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 대상 '비대면진료' 설문 시행…'찬·반' 의견 모은다

내과의사 대상 '비대면진료' 설문 시행…'찬·반' 의견 모은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6.1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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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대면 진료·처방 경험 바탕 설문에 '이목 쏠려'
만관제 시범사업 본사업, 환자 본인부담률 인상으로 '난항'

(왼쪽부터) 이정용 <span class='searchWord'>서울시내과의사회</span>장, 박근태 내과의사회장 [사진=홍완기기자] ⓒ의협신문
(왼쪽부터) 이정용 서울시내과의사회장, 박근태 내과의사회장 [사진=홍완기기자] ⓒ의협신문

대한내과의사회가 비대면 진료에 대한 회원들의 의중을 묻기로 했다. 내과의사들의 코로나19 재택치료 참여율이 높았던 만큼, 직접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의사들의 찬·반 의견이 나올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서울시내과의사회는 6월 19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제26회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 기자회견 자리에서 대한내과의사회 주도의 설문조사 계획을 밝혔다.

내과의사회는 내과개원의들을 주축으로 활동 중인 단체. 내과 개원의들은 오미크론 대응책으로 마련된 코로나19 비대면 재택진료 및 처방 시스템 도입 당시 높은 참여율을 보였던 그룹이다. 즉 이번 내과의사회 설문은 비대면 진료를 직접 경험한 의사들을 대상으로 '찬·반' 의견을 묻는다는 의미가 있다.

박근태 대한내과의사회장은 "지난 화요일(6월 14일)부터 설문을 시작했다. 1000명 이상의 회원 의견을 모으려고 시작했는데, 벌써 850여명의 회원이 답변을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속 한시적 허용에 이어 제도화 수순을 밟고 있다. 최근에는 의·정협의체 재가동 계획이 전해지면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나오고 있다.

내과의사회는 작년 12월 '원격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의를 골자로 한 설문을 진행했다. 당시 설문에는 내과 전문의 1075명이 참여했다. 이 중 일차의료기관 종사자는 919명이었다.  

당시 결과에서는 '매우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32.53%, '조금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27.80%로 응답자 60%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박근태 회장은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를 통한 비대면 진료 경험 이전 설문조사에서는 60%의 내과의사가 반대했었다"며 "이제는 재택치료를 통해 환자도, 의사도 비대면 진료를 경험했다. 경험 이후 회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대면 진료를 둘러싼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2020년 11월 19일∼2021년 1월 10일 진행한 '2020전국의사조사(전국 의사 6340명 참여)' 결과에서 "의사들이 '의료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소재, 대형병원 및 특정 의사 환자 쏠림, 기기 안전성에 따른 오진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 제도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학술대회 'Digital Transformation시대의 다양한 의료계 대응' 세션에서는 비대면 진료 '재진 한정 원칙, 1차 의원 한정 원칙' 등이 제안되기도 했다.

이정용 서울시내과의사회장 역시 "우리나라의 의료 접근성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 코로나19 유행이 꺾인 이후 비대면 진료 이용 역시 감소하고 있다"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 경제부처가 중심이 돼 제도의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비판적 의견을 냈다.

그럼에도 "아직 임원들의 생각을 정립하지 않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온전히 회원들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회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회원 요구에 따른 보고서를 작성해 원격의료 TF 위원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비대면 진료 제도에 편승한 '전자처방전 사업'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적 전자 처방 전달 시스템 문제다. 

약사회는 전자처방전 전송서비스가 민간업체 중심으로 추진된다는 점을 들어, 환자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적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정부 단일 서버는 해킹 등 위험에 취약하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간기업 여러 곳이 전자처방전을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는 의견이다.

더불어 성분명 처방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짚었다.

이정용 회장은 "전자처방전은 성분명 처방 활성화나 만성질환자 처방전 리필(재사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의사약사 간 상호 존중을 전제로 한 의약분업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한다. 해당 제도를 통해 집적된 개인 의료정보가 의사 진료권을 제한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최근 의협에서 추진 중인 '의학 정보원' 설립을 언급하며 "의료계 주도의 플랫폼을 통해 의료 정보 유출을 막고, 의료정책을 선제적으로 수립·제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환자 본인부담률 10→30% 인상' 문제

내과의사회는 올해 본사업을 추진 중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바로 환자 본인 부담률 인상문제에서다.

동네의원 대상 만성질환 관리 제도(만관제) 시범사업은 시행 5년차로, 올해 하반기 본사업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고혈압·당뇨병에서 성인 천식과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로 대상 질환 확대를 검토 중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본사업을 앞둔 상황에서 환자 본인부담을 높이려는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환자의 선택권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현재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정책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박근태 회장은 "현재 시범사업에서 본인부담률 10%를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본사업을 추진하는 중 이를 30%까지 올리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만성질환관리사업은 최근 응급입원율이나 검사 시행률, 검사 효과율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 내과의사회의 설명. 하지만 본사업에서 본인 부담률을 30%까지 올릴 경우, 환자들의 진입벽을 높여 실제 이를 선택하는 숫자가 크게 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 등록 후 초기 포괄평가, 케어플랜 수입 행위료는 4만 6110원이다. 초기 교육상담료는 3만 6240원이다. 여기에 30%의 본인부담률을 계산하면 약 2만 4705원 정도의 부담금이 책정된다.

박근태 회장은 "정부에서도 30%는 진입벽이 너무 높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 같다고 보고 있더라"면서 "국민을 위해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입원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목적에서라도 부담률을 기존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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