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성명 발표…"한의사는 의학적인 기준으로 환자 상태 평가 못해"
정부의 코로나19 대면진료 확대 방침에 따라 한의원이 외래진료센터 신청이 가능해지자 의료계에서는 '최악의 방침'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의사는 의학 교육을 받지 않아 환자의 상태를 평가할 수 없어 결국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칠 것이라는 이유 때문.
대한개원의협의회는 4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가까운 동네 병·의원을 외래진료센터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한의원을 포함시키는 최악의 방침을 발표했다"라며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한의학이라는 비과학적인 대처를 받게하는 것은 질병 그 자체보다 더 비참하고 중대한 위협을 만들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이외 기저질환·외상 등에 대한 대면 진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외래진료센터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3월 2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확진자들이 증가하면서 대면진료 수요가 늘고 있다"며 "환자가 필요한 대면진료를 좀 더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외래진료센터를 적극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래 진료 부분에 있어서 이전에는 호흡기질환, 호흡기로 인한 증상, 또 코로나19에 대한 증상 진료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모든 병·의원을 대상 기관으로 확대하는 것은 (코로나19 외)다른 질환에 대한 진료이기 때문에 한의원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대개협은 "한의사는 의학 교육과 수련을 받은 경험이 없으며, 의학적인 기준으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할 수도 없고, 경구 혹은 정맥 전문의약품을 처방할 수도 없는 직역"이라며 "만약 중증으로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게되면 환자의 정확한 평가와 적절한 치료 시기가 늦어져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잃게 되는 일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개협은 "정부는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살신성인하고 있는 의료인들이 자괴감에 빠지지 않도록, 그리고 건강보험 재정이 비과학적인 치료로 낭비되지 않도록,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본 방침을 당장 철회하라"며 "엄중한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뒷전이고 오직 한방의 영역 확장의 기회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한의사와 정부 관계자는 자성하라"고 밝혔다.
한편, 외래진료센터를 신청한 의료기관은 신청 후 별도 심사 없이 신청한 날부터 즉시 대면진료를 실시할 수 있으며, 참여하는 병·의원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수가 청구가 가능하다. 외래진료센터 신청은 종별에 따라 병원급은 3월 30일부터 시작했으며, 의원급은 오늘(4일)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