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기구에 조명 결합 '스마트빔 백내장 수술' 컬럼비아대학병원서 시술
남동흔 가천의대 교수팀 "'FDA 허가 후 임상' 형태로 하반기 환자에 적용
국내 의료진이 연구 개발한 백내장 수술법이 미국 대학병원에서도 쓰이게 됐다.
남동흔 가천의대 교수팀(길병원 안과)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빔 백내장 수술'이 '범부처전주기 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병원에서 'FDA 허가 후 임상' 형태로 올해 하반기부터 환자에게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마트빔 백내장 수술은 백내장 수술도구인 챠퍼니들 끝에 조명을 삽입한 조명챠퍼를 이용한 수술이다.
기존 표준수술에서는 백내장 수술 시 수술실 현미경의 매우 밝은 조명을 환자 안구에 직접 비췄다.
그러나 눈부심으로 인한 환자 불편감 뿐 아니라 망막 손상이나, 조명이 비추지 않는 안구 반대편 시야가 정확히 확보되기 어려워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미국 FDA도 이런 방식의 백내장 수술에 대한 문제점을 경고했다.
남동흔 교수는 10여년 연구 끝에 안구 내 삽입되는 챠퍼 끝에 조명을 단 수술 장비를 고안했다. 이어 국내외 논문을 통해 안구 내 조명챠퍼를 이용한 수술법의 환자 만족도 개선, 합병증 감소 효과 등을 입증했다.
새로운 수술법의 확산을 위해 2017년에는 벤처기업 ㈜오큐라이트를 창업하고, 연구중심병원 성과물이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 수술은 임상 현장의 안과 의사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은 물론 국가 보건신기술(NET) 인증도 받았다. 지난해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기술로 선정돼 의료기관으로 드물게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에 초청받았다.
현재 스마트빔 백내장 수술은 가천대 길병원을 비롯 고려대안산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인제대일산백병원 등 대학병원과 개원가에서 시행되며 적용 의료기관을 늘리고 있다.
남 교수는 이 수술법의 미국 진출을 위해 '오큐라이트'를 통해 미국지사를 설립하고, 2021년 미국 FDA로부터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다.
'범부처전주기 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컬럼비아대학병원 임상윤리위원회(IRB) 등 사전준비를 마치는대로, 올해 하반기부터 2년간 환자 약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적용에 앞서 남동흔 교수와 공동 개발자인 엄영섭 고려의대 교수(고려대안산병원 안과)가 미국 현지를 방문해 수술법을 소개하고 수술에 참관한다.
남 교수는 "국내 의료진의 연구개발로 완성된 수술법이 세계 최고 수준의 컬럼비아대학병원 백내장 환자들에게 적용된다"라며 "우리 의료진이 만든 기술로 세계 안과 백내장수술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매우 의미있고 뿌듯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