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국채발행 포함 50조 고수...기재부, 15∼35조 편성설 나돌아 '혼란'
추경규모 따라 의료보상예산 부활 영향...예산집행 '새정부 출범 후' 전망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코로나19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예산/의료기관 손실보상예산 포함) 편성을 놓고 펼치는 팽팽한 줄다리기에 의료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위의 50조 안이 관철될 경우 지난 2월 1차 추경예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삭감된 의료기관 손실보상 2조 400억원과 파견 의료인력 수당 2340억원 등 부활 가능성이 높은 상황.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1차 추경예산 심의 때와 마찬가지로 국가재정 부담 가중을 이유로 대규모 2차 추경예산 편성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인수위의 뜻이 반영된 예산 편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여야, 인수위 중심 2차 추경안 편성 '공감대'...기재부 반대는 여전
3월 30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국민의힘 송언석 의원)는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에서 '인수위 중심으로 추경안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기재부가 성의를 갖고 추경안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한 것으로 알져졌다.
대통령 당선인과 국회가 모두 50조원 규모의 2차 추경안 편성을 재확인했지만, 기재부의 반대도 만만찮다. 기재부가 기존 추경 편성을 위한 국채발행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 인수위 측도 올해 예산의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최대 35조원의 추경안 편성은 가능하지만, 국채발행 없이 50조원 추경 마련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국회와 인수위 관계들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경 기재부가 14조∼15조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편성해 인수위에 보고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3월 29일에는 35조원 규모의 추경안 편성설도 제기됐지만 기재부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인수위 "올해 예산 지출구조조정 후 국채발행"...의료계 기대 '불씨'
인수위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인수위는 3월 2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5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추경안 편성을 위해 기재부와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지출구조조정부터 시행 후 최후의 수단으로 국채발행을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진료 및 치료에 2년 넘게 헌신하고 있는 의료계의 손실을 충분히 보상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이로써 의료계로서는 50조 추경안 편성에 따른 2조 400억원의 의료기관 손실보상예산과 2340억원의 파견 의료인력 수당예산 부활의 기대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인수위가 기재부 반대 물리치면 국회 통과는 무난할 듯
인수위가 기재부의 반대에도 50조 추경안을 확정하면, 국회 의결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2월 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1차 추경안 심의 당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이 편성·제출한 추경안을 대폭 인상해 의결한 바 있다.
당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은 기재부의 반대를 의식해 1조 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만을 보건복지위에 제출했지만, 보건복지위는 의료기관 손실보상예산 등 무려 13조 4000억원을 증액해 총 14조 9000억원 규모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소관 추경안을 의결했었다.
보건복지위 의결 추경안은 기재부의 반대에 부딪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지만, 여야가 의료기관 손실보상예산을 포함한 추경안 편성에 이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차 추경 집행시기는 새정부 출범 5월 10일 이후로 예상
인수위가 추경안 규모를 확정하더라도 국회의 의결을 거쳐야 추경안 편성이 완료된다. 여야는 인수위가 추경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하면 4월 내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역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회동 이후 추경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
다만 수십 조원에 이르는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국채발행 규모에 대한 논의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따라서 여야의 뜻대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4월 말이 될 가능성이 높고, 실질적으로 집행되는 시기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는 오는 5월 10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