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포럼, 21일 '새로운 정부 공공의료 확충 과제' 국회 토론회 개최
공공정책수가 엇갈린 평가…'의료민영화 VS 의료자원 효율 배분' 엇갈려
김계현 연구부장 "규제보다 지원정책이 효율적, 공공정책수가 긍정적 평가"
새로운 정부가 추진을 예고한 공공의료 정책 중 공공정책수가와 관련해 각 직역간 의견이 엇갈렸지만,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역 의료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70개 중진료권별 공공병원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에 대해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공공의료포럼은 4월 21일 국회 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서동영·소병철·신현영·이수진·이용빈·정성호 의원. 정의당 배진교 의원,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과 함께 '새로운 정부 공공의료 확충 과제와 지방자치단체 역할'을 주제로 공공의료포럼 제4차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과 나백주 서울시립대 교수(도시보건학)는 각각 '새 정부의 공공의료 정책 전망과 대응과제'와 '지역 공공병원 설립 추진 현황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형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공공의료 정책 중 핵심 정책인 ▲공공정책수가 ▲필수의료 국가책임 ▲지역의료 공공성 강화를 짚으며 "공공영역을 민간영역으로 넘겨주거나 민간영역에 위탁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의료민영화에 가까운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보건부 독립 역시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보건자원을 잘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하는 취지를 갖지만, 윤석열 정부는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없다. 의료 산업화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나백주 교수는 공공병원에 대한 개념을 적극 확대해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 교수는 "한국의 공공의료가 취약한 단적인 사례는 공공병원을 체계로 이해하지 않고 취약지 및 취약계층만 상대하는 특수목적 병원으로 규정하는 것"이라며 "공공의료를 지역사회 의료접근성 및 예방의료 부족 등에 대한 현실 진단과 해결의 중심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 공공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큰 대도시 병원 전문의료진의 정기 순회 진료체계 구축 등 공공보건의료전달체계 운영이 보완되고 의사가 학생, 전공의 시절부터 취약지 의료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멘토링 학술활동 지원 등 취약지 의료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지역 공공병원 확충을 위해 중앙정부가 중진료권별 공공병원을 설립 시 예비타당성 심사를 면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제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공공정책수가를 의료자원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계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부장은 공공의료에 대한 정의에 대해 "공공보건의료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이라고 짚으며 "공공정책수가의 기본 방향이 감염병 예방과 대응에 대해 평상시가 더 중요하고, 규제보다 지원 정책이 효율적이라는 점, 필수의료 분야의 인프라 확보 측면에서 시설·운영비 지원, 수가 보전 등을 통해 국민 안전망을 확보하겠다는 점 등의 큰 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앞서 20대 대선 정책제안에서 '공익 의료 국가책임제'를 언급하며 민간의료기관의 공공적, 공익적 기능에 대해 보상 및 지원을 강화하고 공공의료기관의 사회적 책임, 민간과 차별화된 기능을 평가하고 이에 맞는 보상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 밖에 김 연구부장은 지역 공공병원 확충 및 의료 자원 배분과 관련해 지역별 지리 공간적 특성, 인접지, 해당 지역의 현황 및 특성, 환자의 의료이용 행태, 이동행태 등 복합적인 관점에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행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에서 전국을 70개 중진료권으로 나눠 지역 의료체계를 확립해 지역 의료격차를 완화해야겠다는 계획에 대해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부장은 "통계청은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인구 자연감소 국토연구원은 대도시 인구집중 및 과소지역 확대 심화, 국토교통부는 우리 인구의 약 92%의 도시지역 거주 현상을 발표하는 등 범부처 합동으로 지역소멸 선제 대응을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다"며 "보건의료정책만 한국의 미래사회, 환경변화에 대한 고려 없이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 70개 진료권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별로 의료기관 신·증축이 진짜 필요한지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공공병원 설립 시 무조건적인 예비타당성 심사를 면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