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성명 "민간보험사 위한 법안...폐기 위해 총력 투쟁"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의 철회를 요구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18일 성명을 통해 "개인 의료정보 악용, 보험사의 과잉정보 누적, 국민건강보험의 민영화 등의 심각한 부작용의 우려를 벗지 못하고 도태되었던 보험업법 개정안이 이번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실손보험 청구를 위탁하고, 비급여 의료비 항목까지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고 지적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보험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민간보험사의 보험상품 개발과 보험금 지급 방어 수단 악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공공인력 및 세금 과잉낭비 ▲개인의료정보 유출 ▲의료기관의 일방적 희생 강요 등을 문제점으로 짚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보험업법 개정안에 강력한 반대를 표명하고 해당 법안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법안 완전 폐기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략을 다해 총력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민간보험사 위한 악법 '보험업법 개정안' 반대 성명서
2022년 5월 9일,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정의당 강은미, 류호정, 심상정, 이은주, 장혜영,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허종식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무소속 양정숙 의원의 찬성을 받아 대표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보고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라는 명목하에 수 차례 발의되었으나 개인 의료정보 악용, 보험사의 과잉정보 누적, 국민건강보험의 민영화 등의 심각한 부작용의 우려를 벗지 못하고 도태되었던 보험업법 개정안이 이번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실손보험 청구를 위탁하고, 비급여 의료비 항목까지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된 해괴한 형태로 성급히 발의된 데에 대하여 본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회장 조규선)는 강력한 반대를 표명하는 바이다.
1. 이 법안은 보험계약자의 편의라는 얄팍한 명목을 내세우고 있으나 사실은 민간보험사의 이득을 위한 것이다
: 민간보험사는 보험금 청구라는 명목하에 손쉽게 과도한 개인의 의료정보 뿐 아니라 전산화된 방대한 개인정보까지 축적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한 빅데이터를 구축하여, 수익성이 높고 환급율이 낮은 보험상품을 개발이나 보험금 지급 방어수단 등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며 이는 결국 보험계약자인 국민 개인의 손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2. 심평원의 공공인력 및 세금의 과잉낭비를 유발한다
: 민간보험사의 실손보험상품 판매 및 운영은 명백히 기업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영업행위이다. 이런 기업의 이익행위를 위하여 국가의 단체인 심평원이 적극적으로 그 업무를 대행하는 것은 심평원의 설립 취지와도 매우 어긋나며 이를 위하여 불필요한 인력과 세금을 낭비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결국 직간접적으로 보건의료의 발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이는 결국 국민 개인의 손해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공공기관이 보유한 자료를 수집, 제공하는 국가는 전세계적으로 없다는 것도 당연한 사실이다.
3. 개인의료 정보의 유출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 현재까지 가장 문제가 제기되었던, 개인정보의 유출과 관련된 문제 즉, 의료 정보가 포함된 방대한 개인정보가 보험청구와 무관한 부분까지 민간보험사에게 제공되는 것에 대하여 해당 법안은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단순히 심평원으로 개인 서류의 발급 요청 및 제출 등의 업무를 위탁하는 것으로 의료정보가 보호될 것으로 안일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해당 법안이 발효될 경우 4000만명 가까운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실제로 엄청난 양의 보험청구와 이에 따른 개인정보를 제대로 관리할 여건이나 시스템에 상당한 의문이 있다. 만약 이로 인하여 수많은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소재와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모든 것을 떠나 결국 이 또한 국민 개인의 손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4. 민간실손보험과 무관한 의료기관에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 의료기관의 의무는 환자를 진료하고 의료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의료기관은 낮은 의료수가와 열악한 진료환경, 적대적인 의료관련 법안으로 극도로 피폐해진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민간보험사와 계약 관계도 아닌 의료기관이 청구 대행 업무를 할 의무는 없다. 보험금 청구-지급이라는 과정에서 의료기관은 철저히 제 3자의 입장인 것이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안은 강제적으로 의료기관을 보험금 청구과정에 개입시켜, 보험금 지급과정과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해 당사자 간이 아닌 의료기관에 책임이 전가되거나, 의사-환자 간 분란이 조장될 우려도 적지 않다. 또한 좀 더 간편한 보험금 청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아닌 보험계약 당사자인 민간보험사에서 더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여 관련 시스템이나 어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에 본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해당 법안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며 이 법안의 완전 폐기를 위하여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전력을 다해 총력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
만의 하나 이와 같은 악법의 통과를 무리하게 추진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대대적인 의료계의 반대투쟁과 이로 인한 의료체계의 대혼란을 마주하게 될 것이며 이는 오롯이 해당 국회의원들의 책임이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2022년 5월 18일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