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병실 내 무선초음파 환경 구현…"빠른 진단 돕는다"

길병원, 병실 내 무선초음파 환경 구현…"빠른 진단 돕는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4.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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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임상과에 무선초음파 '소논' 보급...진료에 적극 활용
70대 환자, 병실서 무결석 담낭염 발견 당일 협진 통해 수술
입원전담전문의 배치 통합내과, 포괄적 치료 제공 회복 도와

라한나 가천대 길병원 통합내과 교수가 병실에서 무선초음파 <span class='searchWord'>소논</span>을 이용 진료하고 있다.
라한나 가천대 길병원 통합내과 교수가 병실에서 무선초음파 소논을 이용해 진료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의 병실 내 무선초음파 환경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길병원은 최근 세계 최초로 무선초음파를 청진기 같이 활용할 수 있는 무선초음파 환경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길병원과 힐세리온은 지난 2014년 초소형 무선초음파 '소논'을 개발한 이후 정욱진 가천심혈관연구소장(심장내과)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등 10여건의 국책연구사업들을 통해 무선심초음파와 스마트패치 등을 개발 중이다.

길병원은 현재 17개 임상과에 소논을 110대 이상 보급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초음파음 처방이 이뤄지면 와이파이로 무선초파의 워크리스트에 전달되고, 시행 후 전송을 누르면 차세대 디지털 의료영상 정보시스템(PACS)에 업로드되는 시스템이다. 

응급실·중환자실·병실은 물론 외래에서까지 초음파를 사용해 임상현장 초음파 'Point of care ultrasound(POCUS)' 환경을 만들어 청진기 대신 휴대용 무선초음파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소논은 지난 2014년 가천대 길병원과 힐세리온이 함께 개발했다.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는 가천의대 출신 의사로서 진료현장의 필요성을 반영해 고성능 초음파 기기를 전문의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논을 기획했다. 

소논의 효율성은 진료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최근 속쓰림을 주소로 길병원 통합내과 병동에 입원한 70대 후반 여성 환자는 소논을 통해 담낭염을 발견한 후 치료해 건강을 되찾았다. 

고령에 류마티스 관절염 등 기저질환이 있던 환자는 속쓰림과 복통이 이어지자 길병원에 입원했다. 각종 검사와 경과 관찰, 치료가 이뤄지던 중 환자가 극심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자, 입원전담 전문의인 라한나 교수(통합내과)가 즉석에서 소논을 이용해 담낭염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었다.  

라한나 교수는 입원 첫날 진행한 복부 CT 검사에서 급성 담낭염이나 담낭 결석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초기 복부 CT에서 보이지 않았던 급성 담낭염의 통증이 명치쪽 통증으로 방사(방사통)해 표현되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급성 담낭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논으로 복부 여러 부위를 진찰했다. 이후 이뤄진 정밀한 초음파 검사에서 환자의 담낭벽이 두꺼워져 있으며, 담낭 주위에 액체저류(fluid collection)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라 교수는 "통상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CT와 초음파 진단에서 결석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환자에게 급성 무결석 담낭염이 의심돼 특수 내시경 초음파(EUS)를 이용 다른 질병은 없는지 검사했고, 다른 질병가능성을 최종 배제한 후 진단을 확실히 해 외과와 상의해 수술적 치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전체 급성 담낭염의 약 10%를 차지하며 주로 외상·수술·화상·패혈증·장기간 금식·비경구적 영양섭취 등이 원인이며, 방치할 경우 빠르게 염증이 진행되고 출혈이 일어난 뒤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천공 발생 시 사망률은 약 30%에 이른다. 

라한나 교수는 "환자의 속쓰림은 2주 이상에 걸친 부실한 영양섭취로 인한 담낭 운동 기능 부전에서 기인했을 것"이라며 "진단 당일 소화기내과 김연수·김의주 교수를 비롯 외과 교수진과 긴밀한 협진을 통해 빠르게 수술을 진행해 환자가 건강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진단이나 발견이 늦어져 합병증이 발생하면 고령인 환자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2017년 인천 최초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도입해 통합내과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는 병동 내에 상주해 환자들의 병력 청취부터 검사까지 진단과정을 두루 살피고, 응급치료·약물치료·검사 및 상담·영양관리 등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치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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