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수 지음/북스타 펴냄/1만 6500원
부모에게 자녀 교육은 난제 중 난제다. 풀기도 어렵고 다가서기조차 어렵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느 부모나 모두 같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상처받고 부모들은 벽에 부딪친다.
입시와 사교육에 내몰린 우리 아이들은 지나치게 많은 학습시간으로 인해 수면부족에 시달리며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삶의 만족도는 늘 밑바닥이고,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스스로 불행해지며, 행복에서 멀어진 아이들의 모습만 남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네이처> <사이언스> 등 세계적 과학 저널과 인문사회과학 저널에 실린 논문 300여 편의 해석과 이해를 기초로 정리하고 분석한 <미래형 인재 자녀교육>(부제: 사교육 없는 최상의 교육 가이드)이 출간됐다.
공인회계사이면서 과학·역사·종교 관련 글을 쓰고 있는 김근수 작가가 펴낸 이 책은 핀란드와 유대인 교육방식에 주목한다.
세계적으로 유수한 논문의 결과는 특별하지 않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단지 막연한 불안이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
마음껏 운동을 하면서 뛰어 놀면 신체적 건강은 물론 집중력이 좋아지고, 정서적으로도 풍부해지며, 학업 성과에서도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핀란드에서 학교는 즐거운 곳이고 청소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적게 공부하면서도 최고의 학업능력을 보여 준다.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2%밖에 안 되지만 노벨상의 20%, 미국 아이비리그 입학생의 20∼30%를 차지한다.
핀란드와 유대인 아이들의 공통점은 잘 놀고 즐겁게 운동하고 충분히 잔다. 그들은 행복하면서도 학업 능력은 세계 최고다.
선행학습이 필요 없고 오히려 해가 된다는 교육 전문가나 과학자의 지적에도 우리는 아무것도 시키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아이들을 사교육의 올무에 가둔다.
아이의 뇌는 커가면서 배우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형성된다. 단지 지식과 정보만 저장시키는 '장치'가 아니다.
사교육으로 대별되는 일방적인 지식 전수만으로는 제대로 지적 능력이 개발되지 않는다. 게다가 인간은 컴퓨터·기계와는 달리 감정과 의지가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하려는 동기가 있어야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한다.
타율적인 사교육 입시 공부는 아이들이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케 하고 고통을 주며 흥미를 잃게 하고 타고난 재능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
저자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자녀교육에 대한 지론에 집중한다.
두 지성은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우리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하고 있을까.
'아름다운 방황과 따뜻한 방목'(최재천), '아이의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김형석).
이 책은 두 석학의 언급을 과학 관련 논문을 근거로 왜 그렇게 교육을 해야 하는지,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알려준다. 무엇이 정말로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그리고 잘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인지 과학적 근거를 하나씩 하나씩 제시한다.
모두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실패로 치닫는 사교육과 선행학습('스카이 캐슬'과 입시 공화국의 자화상/실패한 교육, 불행한 청소년) ▲성공, 행복한 자녀 교육(자녀 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수동적 사교육의 문제점/다양한 경험과 놀이의 중요성/잘 자고 푹 쉬고 즐거운 학습/자연 친화적 자녀 교육) ▲부모가 알야야 할 자녀 교육의 과학(부모의 생활 습관과 아이의 지능/과학적 교육으로 향상되는 청소년 지적 능력/선천적 지능, 후천적 지능/지적 능력은 지능이 아닌 문제 해결 능력) 등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교육에 다가서는 마음가짐을 돌아보게 한다(☎ 031-955-8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