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차 정총 의협, 분석심사·경향심사 참여해서 바꾼다

제74차 정총 의협, 분석심사·경향심사 참여해서 바꾼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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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 의결 "1년간 참여 후 내용 분석...의협 영향력 확대"
"참여해야 피해·이득 여부 판단할 수 있어" 무게...찬성 82명(반대 63명) 의결

4월 24일 개최한 의협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그간 반대 입장을 견지하며 전면 불참을 선언했던 '분석심사'에 한시적으로 참여, 문제점을 직접 파악하기로 결정했다. 재석 대의원 147명 중 82명이 찬성했고, 62명은 반대의견을 냈으며 1명은 기권했다.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4월 24일 개최한 의협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그간 반대 입장을 견지하며 전면 불참을 선언했던 '분석심사'에 한시적으로 참여, 문제점을 직접 파악하기로 결정했다. 재석 대의원 147명 중 82명이 찬성했고, 63명은 반대의견을 냈으며, 2명은 기권했다.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가 대의원회 의결에 따라, 분석심사에 한시적으로 참여키로 했다. 

의협은 4월 24일 열린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전문가심사위원회(Professional Review Committee, PRC) 및 전문분과심의위원회(SpecialReview Committee, SRC) 위원을 추천키로 했다. 1년간 한시적으로 참여해 분석결과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보고한 뒤 계속 참여 여부를 다시 결정할 계획이다.

기존 심사는 개별 청구명세서 건별로 급여기준에 부합하느냐 여부를 가리는 방식. 하지만 심사 물량과 의료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한계에 봉착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2019년 만성질환(고혈압·당뇨병·만성폐쇄성 폐질환·천식)과 급성기 진료·시술(슬관절치환술)을 분석심사 선도사업 대상으로 선정, 데이터 분석기반의 심사체계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심사체계는 분석자료 결과와 청구 현황 등을 바탕으로, 변이가 감지될 경우 집중 계도 및 정밀심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보험당국은 7월부터 분석심사 본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의협은 2019년 선도사업(시범) 실시 당시부터 분석심사 반대 입장을 견지하며 관련 위원회 참여를 거부해 왔다. 지난해 열린 제73차 정기총회에서도 분석심사에 참여하기 않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의협이 빠진 상황에서 보험당국이 계획대로 본사업을 시행하면 의료계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고, 분석심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단 참여해서 내용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렸다. 

해당 안건은 4월 23일 보험·학술 분과위원회에서 가결된 후 4월 24일 정기총회 본회의에서 다시 반대 의견이 개진되면서 별도 안건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재석 대의원 147명 중 82명이 찬성했고, 63명은 반대의견을 냈으며, 2명은 기권했다. 

박준일 의협 보험이사는 "현재 정부는 분석심사와 경향심사의 완성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협이 SRC와 PRC에 참여하고 있지 않아 의견을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의원급보다 병원급에 유리한 지표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어떻게 운영되는 지를 모르고, 회원들의 피해를 예방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또 모든 심사기준은 심평원에서 공개하고 있고, 3년 동안 심사에 따른 의학적 판단을 건드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면서 "정보 수집 및 의견 개진을 위해서라도 참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내과학회 위원으로 현재 3년째 PRC에 참여 중인 오승준 의협 학술이사는 "SRC는 지표개발, PRC는 지표에 따라 문제 의료기관들을 살펴보는 역할을 하는 위원회다. 의협의 참여해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직 심사 삭감이라는 기조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참여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좌훈정 대의원(개원의)은 "분석심사가 급여 기준에 의하지 않은 자의적인 삭감으로 이어지는 등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총액계약제의 단초가 될 우려가 있다"며 "상황이 바뀌었다면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겠지만 아직 이러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시적으로라도 다시 참여하겠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분과회의에서도 치열했던 논의…"참여 후 실익 챙기자" 무게

본회의에 앞서 23일 보험·학술분과위원회는 60명의 대의원 중 43명이 참석해 분석심사위원회 참석 여부를 두고, 치열한 토의를 진행했다.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본회의에 앞서 23일 보험·학술분과위원회는 재석대의원 38명 중 27명이 찬성(반대 11명), 분석심사위원회 1년간 한시적 참여를 의결했다.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앞서 4월 23일 열린 보험·학술 분과위원회에서도 분석심사 참여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분석심사에 참여해 의협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대구광역시의사회와 전라남도의사회에서 각각 안건을 상정했다.

김정철 대의원(대구)은 "학회와 병원의 경우 분석심사 관련 위원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나 현재 의협은 관련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심사체계 개편의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황 대의원(경북)은 "반대만 한다고 해도 진행되는 제도에 대해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반대하는 입장이라도 참여해서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며 참여 의견에 힘을 실었다.

조문숙 대의원(서울) 역시 "위원회에 참여해 실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분석해야 회원들에게 피해가 되는지 이득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번 참여를 결정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만큼 더 신중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주신구 대의원(병원의)은 "분석심사를 반대했던 가장 큰 이유는 총액계약제로 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면서 "한 발짝이라도 들어가는 순간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갈 수 있다. 이전 대의원회에서 분석심사 참여는 절대 반대라고 결정했던 사안인 만큼, 의결사항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헌영 대의원(부산)은 "심평의학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또 하나의 제약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아직 많다. 믿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다는 얘기"라면서 "해당 제도가 어떤 내용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회원이 많다. 집행부에서 회원들에 충분한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험·학술 분과위에서는 PRC·SRC 위원회에 한시적으로 참여, 분석심사체계 개편 내용을 명확히 파악하고, 의협이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재석 대의원 38명 중 찬성 27, 반대 11). 

한편, 전문가심사위원회에는 46명,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에는 150명 등 총 196명을 위촉한 상태다. 지난 한 해 동안 221회를 운영, 총 1895건을 심의·의결했다.

정기총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보험·학술 분과위원회 의결안건은 '분석심사 대책'을 비롯해 ▲노인 가산제 및 노인정액제 개선·의원급 본인부담률 20%로 인하 등 KMA POLICY 특별위원회 POLICY(안)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수가협상 문제점 해결을 위해 보험자와 의약단체가 공정한 입장에서의 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중재계약 정책 추진' ▲비급여 영역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규제에 관한 법적 대응을 비롯한 '비급여 규제 관련 대책' ▲노인 정액제 개선·본인부담금 체계 개편 등 '수가정상화 등 행복한 진료실 환경 만들기'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련 대책 ▲실손보험을 비롯한 민간보험 대책 ▲필수평점 관리를 비롯한 회원 (연수)교육 등을 집행부에 위임, 추진키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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