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기 뇌졸중 치료 사각지대 없애려면…

급성기 뇌졸중 치료 사각지대 없애려면…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8.0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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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뇌졸중적정성 평가 공개…집중치료실 운영 절반 밑돌아
집중치료실 수가 간호간병에 못미쳐…저수가 해결·전공의 증원 절실
뇌졸중학회 "사회적 부담 줄이고 환자 예후 개선 지름길 집중치료실 확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7월 29일 뇌졸중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한 가운데 뇌졸중집중치료실 운영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기 뇌졸중 진료를 제공하는 233곳 병원 가운데 42.5%만 집중치료실을 운영 중이다.

대한뇌졸중학회는 8월 1일 입장문을 통해 "여전히 많은 뇌졸중 환자들이 급성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급성기 뇌졸중환자는 발생 후 수일간 활력징후가 불안정하며, 뇌졸중 증상 악화, 재발 및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 전문 의료진의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급성기 뇌졸중환자를 일반 병동이 아닌 뇌졸중집중치료실(Stroke Unit)에서 치료하는 경우 예후가 더 좋다는 사실은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의 뇌졸중진료지침은 급성기 뇌졸중환자의 뇌졸중집중치료실 입원치료를 최고 수준의 근거로 권고하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뇌졸중집중치료실의 보급·확산을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뇌졸중집중치료실 인증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여전히 뇌졸중집중치료실 확대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보건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수가다. 

현행 뇌졸중집중치료실 입원료 1일 수가는 종합병원 기준 13만 3320원이지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병동에 입원하는 경우 16만 710원으로 집중치료실 수가가 오히려 일반병동 입원료보다 더 낮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뇌졸중집중치료실 수가는 일반 중환자실 입원료 수가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유사한 준중환자실인 고위험산모 집중치료실 수가에 비해서도 15% 정도 낮다. 

뇌졸중집중치료실은 중환자실에 준한 환자모니터링 설비와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의 24시간 진료가 필요하지만 낮은 수가 때문에 병원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시설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인력도 부족하다. 

뇌졸중집중치료실은 24시간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신경학적 증상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신경분야 전공 의사의 24시간 근무체계가 필수적이다. 

특히 중증뇌졸중환자가 많이 내원하는 대학병원의 경우 전체 뇌졸중의 80% 이상인 허혈뇌졸중의 진료를 주로 담당하는 신경과 전문의와 전공의가 뇌졸중집중치료실의 24시간 근무체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뇌졸중환자와 뇌졸중집중치료실의 확대 보급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 전문의 배출을 늘려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전문과목별 전공의 정원 정책에 따라 신경과 전공의 정원 증원은 10년 넘게 멈춰 있다. 2022년의 경우 수련병원의 신청 대비 배정 정원이 30여명 적어 뇌졸중 진료현장에서 만성적 전문인력 부족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뇌졸중학회는 "뇌졸중의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하는 중요한 수단인 뇌졸중집중치료실의 확대보급을 위해서는 먼저 적절한 수가를 통한 보상과 전문인력 배출을 위한 전공의 정원 증원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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