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단체 반대에도 간호 악법 폐기 아닌 '계속 심사' 결정 유감" 표명
특정 직역만을 위한 법 제정…"공정 해치고 의료 현장 와해" 비판
"무리한 법 제정 강행 시 의협·간호조무사협회 등 10개 단체 극한투쟁" 경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와 호소에도 간호 악법을 상정해 심의절차를 진행하고, 논의 결과가 '폐기'가 아닌 '계속 심사' 결정을 내린 상황에 대해 의협 간호단독법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의협 비대위)가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4월 27일 간호 악법이 가진 독소조항들이 인식되어 그 내용을 ▲간호법 우선 적용 삭제 ▲간호사 업무범위를 현행 의료법대로 유지 ▲간호조무사 보조업무 관련 조항 삭제 ▲요양보호사 관련 조항 삭제 등으로 조정하고 계속 심사 결정을 했다.
이와 관련 의협 비대위는 2일 입장문을 내고 "만약 보건복지위원회가 간호 악법의 내용을 조정안과 같이 수정하더라도 대한간호협회가 강행하고 있는 나머지 조항들은 현행 '의료법'과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의 개정으로 충분히 현실화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직역만을 위한 법을 새로이 제정하는 것은 입법 과잉이며 행정력 낭비인 동시에 차별적 특혜로, 의료 현장의 다양한 보건의료 인력의 근로환경을 악화일로에 놓이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 비대위는 "현행 의료법상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간호 독점을 불허한다면, 더 이상 새로운 법을 만들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건의료기관에 대한 원활한 보건의료인력 수급을 지원하고, 보건의료인력의 근무환경 개선 및 복지 향상, 우수 보건의료인력 양성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보건의료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보완한다면, 새로운 법 제정 없이도 충분히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의협 비대위는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보건의료정책의 방향성이 결정되고 보건의료인력의 통합이 절실한 시기"라면서 "주무부처로서 보건복지부는 책임감을 갖고 간호 악법 제정에 관한 의견을 성실히 수집하되, 위와 같은 중대한 문제점을 인지했다면 이를 지적하고 철회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 눈치만 살피다 정작 국민에게 닥칠 피해를 예상하고도 막지 못한다면, 주무부처로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비대위는 간호 악법이 가진 폐단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이의 폐기를 요청했음에도,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입법 독주를 멈추지 않고 간호 악법을 재상정해 의결한다면 의협을 비롯한 보건의료 10개 단체는 강력히 연대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의협 비대위는 "가용한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고 모든 소속 회원들이 일치단결해 극한투쟁에 나서겠다"며 "이로 인한 의료현장을 마비와, 겨우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악화로부터 현 정부는 책임을 피할 수 없으며, 차기 정부는 극심한 난제를 떠맡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민의의 기관이어야 할 국회가 특정 직역의 이익만을 반영한 입법 성과주의에 휘둘려 악법 제정을 강행하는 것은 우리나라 의회민주주의 70여 년의 역사에 오점으로 길이 기록될 것"이라며 "간호 악법이 국회에서 반복 논의되어 불필요한 직역의 갈등을 초래하고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의협 비대위는 "국회에서 간호 악법이 폐지될 때까지 한 순간도 감시의 눈을 거두지 않고, 악법이 완전히 폐기되는 시점까지 최선을 다해 이를 저지하겠다"며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의료계를 분열시키는 간호 악법을 즉시 폐기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