전히 만족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히 "급성심낭염의 경우 mRNA백신 접종 후 흉통으로 내원한 환자의 상당 수가 심낭염의 진단기준을 만족하지 않음에도 진료시의 진단명이 급성심낭염으로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어 과다보고 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백신 접종 후 흉통으로 질병청에 보고된 6만여명의 환자에 대해 얼마나 많은 환자에서 건보공단의 진단명이 급성심낭염으로 되어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코로나19백신과 전체 사망률 증가 분석결과에서도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외래기반 과거대조군연구: 코로나19백신 접종자와 특성이 유사한 2019년·2020년 인구집단과의 접종기준일 14, 28일 이내 사망률 비교 ▲자기대조군연구: 자기대조군을 활용한 접종자의 접종 직후(접종 후 42일까지)와 백신의 급성이상반응의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되는 대조구간(접종 후 43일째에서 84일까지)의 사망률 비교 ▲인플루엔자백신 대조군연구: 자기대조군을 활용한 접종자의 접종 직후(접종 후 42일까지)와 백신의 급성이상반응의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되는 대조구간(접종 후 43일째에서 84일까지)의 사망률 비교의 3가지 방법을 사용,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외래기반 과거대조군연구에서 코로나19 백신 1회, 2회 접종자와 2019년, 20년 대조군의 기준일자 14일, 28일 이내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코로나19백신 접종군의 사망률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모든 종류의 백신 1회 접종자의 사망률 비는 대조구간 대비 위험구간에 1.00배(95% 신뢰구간 0.97∼1.02)로 위험구간과 대조구간의 전체 사망률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인플루엔자백신 대조군 연구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코로나19백신 1회, 2회 접종자와 인플루엔자백신 접종자(2020년∼2021년)와의 14일, 28일 이내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코로나19백신 접종군의 사망률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종합 분석을 통해 "코로나19백신 접종은 3가지 대조군을 활용한 연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사망률의 증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연구결과는 통계적 검출한계와 연구방법론에 따른 한계가 존재한다"면서 "특히 혈소판감소성혈전증, 아나필락시스, 심근염 등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이상반응이 매우 드물지만 존재하고, 이외에 다른 알려지지 않은 이상반응에 대해서도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외 급성심근경색과 뇌졸중 역시 인과적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뇌졸중의 경우 현재까지 연구로는 백신접종과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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