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간호법 수정안 통과 시 "파업 불사"

국회 간호법 수정안 통과 시 "파업 불사"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4.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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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협 "간호법, 환자 안전 위협·의료 시스템 붕괴...즉각 폐기해야"
"직역 간 갈등을 부추기고, 의료인 면허체계 혼란 빠뜨려"

지난 4월 19일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단독법 철회 촉구 궐기대회'.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지난 4월 19일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단독법 철회 촉구 궐기대회'.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지난 4월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간호법을 상정해 심의를 진행하자 간호법 제정 시도의 중단 및 법안의 즉각 폐기를 요구했다. 특히 국회에서 간호법 수정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몇 가지 내용만 바뀐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4월 29일 성명을 통해 "국회는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간호법을 즉각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병의협은 "간호법은 보건의료인간 형평성 문제를 유발해 직역 간 갈등을 부추기고, 의료인 면허 체계를 혼란에 빠뜨려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국회 보건복지위는 의료계를 포함한 대부분 보건의료단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오로지 대한간호협회의 이익만을 위해 간호법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는 거의 모든 보건의료단체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강력한 투쟁까지 불사하자 부담을 느끼면서도 어떻게든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수정안을 제시했다"라며 "다만 몇 가지 내용만을 바꾼다고 간호법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간호법이 통과되면 정부나 국회가 언제든 간호법의 내용만 바꾸면서 간호 직역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병의협은 간호법에 포함된 간호사 처우 개선 조항이 근로기준법보다 더 구체적이고 직접 명시되어 타 직역 근로자와의 형평성이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간호법 제5장에는 간호사 직역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과 관계된 내용을 법으로 만들어 간호사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 장기근속 유도, 숙련 인력확보를 국가와 지자체가 정책으로 수립하고 재정지원까지 하도록 했다"며 "이는 근로기준법보다 더 구체적이다. 타 직역 근로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나 추후 타 보건의료 직역의 단독법 발의의 명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병의협은 "간호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게 된다면 파업까지 불사하는 전 보건의료계의 강력한 투쟁과 국민의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는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간호법을 즉각 폐기하라

지난 4월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의료계에서 수차례 반대했던 간호법을 상정하여 심의하였다. 간호법은 보건의료인간 형평성 문제를 유발하여 직역 간 갈등을 부추기고, 의료인 면허 체계를 혼란에 빠뜨려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높은 법안이므로, 그동안 수차례 간호협회를 제외한 모든 보건의료계 단체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온 악법 중에 악법이다. 그런데 국회 보건복지위는 의료계를 포함한 대부분의 보건의료 단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오로지 간호협회의 이익만을 위해 악법인 간호법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국회는 간호협회를 제외한 거의 모든 보건의료인 단체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간호법이 통과될 시에 강력한 투쟁까지 불사하자, 부담을 느끼면서도 어떻게든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수정안을 제시하였다. 수정안에서는 간호사 업무 범위를 의료법의 내용대로 '진료의 보조'로 수정했고, 요양보호사와 조산사 관련 내용을 삭제하였다. 또한, 간호조무사의 경우도 업무 범위를 현행 의료법에 준용하도록 바꾸고, 간호조무사 중앙회 설치 조항까지 신설해서 간호조무사 협회의 요구를 들어주는 모습을 보이면서 보건의료인 단체들의 단합을 막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내용만을 바꾼다고 해서 간호법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간호법이 통과되면, 정부나 국회가 언제든 간호법의 내용만 바꾸면 간호 직역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의료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 일선 간호사들은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를 들면 지금도 간호사들이 극렬히 반대하는 지역 간호사제 등의 제도를 간호법 개정을 통해 보다 쉽게 시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선 간호사들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법을 만들어놓고, 마치 이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간호사들이 피해를 입을 것처럼 호도하는 간호협회와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지금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범위를 의료법에 준용시켜 놓았지만, 추후 간호법을 개정하면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바꾸어 간호사가 단독 개설권을 가질 수도 있고, 간호사가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 등의 타 보건의료 직역에 대한 지도권을 가질 수도 있다. 지금은 간호사가 의료법에 속해 있기 때문에, 간호사와 관련된 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므로 의사 및 다른 의료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제시하거나 반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간호법이 만들어지면 타 보건의료 직역들이 간호법 개정안까지 관심을 가지지 못할 수도 있고, 또 간호법 개정안에 관계도 없는 의사나 타 직역들이 왜 왈가왈부하느냐는 식으로 대응이 가능해져 실질적으로 개정안을 막아내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간호 업무는 타 보건의료 직역의 업무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간호법 개정안은 타 보건의료 직역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에, 잘못된 간호법 개정안은 의료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또한 간호법에서는 간호사 등의 권리 및 처우 개선과 관계된 내용을 법령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이것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 간호법 제5장에 나와있는 법령들은 간호사 직역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과 관계된 내용을 법으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해서 간호사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 장기근속 유도, 숙련 인력 확보를 국가와 지자체가 정책으로 수립하고 재정 지원까지 하도록 해놓았다. 그리고 의료기관 장으로 하여금 간호사 등의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을 위하여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법에 명시했다. 또한 간호사의 권리를 규정하면서, 간호사 인권침해 금지 법령도 만들어 간호사 등에게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인권침해 행위로 규정하여 금지시키고, 간호사의 일과 가정 양립 지원 역시 법령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 법령들의 내용이 모호하기 때문에 앞으로 의료 현장에서 간호 직역과 타 보건의료 직역 사이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매우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간호법 제5장의 내용은 대부분 기존의 의료법에는 없는 내용들인데, 이러한 내용들이 의료법에 없었던 이유는 의료인도 근로자이기 때문에 근로 환경이나 처우 개선을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간호법은 근로기준법보다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간호사 처우 개선 조항을 만든 것이다. 이는 타 직역 근로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부분으로, 이러한 형평성 붕괴는 추후 타 보건의료 직역의 단독법 발의의 명분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보건의료인 업무 범위와 면허 체계는 혼란을 맞이하게 되면서 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픈 환자와 일반 국민들이 입을 수밖에 없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본 회)를 비롯한 의료계 단체들은 그동안 간호법의 문제점들을 논리적으로 지적해왔고, 법안 통과의 부당함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회 보건복지위는 이러한 의료계의 조언과 주장을 무시하고, 간호법 통과를 공언하고 있다. 이에 본 회는 국회에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간호법 제정 시도의 중단 및 법안의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한다.

상식이 있고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국회라면 당연히 간호법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만약 본 회의 기대와는 다르게 간호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게 된다면, 파업까지 불사하는 전 보건의료계의 강력한 투쟁과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강력한 투쟁을 위해 의협을 비롯한 전 의료계 단체들은 즉각 단체행동을 위한 투쟁체를 조직하여 빠르게 투쟁을 시작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2022년 4월 29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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