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환자 조기에 정확한 진단·치료 매우 중요"

"난청환자 조기에 정확한 진단·치료 매우 중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2.06.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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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근 교수 "선천성 난청 원인 50% 이상은 유전적" 적극 치료 강조
난청 방치 시 청력 손실·사회생활 기피로 우울증·치매 발생률 높여
1세 미만 양측 심도난청 보청기로 효과 없으면 인공와우 이식수술 가능

ⓒ의협신문
여승근 교수(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의협신문

선천성 난청의 원인 중 50% 이상은 유전적 요인 때문이고, 난청이 있으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난청으로 인한 우울증, 치매 발생률 등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승근 경희의대 교수(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는 "난청이 있으면, 자가진단이나 자가치료를 하지 말고, 즉시 정확한 진단 아래 약물 및 수술로 치료하고, 치료가 불가한 경우 보청기를 착용하며, 보청기로도 청력 개선이 없는 경우 인공와우 이식술을 고려하는 등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여승근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1명은 태어날 때부터 고도 이상의 난청을 갖고 있으며, 그 중 50% 이상이 유전적 요인 때문에 발생한다.

후천적으로는 중이염을 앓았거나, 외상, 이독성 약물 복용, 대사이상, 면역이상, 골 질환, 종양, 소음 노출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노화의 원인이 가장 크다. 우리 몸은 20대 후반부터 노화가 생기고, 30대 후반부터 청각 노화가 시작된다. 65세가 되면 4명당 1명, 75세에는 3명당 1명, 85세는 2명당 1명에서 난청이 발생하고, 95세가 되면 누구나 난청이 생긴다.

여 교수는 "난청을 방치하면 청력은 계속 나빠진다. 난청이 있으면 사람과의 대화가 불가능하거나 대화를 잘 이해하지 못해 사회생활을 기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각세포와 청각중추의 퇴화뿐 아니라 다른 연관 뇌세포의 퇴화로도 이어져 치매 발생률도 높아진다"며 "난청이 있으면 조기에 난청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력손실 26dBHL 이상 "난청" 시작 
여 교수는 "청각이 저하 또는 상실된 상태로 정의되는 난청은 일반적으로 청력손실 정도에 따라 청력장애가 구분된다"고 밝혔다.

여 교수에 따르면 청력손실 정도가 0∼25dBHL인 경우는 정상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26dBHL부터 난청이라 정의한다. 작은 소리는 잘 듣지 못하는 26∼40dBHL의 경도난청인 경우 특별한 청각재활치료는 필요치 않다.

40dBHL 이상 중등도 난청인 경우 말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되묻거나, 거리가 떨어진 사람들과의 대화가 어려워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여 교수는 "중등도 난청의 경우 보청기의 사용이 필요하며, 보청기 사용 효율성도 높다"며 "언어 이해가 거의 불가능한 70dBHL 이상 고도난청의 경우 특수기능이 강화된 보청기 사용이 필요하며, 소리에 거의 반응이 없는 1세미만에서 90dBHL이상의 양측 심도 난청인 경우와 1세이상에서 양측 70dBHL이상의 고도난청인 경우인 경우 보청기로 청각재활이 안 될 경우에는 인공와우 수술이 고려된다"고 말했다.

보청기도 소용없는 고도난청 환자 "인공와우" 이식
보청기도 소용이 없는 고도난청 환자의 경우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필요하다.

여 교수는 "인공와우 이식은 보청기를 사용해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양측 고도 이상의 감각신경 난청환자에게 외부 음원의 소리를 전기적인 에너지로 변환, 청신경을 직접 자극해 청력을 제공하는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도(70dB HL이상) 난청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며, 전기자극을 이용해 잔존하는 청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음을 감지할 수 있도록 와우이식기를 환자의 내이(달팽이관)에 이식한다"고 덧붙였다.

또 "인공와우는 내부기기와 외부기기로 구분된다"며 "외부장치는 송화기, 어음처리기, 마이크, 헤드피스, 케이블 등으로 구성, 귀걸이 형식으로 대화가 필요한 경우 착용하면 된다. 수용자극기, 전극, 코일, 자석 등으로 구성된 전극 내부장치는 수술 시 삽입한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보청기를 통해 정상인과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던 고도이상의 난청 환자들은 인공와우이식술로 효과적인 청력재활이 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술 적응증, 보험급여 기준에 따라 시행
보험급여기준에 따라 수술 적응증도 달라진다.

여 교수는 "1세 미만의 경우 양측 심도(90dB) 이상의 난청환자로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를 착용해도 청능발달의 진전이 없는 경우 수술이 가능하다"며 "1세 이상∼19세 미만은 양측 고도(70dB) 이상의 난청환자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를 착용하고, 집중교육에도 어음변별력과 언어능력의 진전이 없는 경우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19세 이상은 양측 고도(70dB) 이상의 난청환자로서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단음절에 대한 어음변별력이 50%이하 또는 문장언어평가가 50% 이하로 나오는 경우 수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인공와우 이식수술 앞서 철저한 사전검사 필요
인공와우 수술에 앞서 철저한 사전검사도 매우 중요하다.

여 교수는 "가장 먼저 청력검사를 시행해 적응증 대상 여부를 살핀다. 적응증 대상이면 CT나 MRI를 촬영, 귀 안의 정상 구조물과 함께 기형 여부를 검사하고 청신경이 존재하는지 다른 뇌병변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천적 기형이 있는 환자의 경우 수술이 가장 까다롭다. 인공와우 전극은 외이도 후벽과 안면신경 사이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 전극을 삽입해야 한다. 그러나 선천적 귀 기형으로 해부학적 구조가 변형됐거나 정상 구조물이 없는 경우 수술 후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안면신경이 잘 보이지 않거나 다른 부위에 있는 경우 구멍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외이도 후벽을 제거하거나 내시경을 이용해 원하는 부위가 어느 곳에 있는지 천천히 확인하면서 수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술이 성공적이라도 청각재활 이뤄져야
아무리 수술이 성공적이라도 수술 후 청각 재활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여 교수는 "수술 후 수술부위와 합병증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언어청각 재활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스포츠는 가능하나 격투기, 레슬링, 권투, 축구 등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하고, 간단한 수영은 가능하지만 수심이 깊은 곳에서의 잠수 등은 기계에 압박이 가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1000명당 1명꼴로 선천성 난청을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의 경우, 언어는 물론 정서나 지능 발달에도 문제가 생긴다"며 "언어를 빨리 습득할 수 있도록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특히, 난청 발견 후 5년이 지나면 뇌세포가 망가지고, 이후 수술하면 효과도 떨어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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