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얼어붙은 채용 시장…의료계는 달랐다
협상단 "수가 협상, 고용창출 재투자 개념으로 봐야"
내년도 의료계 생계를 좌우할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의 막이 올랐다.
6개 공급자단체 수가협상단의 발언을 통해 떠오른 키워드는 '코로나19 보상' 문제였다. 환자 입·내원일수나 실수진자수가 모두 감소한 반면, 의원급 진료비용이 상승한 이유 역시 쟁점이 되고 있다.
의협 수가협상단은 진료비용 증가의 경우, 보장성 강화 및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착시현상'임을 재차 강조하며, 이번 협상에서는 이러한 영향을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보상과 관련해서는 재난 상황 속에서 발생한 일시적 지원금을 수가협상에서 포함·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진료비 외 부분을 수입으로 반영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의협신문]은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 준비한 데이터를 근거로,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진료비 증가'와 '코로나19 보상 포함'이슈를 집중 분석했다.
취재 과정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뛰어들었던 의료인들의 "허탈하다"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기획 순서]
1. 목숨 걸고 뛰어든 '코로나 방역'…저수가로 돌아온다?(바로가기)
2. 진료비 늘었다? '난'왜 힘들지…의원급 입·내원일수 급감(바로가기)
3. 의원급 의료기관 고용창출 효과, 이렇게 컸다고?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얼어붙은 '채용 시장'이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관 의료인력은 산업 평균보다 전체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의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 대비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이목을 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5월 17일 '2018년∼2021년 비금융업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874곳 직원 규모' 조사 결과를 밝혔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전체 상장사 43.1%인 808곳이 지난해보다 직원 수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4.3%보다도 1.2%p가 낮은 성적이다.
코로나19 이전 전체 상장사 직원 수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지난해 상장사 직원 수는 148만 3000명으로, 2019년의 149만 7000명보다 1만 4000명 적다는 결론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경영난이 고스란히 고용인원 감축으로 이어진 셈이다.
의료계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입·내원일수나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경영 악화를 호소했다. 실제로 의료기관 수가 지속해서 줄어든 과목도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소아청소년과'로, 2020년도 -3.1%의 기관 수 증가율을 보이더니 2021년도 역시 -2.2% 증가율을 보이며 경영난을 직격탄으로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어려운 사정에도, 의료기관들은 2019년 대비 2021년 모든 종별에서 간호사 등 의료인력을 더 채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용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한 것.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2019년 대비 의료인력 증가율이 27.4%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실제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보건복지서비스 분야 매출 10억원 당 종사자 수는 13.50명으로, 전체 산업 평균인 5.73명의 2.36배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중에서도 의원급 의료기관은 요양급여비용 10억원 당 종사자 수가 11.3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13.93명, 종합병원은 11.27명, 상급종합병원은 7.71명으로, 모두 전체 산업 평균보다 높은 고용창출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의원 유형 환산지수는 2017년 79.0원에서 2022년 90.2원으로 연 평균 2.7%증가에 그쳤다. 정부의 최저임금이 2017년 6470원에서 2022년 9160원으로 연평균 7.2%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강창원 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의협 수가협상단)은 "코로나19뿐 아니라 물가지수가 4.8까지 올라가고, 금리인상, 급진적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 갈수록 경영에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의원급의 경우, 수입이 줄었음에도 12%까지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2021년에는 무려 24%가 증가했다"며 국가 고용률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음을 강조했다.
더불어 "이는 의사의 수입 증가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국가의 고용창출 측면에서, 근로자의 임금이 인상 되는 선순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즉, 수가 인상을 재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2021년 기준 의원급 의료인력은 14만 3505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11만 2676명에서 27.4% 상승한 수치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고용을 이어간 의원급의 '고용창출' 역할이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김동석 단장 "협상단장, 야단맞는 자리…'전면 거부'도 고려"
김동석 단장은 "객관적 자료를 통해 의원유형 의료기관의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겠다. 하지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다면, 결렬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모멸감을 느끼기도 했다. 정당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각 유형 대표들을 만나 부당함을 얘기하고, 전면 거부를 건의하겠다는 배수진으로 임할 예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수가협상 구조의 근본적 문제점을 짚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수가협상단장은 야단맞는 자리다. 적정수가까지는 갈 길이 멀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모자라다"라며 "이번에 건보재정이 흑자가 난 만큼 논리를 개발해 최대한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회원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