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협회 "문케어 보장성강화, 상급병원 쏠림 가중"
필수의료·지역병원 수가 가산...지역중소병원 역할 재정립 제안
대한중소병원협회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의원-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의료전달체계 정책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새 정부에 "문재인 정부의 보장성 강화 대책과 비급여의 급여화로 급속히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한호 전임 회장과 이날 선출된 이성규 신임 회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중소병원협회는 윤석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의료전달체계 확립 ▲인력문제 해결 ▲지역별 병상수 관리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 구축 등 4가지 중기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중병협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보장성 강화 대책에 이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의료전달체계를 무너뜨리고, 더욱더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가중시켰다"면서 "그러나 급여화 속도에 비해 의료전달체계는 만성질환관리를 위한 의원, 중증환자-응급의료체계 등 주로 상급의료기관 중심으로 논의해 지역 중소병원의 역할에 대한 정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의료전달체계 강화를 지속해서 요구했지만 대한민국 허리의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의 역할에 대한 정책은 전무했다"며 5가지 중소병원 향후 모델로 △지역 중심의 급성기 응급환자를 비롯해 어느 정도의 증증도까지 입원·수술 및 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책임지는 지역책임병원 △규모에 국한되지 않고 특정분야에서 수준 높은 진료를 제공하는 전문병원 △비교적 경증 급성기 입원 등 진료가 필요한 급성기 병원 △회복·재활 등을 담당할 아급성기 병원 △만성 환자를 위한 요양병원 등을 제시했다.
이성규 신임 중병협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중소병원의 당면한 해결과제로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첫 손으로 꼽았다.
중병협은 "대한민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가장 인구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로 장애나 복합만성질환을 가진 노인 인구는 2∼3개 이상의 질환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 의료전달체계가 부재해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이 갈수록 가중되는 대한민국에서는 허리 역할을 하는 지역중소병원의 기능을 재정립하고,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병원이 필수의료 기능을 잘 할 수 있도록 인력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도 했다.
중병협은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이 없는 보장성 강화 정책은 상급의료기관에 환자뿐 아니라 의료인력의 쏠림도 가중시켜 갈수록 상급종합병원에만 몰린다"면서 "종별 기능에 맞는 의료행위를 재정립하고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최선의 진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방 병원이 (인력문제 등) 더 부족한 부분은 지역병원 살리기 TF를 가동해 지역병원 수가 가산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아이디어를 찾겠다"고 밝혔다.
또한 "상급의료기관의 비대는 급기야 분원 설립을 가속화시켜 지역중심병원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들의 의료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별 필수의료에 따른 필요 인력이나 병상수 파악없이 병원 허가가 이루어지면서 무한경쟁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지자체의 의료기관개설위원회의 기능을 분명히 해 지역별 의료기관 병상수를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최근 수술실내 CCTV 설치법이나 의료분쟁 시 형사 처벌 등 갈수록 불안함을 가중시키는 만큼 공공성이 강한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인을 보호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법 제정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