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수사 의뢰 보도 2일만 반박…"고의성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잇달아 '사퇴 및 임명철회' 촉구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검찰 수사 의뢰 사실에 대해 "수사 의뢰가 곧 위반 결론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선관위 수사 의뢰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지 이틀 만이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7월 1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후보자는 고의적으로 정치자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바가 없다"며 잘못된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지양해 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지난 6월 30일 선관위에 '국회의원 김승희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현재 진행상황'을 질의한 데 대한 회신문을 공개, 선관위가 김승희 후보자를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 조치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렌터카 보증금 1857만원과 배우자의 차량 보험금 34만 5900원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지적을 받았고, 논란 이후 선관위에 렌터카 보증금과 배우자 보험금을 반납한 사실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에 반납한 것에 대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사용한 것으로 시인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 측은 위 내용과 관련, 후보자가 정치자금을 고의적으로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회계 처리 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사청문준비단은 "국회의원 시절 차량 임대 및 보험료 처리 등을 회계실무진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후보자는 세부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다"며 "최근 문제를 인지한 후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회계 착오로 인해 집행된 자금은 반납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아 반납한 것"이라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을 인정했다는 것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선관위의 검찰 수사 의뢰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 위반을 결론지은 것이 아니라 의뢰한 것"이라면서 "향후 검찰 조사가 실시된다면 성실하게 관련 내용을 설명해 혐의가 없음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외 최근 의혹이 제기됐던 보좌진 격려금이나 다른 의원실 후원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 측은 "이러한 정치자금 사용은 선관위의 '정치자금 회계 실무' 지침에도 명시된 적법한 자금 사용에 해당한다"면서 "다른 국회의원실에서도 자주 사용되던 용도"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김 후보자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지속 조명하며 후보자의 지명 철회 및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6월 30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 대상자인 후보자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지명을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한다"며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 대상이 아니라 이제 대검찰청 수사를 받는 범죄 혐의자가 됐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정의당 역시 같은 날 김 후보자 임명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개최, 후보자의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김승희 후보자가 의혹들을 상쇄할 만큼 전문성을 갖췄는지 충분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과 이해충돌 의혹 등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임명을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명히 했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경과보고서 재송부 만료기한이 지나 인사청문회 없이 김승희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야당들의 계속되는 '사퇴' 압박 속에서 김승희 후보자의 뒤늦은 해명자료가 나온 가운데, 큰 부담을 안고 임명 강행 수순을 밟을 것인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