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실비 보험금 지급해 달라" 민원 '봇물'

"백내장 수술 실비 보험금 지급해 달라" 민원 '봇물'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2.05.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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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 홈페이지 "보험금 지급 거부 실손보험사 횡포"
"약관에 없는 자문의사 소견 내세워 지급 거부...금융위·감사원 나서야"

안과 진료 [사진=pixabay]
안과 진료 [사진=pixabay]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 '국민이 당선인에 바란다' 코너가 '백내장 실비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민원성 건의가 줄을 잇고 있다.

전체 게시글 7만 8331건 가운데 손해보험사와 금융감독원에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민원성 글은 10일 현재 8105건에 달한다. 

눈이 뿌옇고 겹쳐보이고 시야가 흐려져 지난 3월 안과에 방문, 노년성 백내장 3기로 진단을 받고 백내장 수술을 했다는 A민원인은 "백내장 수술을 하고 보험사에 서류 접수를 하니 담당자는 약관에도 없는 의료자문 동의서를 요구했다. 의료자문에 동의했더니 결과가 부적격(시력교정용)이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A민원인은 "약관은 당연히 지키라고 회사에서 만든 것이다. 자기들은 지키지도 않으면서 서류에 서명하지 않는다고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이건 분명한 횡포다. 제발 바로 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B민원인은 "보험사는 손실을 핑계로 약관에도 없는 백내장 단계 자체규정을 내세워 자신들이 고용한 자문의사의 소견을 내세워 보험금을 지급하지 못하겠다며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에서는 '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해석되어야 하며 고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항에는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B민원인은 "약관법이 이러함에도 보험사들은 자기들이 만든 아무 법적인 효력이 없는 잣대를 내세워 보험금 지급을 지연하거나 거절하고 있다"며 "백내장 진단을 통해 수술을 받았음에도 보험금 누수의 책임을 힘 없고 법에 약한 서민들에게 전가하는 보험사의 횡포에 공정과 정의를 세워 철퇴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C민원인은 "직접 진료한 안과 전문의 보다 보험사로부터 자문수수료를 받아 서류만 보고 판단하는 의사의 소견을 우선시 하면서 이를 빌미로 부지급 통보를 하고 있다. 약관에도 없는 의료자문을 거부하면 심사를 보류하고, 의료자문에 동의하면 자문의사 소견을 내세워 보험급을 부지급하는 것은 보험사들의 꼼수와 횡포"라고 비판했다.

보험사를 괸리·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이 하루빨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간청했다. 감사원이 보험사의 실손보험 미지급 문제를 감사해야 한다는 요구도 했다.

D민원인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해도 보험사와 합의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언론사들은 실손보험사들이 손해율이 높다거나 보험 사기가 만연하고 있다는 식의 보도만 하고 있다. 아무도 선량한 보험가입자 편에 서서 기사화 하지 않고 있다. 힘 없는 보험가입자들은 어디에다 하소연을 해야 하냐?"라고 반문했다.

E민원인은 "OOO 손해사정인은 '백내장 수술을 받은 곳은 의원급이라 전문의를 믿을 수 없으니 OO화재에서 제시한 3곳 대학병원 의사에게 수술한 눈을 평가 받아야 한다'고 했다"면서 "치료목적이 아니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인수위 홈피에 이름이 오른 실손의료보험 판매 보험사는 메리츠화재(1287건)·롯데손해보험(1044건)·흥국화재(974건)·현대해상(724건)·삼성생명(702건)·KB손해보험(685건)·한화손해보험(353건)·한화생명(221건)·삼성화재(23건)·흥국생명(7건) 등이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 홈페이지에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 홈페이지에는 "실손보험사들이 보험료 지급을 거부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실손보험 미지급을 비판하는 민원 글이 8000여건을 넘어섰다. ⓒ의협신문

보험사의 실손보험 미지급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지 않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빗발치고 있다.

F민원인은 "공정해야 할 금감원이 오히려 보험사를 비호하고 있다"라면서 "제발 백내장수술 후 고통받고 있는 소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2016년 1월 이전에 보험에 가입했다는 G민원인은 "약관에 백내장 다초점 수술을 하면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세극등 검사지까지 제출했는데도 보험사는 약관에 없는 의료자문 동의를 요구하며 보험급 지급을 보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민원인은 "대형보험사가 계약과 약관을 무너뜨리기 시작하면 백내장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까지도 혜택을 못받는 무법천지의 세상에 살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OO보험사는 H민원인이 갑상선 절제술 후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크기가 2cm가 되지 않는다며 부지급 통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2일 '2021년 실손보험 사업실적 및 감독방향'을 통해 "정당한 보험금 청구 건에 대해 신속히 보험금 지급토록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심사 감독을 강화하겠다"면서 "다만 보험사기 등으로 보험금 누수가 발생되지 않도록 보험사기 의심 청구건 등에 대해선 엄격히 지급 심사토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보험사기 예방모범규준'에 관련 내용을 반영, 보험업계에 보험금 지급심사 관련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5월 7일까지 '보험사기 예방 모범규준' 개정안에 관한 의견을 검토해 확정·시행할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이 4월 28일 제시한 보험사기 예방 모범규준은 ▲보험사고 조사 대상 선정 5대 기본원칙 및 조사 절차 마련 ▲선의의 소비자 보호장치 마련 ▲보험회사의 보험사기 예방활동 강화 유도 등을 담고 있다.

'보험사고 조사대상 선정 관련 5대 기본원칙(안)'은 △치료근거 제출거부(정당한 사유 없이 치료근거 제출을 거부·방해하는 경우) △신빙성 저하(환자상태, 검사결과, 의무기록의 불일치로 신빙성이 의심되는 경우) △치료·입원목적 불명확(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가이드라인 등에 비추어 치료·입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의사의 진단·소견도 불명확한 경우) △비합리적인 가격(진료비용이 합리적인 사유없이 공시된 가격보다 현저히 높은 경우로 보험사기 행위 등이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경우) △과잉진료 의심 의료기관 등(과잉진료 의심 의료기관 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로서 보험사기 행위 등이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경우:인터넷·SNS 등 과잉진료 유발 광고, 브로커에게 환자 소개비 지급, 교통·숙박비 등 페이백 제공, 원거리 지역 환자 비중 50% 초과 등)이다.

금감원은 이런 요건 해당 시 추가 질병치료 근거를 확보하고, 의료자문 등을 통해 보험금 지급사유 해당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소비자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제3의료기관 판단을 거쳐 보상여부를 결정키로 했으며, 보험사기 의심 건은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금감원은 정당한 보험금 청구권자 권익 보호를 위해 보험사고 조사대상을 불가피한 경우로 한정해 신속하게 조사를 완료하고, 정당한 보험금 청구를 지연해 지급하면 지연이자 지급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보험금 삭감·부지급의 경우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도록 사유와 함께 보험회사 부담으로 제3의료기관의 의료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구제절차 안내를 의무화 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보험회사 스스로 사업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강구토록 보험료 인상률 및 손해율, 사업비율 등 보험료 산출요소 공시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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