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꽃
목련 꽃이 피고 있었다
나의 손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남자는 빈 용기에 물을 채우고 있었다
강아지와 여인은 바람의 시야를 벗어나고 있었다
꽃무리에서 빠져나온 잔가지가 부르르 떨고 있었다
사료를 든 중년 남자가 야옹 하며 창문을 내리고 있었다
그랜저 안에서도 주먹을 쥔 목련꽃이 보였다
통통거리는 말티즈와 여인이 꽃을 보고 있었다
목줄을 쥔 나는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목련 꽃잎이 떨어지고 바람이 불고 있었다
열린 창문이 늦은 오후를 받치고 있었다
몸통이 까만 고양이가 붙어 있었다
하얀 목련 꽃이 지고 있었다
▶ 아이편한 소아청소년과의원장/ 2019<시와세계>등단/시집 <투명한 진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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