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현 지음/군자출판사 펴냄/1만 2000원
세계적 수준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저렴한 가격, 최고의 의료접근성….
한국의 의료시스템 이야기다.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
그런데 우리보다 잘 사는 선진국들은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따라 하지 않는다. 왜 일까.
정재현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부회장(해운대부민병원 진료부장·내과전문의)이 한국 의료보험제도의 문제점과 대안을 진단한 <우리는 바른 의료를 누리고 있는가>를 펴냈다.
완벽해 보이는 한국의 의료시스템에 선진국들이 눈길을 돌리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가 권력에 의한 국민의 자유 제한이 필요하고, 특정 집단의 과중한 노동이 시스템 유지에 필수적이며, 결국 장기적으로는 지속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 의료시스템이 왜 이런 형태를 유지하게 됐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료보험제도의 역사와 진행과정, 독특한 의료보험제도의 특징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공정하고 바른 의료시스템에서는 국민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언제든 의료를 이용할 수 있고, 적정 수준 이상의 의료의 질을 유지하며, 의료 이용에 대한 적정한 비용 지불이 이뤄져야 한다.
이 책은 의료보험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모색을 통해 '우리는 바른 의료를 누리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다.
저자가 제시하는 의료보험제도의 기본 원칙은 명확하다.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의료는 보편적으로 보장하고, 복수의 보험자간 경쟁을 통해 경영·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며, 보험 가입·선택에서 가입자의 자유와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
또 가입자와 보험자 사이의 정보비대칭성이 보완돼야 하며, 가입자 의료비 부담 증가는 최소화하면서도 보험재정의 건정성을 확보하고, 보험자와 의료공급자는 동등한 관계에서 협상하고, 민간의료기관의 경우 자유와 공정한 경쟁이 보장돼야 한다.
이와 함께 의료서비스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가입자의 선택권 제한보다는 인센티브와 책임 강화를 적절하게 운용해 가입자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새로운 의료 기술 및 약제를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하고, 보건의료정책 결정은 의료 전문가들로 이뤄진 기구의 자문에 따르며 자문기구의 중립성·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
모두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의료보험이란 ▲한국 의료보험의 역사 ▲한국 의료보험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외국의 의료보험제도 ▲ 한국 의료보험제도의 대안 등을 중심 주제로 바른의료를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은 "한국 의료의 모든 문제점은 처음부터 잘못 설계된 의료보험제도로부터 시작됐고, 이후 정부에서도 보험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고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시스템의 문제는 점점 심화됐다"라며 "지금부터라도 의료보험제도의 문제점을 고치지 않는다면 한국 의료시스템은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한국 의료보험제도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는 이 책은 의료인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일독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031-943-1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